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드는 생각은 아무런 걱정 없이 하루종일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싶은 것이다. 쇼핑도 좋고 취미활동도 좋지만, 아직까지 내게 있어서 배움의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사십이 넘어서 베테랑 살림꾼이 되면 좋겠지만, 여전히 집안 일은 버겁고 힘이든다. 점점 초등 고학년이 되는 우리 아이는 "엄마는 공부하지 않아서 좋겠다."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엄마인 나는 그냥 아무런 책임감이나 의무 없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이 무척이나 부럽다.

특히 우리 아들녀석처럼 늘상 함께 게임을 하면서 놀아주는 아빠가 있고 알아서 척척 책을 골라주는 엄마(?)가 있으며 집에선 외동아들이라 엄마와 아빠의 무한사랑을 받으면서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하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긴 나도 어렸을 땐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보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고,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백화점 쇼핑을 가면 예쁜 옷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이나 예쁜 주방용품을 보면서 '나중에 결혼하면 예쁘게 집안을 꾸미고 맛있는 요리를 잔뜩 해먹는 현모양처가 되어야지.'하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결혼은 현실이고 치열한 생활 속 전쟁이고, 육아의 달인 뿐 아니라 재테크며 교육정보며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지도 않게 싱가포르에서 살면서, 배움의 열정으로 인해 뒤늦게 공부하러 오는 20데 후반에서 40대의 유학생도 보게 된다. 그리고 기러기 맘들과 주재원으로 와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만나게 된다.

한국에서도 학업은 치열한 경쟁이지만, 여기도 마찬가지이다.  서울만한 조그만 땅에서 자원은 인적자원 밖에 기대할 수 없는 나라이다보디 국가 차원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은 싱가포르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보다 더 주입식 교육인 싱가포르 공립학교에서 모국어가 아닌 영어와 중국어 2중언어 학습을 하는 우리나라 아이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물론 주재원으로와서 국제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있고, 학비 절약을 위해 공립학교를 보내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자비를 들여서 조기유학을 온 아이들도 꽤 있고, 그들의 학업을 위해 열심히 정보를 모으는 기러기맘들도 많이 있다. 간혹 한국의 공부가 힘들어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할 것 같아서 중고등학생 때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있지만, 여기선 누구나 열심히 공부를 하면 그만큼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 와 있는 아이들은 사실 이 책의 저자와 달리 제법 경제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에 다른 염려 없이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될 것 같지만,  부모와 떨어져 외국에서 말도 통하지 않은 상태에 와서 공부를 하는 것 또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의지와 달리 부모로 인해 외국에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 역시 나름 고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을 땐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여기 있는 중고생 유학생 아이들이 사춘기 시절 방황하지 않고 또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싶은 마음이 하나이고, 또 한 가지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꿈'을 위해서 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위로를 받으려고 하는 게 두번째 이유였다.

물론 책을 읽고나서 중고생 아이들에게 돌려보라고 주었고, 나 역시 지금 상황이 집안 일 때문에 혹은 경제적인 비용 때문에 힘들어서 공부를 미루는 것은 핑계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였다. 

정말 어려운 상황. 경제적인 것 뿐 아니라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외할머니와 살아간 것 역시 어린 시절부터 공부와 거리가 멀었던 이유였을 것이다.  가난과 열등감이라는 두 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열심히 노력한 저자의 모습이 굉장히 멋져보이고 부러운 마음이 든다. 

물론 이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고, 비슷한 처지에서 열심히 노력하였지만 그 결과가 아직은 형편없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꿈과 도전을 주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자신의 성장환경 뿐 아니라 공부비결을 담은 책이라서, 같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이 책을 읽는 수험생이라면 아마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공부 패턴이 다를 수도 있지만 책 속에 나오는 공부 비결은 정말 크게 공감을 하게 된다.

좀 더 자세한 공부비결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이 아닌 [박철범의 하루공부법]이나 [박철범의 라스트 공부기술]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두 권의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저자가 어떻게 자신의 환경을 극복하는 가 생각해보고, 앞으로의 멋진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내딪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멘토가 되리라 감히 말씀드린다.

그리고 이번에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나 역시 집안 일이 많다고 투덜대는 것은 노력하지 않은 자의 핑계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앞으로 20년 후 내 모습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20대 꿈꾸는 자이기에 나의 꿈을 위해서 저자만큼은 할 수 없더라도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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