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여덟 가지 철학적 질문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장혜경 옮김, 박연숙 감수 / 갈매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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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책을 읽으면서 대학 시절에 수강하던 철학과목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때 까지 철학은 국민윤리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 전부였고 내신 때문에 달달 외우던 기억밖엔 나지 않아서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왜 도대체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지 철학전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 적이 있었다.

 

교직과목 이수를 하면서 교육철학 교수님의 강의가 워낙 좋았기에 그 당시 '철학'이란 학문을 다시 새롭게 바라본 계기가 되었다.  삶에 있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수한 생각들이 바로 '철학'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 역시 '철학'을 대학에서 교양과목과 교직과목으로 접하기 전까지는 철학은 그리 쓸모가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 13페이지에서도 철학을 향한 비난은 "철학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고 언급하니까.

첨단 과학이 발전된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지만, 과학이 수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대로 말해줄 수는 없다는 책 속 내용에도 공감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죽음, 이성과 진리, 자아, 자유와 책임, 자연과 기술, 공생, 예술, 시간 이렇게 여덟가지 주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각각의 질문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물론 철학서적이기에 이 책 속에서는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칸트, 사르트르, 다윈, 데카르트 등의 철학자들의 등장하고 그들의 저서나 주장, 인용글이 무수히 나온다.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차근차근 생각하고 읽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그렇다고해서 쉽게 이해하거나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온다는 것은 아니다.

 

여덟가지 질문 중에서 내가 가장 관심깊에 읽고 생각해본 질문은 다섯번째 질문 : 자연과 기술 <기계가 '비인간적'인가, 인간이 '비인간적'인가?>하는 것과 일곱번째 질문 : 예술 <아름다움이 기쁨을 주는 건 유용하기 때문일까, 선하기 때문일까?> 에 대한 것이다.

 

환경오염 때문에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는 지금. 지구 온난화 문제도 심각하고 먹거리 오염에 물부족도 문제가 된다.  게다가 과학발전은 의학기술 역시 엄청나게 발전을 시켰고 로봇공학 역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인간복제가 문제시 되는 상황. 웰빙과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은 우리들.

책에서는 자연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연스러운 것은 무엇이며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문화 역시 다양해졌고 사람들의 연애에 대해서도 개방적으로 변했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다.  역시나 책에서는 명쾌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인간과 기계, 자연에 대한 논의는 여섯번째 질문인 공생에서 사회적 기계라는 측면에서 다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첫번째 질문부터 여덟번째 질문은 따로 독립된 것이 아니다. 여덟번째 질문을 마치며 이 책의 저자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짓고 있다.

철학은 삶의 내용과 한계를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마치 삶이 그것들 속에 있는 것처럼 철학은 노력한다. 하는 문장과 함께 하인리히 하이네의 글을 인용한 마무리. 그 끝문장까지 읽으면서 역시 사람은 죽을 때까지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었던 철학자와 또 다소 생소한 철학자들의 주장을 접하기도 하고, 여덟가지 질문에 대해 과연 나의 대답은 어떠해야할까 생각해보았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아직 없다.  물론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내려진 결론과 생각이 있지만, 또 다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그리고 나의 가치관이나 경험의 폭이 달라질 때 나의 결론이나 생각 또한 변화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그 시간이 소중했음을,  올해 보다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책은 나의 생각의 폭을 넓히고 독서의 폭을 넓혀주는 좋은 선물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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