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하기 게임 일공일삼 6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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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앤드류 클레먼츠의 작품이라는 것을 느끼며 읽었던 책입니다.  처음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을 읽은 것은 몇 년 전 역시 비룡소에서 출간된 [꼬마 사업가 그레그]와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작가가 되고 싶어] 책을 통해서였지요. 그 땐 우리 아이가 어려서 엄마인 저만 즐겁게 읽으면서, 먼 훗날 아이와 함께 다시 책을 읽으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지 하고 생각했지요. 이제 아이가 제법 자라서 함께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들을 찾아 읽으면서 아이와 제 학교생활을 함께 나누며 대화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둘 다 앤드류 클레먼츠 작가의 열혈 팬이 되었답니다. 

몇 달 전에 [프린들 주세요] 책을 읽을 땐, 학교에 가서 자신도 '펜[Pen]'을 '프린들'이라고 말하겠다고 했지요. 아이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도 그렇고 챕터북이 아닌 제법 긴 호흡을 할 수 있는 영어책을 찾는 도중 발견한게 바로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이었기에 내년엔  영어원서로도 사주려고 하는데, 요즘 한글판으로 된 책을 자꾸만 먼저 읽게 되더라구요. 작가의 책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아마도 영어책을 사기 전에 번역된 책을 다 읽게 될 듯 합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 모두 하나하나 개성만점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앤드류 클레먼츠의 작품은 제법 글밥이 있는 책임에도 아이들을 책에서 놓치지 않게 만드는 굉장한 흡인력이 있는 동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등학교 5학년 여자 아이들과 남자 아이들의 대결.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 또래인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그리고 제가 학교에 다닐 때의 모습 역시 떠올라 빙그레 웃음을 지었답니다. 

주인공인 데이브와 린지,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레이크턴 초등학교의 하이어트 교장 선생님과 말로 선생님, 버튼 선생님 등 모두가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학생과 어른들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끈임없이 수다를 떠는 아이들과 그 나이 땐 의례히 그러듯 남자와 여자 아이들이 서로 경쟁을 하거나 편을 나누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작가는 우리들 주위에 있는 그런 사람들을 하나하나 개성있는 주인공으로 탈바꿈시켰네요. 말 안하기 사건의 주동자인 데이브와 린지, 아이들의 그런 게임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자신의 학업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버튼 선생님의 모습도 멋지네요. 

게다가 하이어트 교장 선생님께서 나중에 데이브에게 사과를 하고 또 5학년 전체 아이들에게 사과를 하는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나라의 대대분 권위적인 어른과 다른 멋진 모습의 교장 선생님 - 참 부러웠답니다.  

우리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학교에서 이 책을 함께 읽고 이런 게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요. 아니면 어떤 단체활동에서, 캠프나 가정에서도 해볼 수 있겠지요. 말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지만 때로는 말로 상처를 입히고,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말 때문에 서로를 아프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레이크턴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은 처음엔 데이브와 린지의 다툼으로 시작된 '말 안하기 게임'이었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그들은 말의 중요성에 대한 것과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있어서 말 대신에 글이나 행동으로 표시할 수 있음을 배워갑니다.  또한 이 게임을 통해서 조금씩 서로를 배려하는 것을 배우게 되지요. 

[프린들 주세요] 책에서 아이들은 '펜[Pen]'을 '프린들'이라고 사용하면서 낱말의 변화 혹은 새로운 낱말을 창조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면 [말 안하기 게임] 책에서는 사람들간에 의사소통을 할 때 어떤 방식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다른 책을 읽을 때와 달리 유독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을 읽을 땐 무엇인가 잔뜩 기대하게 만드는 듯 보입니다. 멋지고 독특한 그만의 개성과 흡인력은 정말 대단하지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말 안하기 게임]이라는 책 제목을 보면서 굉장히 재미있겠다 싶었지만, 역시나 기대이상이었어요. 아니 정말 굉장한 작품이네요. 

우리 아이와 저도 말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아이의 유치원 생활이나 학교 생활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아이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지요. 평소 숨기는 게 없는 아이인지라 그냥 스쳐지나가는 생각이나 의견에서부터 어떤 주제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를 알 수 있었지요. 때론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 내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잖아. 내 이야기부터 들으면 안 돼?"하는 아이의 말을 종종 듣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과연 우리 가족이 단 세 마디를 사용해서 하루를 지낼 수 있을런지, 하고 싶은 말을 다 표현할 수 있을런지 궁금해졌지요. 

아이들은 서로 '말 안하기 게임'을 하면서 규칙을 정해놓고, 그 규칙 속에서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그런 게임을 깨닫고 그 아이들의 그런 노력을 허물지 않고 최대한 협조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려 하지요. 사실 이런 게임을 실제로 학교에서 한다면 어떤 선생님이 그냥 놔둘까 싶지만,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속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더욱 재미있고 한없이 부러워집니다. 

처음 이 사건의 주동자가 된 우리의 멋진 주인공 데이브. 인도에 관한 발표를 하기 위해 조사하는 도중 인도 독립의 아버지라 부르는 마하트마 간디의 무저항 운동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말을 하지 않으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지 혼자서 실험을 하기 시작하지요. 그렇게 발단이 된 말 안하기 게임. 

그리고 아이들의 그런 게임을 적극 활용해서 다양한 방법을 수업에서 사용하는 버튼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 받기. 세 마디를 사용해서 찬반 토론 벌이기. 세 마디씩 돌아가면서 말하며 문장을 이어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이런 것은 진짜 수업 시간에 활용할만큼 멋진 아이디어네요. 

만일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당장 이런 방식의 수업을 해보고 싶어요. 학교에서 혹은 독서 토론 모임이나 또 다른 공동체 훈련 모임에서 사용해도 괜찮고 서로를 알아가는 또 다른 방법이 되리라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책을 통해서 우리와 또 다른 미국 문화와 교육을 배웠답니다.  미국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교장선생님이 여성인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 우리나라도 좀 더 있으면 여성 교장선생님을 많이 만날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유치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을 막 군대에 입대한 신병이고 유치원을 신병훈련소라고 표현한 것도 참 재미있네요. 본격적인 군대 생활이 초등학교이고, 이제 막 졸업을 앞둔 5학년 왕수다쟁이들은 제대를 앞두고 있는 아이들일 수 있겠지요.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을 읽으면 동화 속 이야기 뿐 아니라 그의 독특한 문체와 표현에 역시 푹 빠지게 됩니다. 작가가 아이들에게 주는 멋진 상상의 세계와 함께 멋진 표현력과 글솜씨을 배우게 되네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 서서히 이성에 눈을 뜨는 아이들의 모습 역시 책 속에 등장합니다. 남녀 아이들이 서로 다투고 편가르고 하다가, 조금씩 서로를 배려하고 알아가는 모습 속에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 역시 남자와 여자를 서로 다른 부류로 가르는 것이 아닌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학교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교장 선생님을 통해서 5학년 남자와 여자 아이들의 대결이 아닌 학년별로 치루는 선의의 시합으로 바뀌는 말 안하기 게임. 그리고 마지막 데이브와 린지의 또 다른 시합에서 어떻게 끝맺음을 하는지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이라면 끝까지 숨죽이며 책을 읽게 될 것 같아요. 

어느 새 겨울방학입니다. 아이들에게 방학동안 재미있게 읽을 책으로 앤드류 클레먼츠의 [말 안하기 게임]을 적극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방식으로 혹은 또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끼리 즐거운 게임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 역시 우리 아이와 함께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서 더 개성있고 창의적인 [말 안하기 게임]을 만들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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