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 전통문화 즐기기 1
청동말굽 지음, 박동국 그림, 한영우 감수 / 문학동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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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임금님은 이렇게 살았대요 

조선왕조 500년. 그 긴 세월 동안 경복궁은 대부분의 조선 왕들의 거주지였다. 내가 처음 경복궁에 갔던 게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침부터 바지런히 김밥을 싸며 소풍 준비를 한 엄마의 모습도 기억나고, 오랜만에 함께 한 가족나들이였기에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 땐 경복궁이 그저 조선시대의 궁궐이라는 것밖에 몰랐으니, 경복궁에 가서도 여기저기 보이는 건물과 정원을 둘러보고 맛난 김밥을 먹는 게 가장 좋았다. 나중에도 종종 경복궁에 갔지만, 아마 본격적인 경복궁 탐험은 다섯살 난 우리 아이와 함께 갔을 때로 기억된다. 

아마 지금 다시 경복궁에 간다면 훨씬 더 알찬 체험학습이 될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책도 읽었고, 아이도 커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해있으니까.  올 겨울 한국에 가게 되면 다소 춥더라도, 다시 경복궁에 가서 왕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싶다. 

내가 조선시대 궁궐 생활에 대해 관심이 들기 시작한 것은 무척 유명했던 드라마 [대장금] 때문이다.  궁궐 속 나인과 궁녀, 의녀 등 왕과 신하들이 아니라 그 속에서 숨어지내듯 생활해온 그들의 하루 생활이 신기했고 그래서인지 더더욱 아직 우리 역사를 한참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경복궁에 갔을 땐 일제강점기에 그들이 행했던 만행으로 인해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 청사가 있었다. 하긴 창경궁 역시 '창경원'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의 동물원인줄 알았으니...  이젠 조선총독부 건물도 없어지고 창경궁 역시 고궁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서 정말 다행이지만 말이다. 

워낙 넓은 궁궐인 경복궁이라 그런지 실제 경복궁에 가면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없기에, 책에 나온 경복궁 전체의 모습이 오히려 생소하기까지 하면서도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왕의 침전인 강녕전과 왕비의 처소인 교태전. 상복, 면복, 조복, 군복 등 다양한 행사에 맞춰 입는 왕의 의복도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세밀하게 그려진 궁궐의 그림 역시 마음에 쏙 든다.  

자경전 꽃담의 문양들이 너무나 고와서, 나중에 경복궁에 가게 되면 직접 자세히 살펴보리라 다짐한다. 신하들과 함께 공부하는 경연. 나랏일을 돌보는 편전 - 대표 편전으로 사정전이 있고 주로 그 곳에서 신하들과 국사를 논하고 경연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정전을 보완하기 위한 만춘전과 천추전. 

[대장금]을 통해서 많이 알게 되었던 궁궐의 부엌. 소주방과 생과방이란 낱말이 왠지 친근해진다.  

왕이 신하들과 함께 조회를 하는 곳 근정전. 어릴 때 근정전에 갔을 때에도 근정전 앞뜰에 있는 품계석을 보고 신기한 마음이 들었는데, 책에서 근정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멋진 풍경이 그윽한 경회루. 그 곳에서 뱃놀이도 하고 가족과 함께 도란도란 담소도 나눴다니, 왠지 부러운 마음이 든다.  과연 왕이 한 뱃놀이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투호나 격구 등의 놀이도 했다는데, 투호는 몇 번 해봤지만 말을 타고 막대기로 공을 치는 놀이인 격구는 해본적도 실제 본 적도 없어서 무척 궁금하다. 책을 읽는 우리 아이는 왕의 생활은 부럽지 않지만, 격구 놀이는 부러운가보다.  

경복궁 이외 조선의 다른 궁궐인 창덕궁과 창경궁, 경운궁(덕수궁)과 경희궁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책에 나와있어서 반갑다. 다음에 경복궁에 갈 땐 왕과 왕비가 되어서 왕의 하루일과를 함께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조선왕조가 사라진 대한민국의 국민이지만, 우리의 역사와 선조들이 지켜온 경복궁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궁궐에 대한 지식 역시 열심히 갖춰야겠다. 누가 물어보더라도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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