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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 - 부차트 가든의 한국인 정원사 이야기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행복이란 무엇일까?
집에는 넓은 정원이 있고 조그만 연못이 있어서 꽃과 나무도 기르고 물고기도 기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아니면 도시가 그리 멀지 않은 시골에 아름다운 개울이 흘러, 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고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꽃과 나무를 관찰하고 곤충도 관찰하며 열매도 따먹을 수 있는 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사실 도심한복판에 멋진 통나무로 만든 주택과 울창한 나무에 매단 그네가 있고 정원과 수영장이 딸린 그런 곳에 살면서 각종 문화생활까지 즐기는 것도 좋고, 또시골에서 실컷 뛰어놀고 숲과 자연을 벗삼아 지내고 싶은 생각 둘 다 있다. 어릴 땐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점점 나이가 들고아이를 기르면서 내 아이에게 흙과 자연을 맛보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행정구역 상 농촌인 '면'과 '리'에서 작년에 막 '동'으로 승격한 동네이다. 그렇지만 도시개발로 인해 진작에 농사를 짓는 지역은 얼마 되지 않고 사방을 둘러싼 높은 빌딩과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도무지 시골의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지역. 점점 아파트 놀이터 역시 모래에서 우레탄 바닥재로 바뀌면서 아이들이 흙이나 모래를 밟고 지낼 공간도 거의 없어졌다.
잠자리를 잡고 매미 허물을 찾아서 놀고 올챙이와 개구리를 잡던 시절은 이제 꿈꾸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무척 좋아하지만, 그런 것은 곤충전시회에 가거나 아니면 인터넷 주문을 통해 집에서 사육통에 넣어서 기르고 있는 실정이다.
싱가포르에 살 적에도 커다란 가든이 하나 있다. 세계적으로도 꽤 알려진 명소인 '보타닉가든' 그곳도 정말 넓었는데.... 그리고 대통령 궁인 이스타나에도 몇 몇 크고작은 정원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가보지 않아서 그런지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한국의 산림욕장을 늘 찾아서 가보고 싶은데, 매번 기회를 놓치고 있다.
오히려 예전에 모네 전시회와 모네 책을 통해서 본 지베르니 정원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 - 캐나다 부차트 가든에서 일하는 정원사. 100년이 넘은 전통이 있고 캐나다의 국립사적지이기도 한 그 곳에서 일하는 정원사 중에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이 참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캐나다에서 자랐다면 그리 신기하지는 않았겠지만, 당연히 그렇지 않으니까.
전문 정원사도 아니고 가족들을 데리고 함께 온 이민. 그 곳에서 저자는 어떤 생각을 했던 것일까? 불혹의 나이에 용기를 내어 새로운 일에 도전한 것도 부럽고 또 그런 열정을 인정해준 부차트 가든 사람들도 대단해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지 부차트 가든 뿐 아니라 캐나다의 직업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또한 도제식 훈련 속에서 일년동안 저자인 박상현 씨가 가위조차 제대로 들수 없었던 것도 알았다. 그렇지만 그런 훈련을 참고 배우며 5년을 지나 멋진 정원사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함께 있고 싶었던 곳이기에 그의 삶의 더욱 행복하고 부차트 정원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정말 꽃과 나무 등의 식물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더불어 남들이 다 기르기 쉽다는 허브나 선인장 조차도 잘 기르지 못하는 나이기에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예쁜 꽃들과 나무들이 얼마나 멋져보이는지!
게다가 한국 문화와 다른 캐나다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 속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배우고 또 꽃과 나무 등 자연을 함께 배우는 모습 속에서 '정원사'라는 평소 생각해보지 않은 직업에 대해 나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읽으면 참 행복해지고 따스해지는 이야기. 언젠가는 나도 이런 멋진 공간에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언제나 내가 하고 있는 일, 그 일터가 내겐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공간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