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내 엉덩이 아이 좋은 그림책 19
프랜 마누슈킨 지음, 노경실 옮김, 트레이시 도크레이 그림 / 그린북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토실토실 포동포동 귀여운 내 엉덩이 

 
토실토실 아이 엉덩이. 아기의 피부는 정말 뽀얗다. 포동포동 토실토실 살찐 아기의 몸을 목욕하고 있으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목욕을 할 때 뿐 아니라, 쉬야를 하고 응가를 해서 기저귀를 갈아줄 때에도 몹시 사랑스럽다. 우리 아이가 아기였을 때, 목욕을 하고 나면 뽀얀 엉덩이를 토닥토닥여준 게 엊그제같은데... 어느 새 부쩍 자라서 엄마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생겼다. 

"엉덩이가 없다면 얼마나 힘들까요?"
이렇게 묻는 이야기에 아이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을 한다. 
"푹신푹신한 엉덩이가 없다면 편하게 앉지도 못할 거예요." 하는 대답과 그 문장이 쓰인 페이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 그리고 아기에서 벗어난 지 오래인 우리 아이의 엉덩이를 힐끔 쳐다보며 어린 시절을 기억해본다.


'우리 아이도 그렇게 포동포동해서 엉금엉금 기어다녔을 때가 있는데......' 하고 말이다.

지금도 우리 아이는 엄마와 함께 하는 스킨쉽을 즐긴다. 그래서 내가 피곤할 때 침대에 누워있으면 함께 와서 안기기도 한다. 아주 가끔은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토닥토닥해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서로 간지럼 태우기 놀이로 바뀌어서 누가 많이 웃나 시함을 벌이기도 한다.
 

작년 여름, 아이의 작아진 옷을 다시 모아서 조카에게 물려준 적이 있다. 그 때 아이의 옷을 하나씩 둘씩 보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그 옷을 입었던 시절 우리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아주 작은 옷들 - 도대체 어떻게 이런 옷을 입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옷에서부터 이제 막 작아진 옷들. 게다가 아직 입을 수 있지만, 다시 한국에 들어오면 입지 못할 겨울 옷까지 잔뜩 챙겼었다.
 

혹여나 늘 둘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남겨둔 배넷저고리와 아기 내복과 갓 태어나 입혔던 외출복과 우주복들은 여전히 버리지 못한 채 고이 모아놓았다.
그리고 그 옷을 입고 나들이를 했던 사진을 하나씩 살펴본 적이 있다.

그렇게 작았던 아이가 점점 자라서 함께 책을 읽고, 이제는 엄마가 힘들다며 오히려 토닥토닥 엄마의 어깨를 안마해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또 한 번 내 아이의 멋진 어린 시절 모습을 추억할 수 있었다. 세상에 태어났을 때, 처음 뒤집기를 할 때, 엉금엉금 기어다니면서 책장에서 책을 하나 둘 꺼내었을 때, 돌잔치가 끝나고 엄청 신이 났는지 걷는 게 아니라 심지어 뛰어나니기까지 할 때...


어느 새 10년이 지나서 부쩍 커버린 아이의 모습을 보면 세삼 세월의 흐름이 실감난다. 아마도 또 10년이 지나면 아이에서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 
그 때가 되면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여주지도 못 할 것이다.

아이의 입던 옷을 보며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작았었나 했을 때에도, 아이의 배변훈련용 쉬통이나, 유아 의자를 보면서 우리 아이의 엉덩이가 여기 들어갔구나 싶었다.  하긴 우리 아이 뿐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었지만, 나의 어린시절의 추억은 아주 오래전이라 아기 때의 기억을 떠올리지는 못하니 말이다.

 
엉덩이 - 아이의 몸에서 가장 토실토실한 부분임과 동시에 엉금엉금 기어다닐 때, 또한 넘어지거나 엄마에게 찰싹 안길 때에도 늘 닿는 부분이 엉덩이인 것이다.
기저귀를 차고 뒤뚱뒤뚱 오리걸음을 하고 다니는 아이의 엉덩이는 누가 강조하지 않아도 눈에 확 띌 것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에도, 아이들의 시야는 어른들의 엉덩이 부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하루에 10번 엉덩이를 외치라는데, 재미있는 말을 반복하기 좋아하는 유아에게는 아이를 품에 안고 엉덩이를 자신의 몸에 대고 10번이 아닌 20번이라도 함께 엉덩이를 외쳐보면 어떨까?


아이의 작은 물건들 - 유아용 의자나 배변훈련용 변기, 붕붕카와 자전거 등 어른들의 엉덩이를 담을 수 없는 그런 아이의 물건을 보면서 엉덩이를 외쳐보자. 책과 함께 아이와 즐기며 한바탕 놀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어제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침에 닭을 손질하는데 문득 닭의 엉덩이 부분이 강조되어 보이는게 아닌가!
평소에 닭을 손질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닭의 엉덩이. 갑자기 식사준비를 하다말고 난 이 책의 엉덩이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조만간 외출을 할 때면 아기들의 엉덩이를 유심히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귀여운 아이들의 엉덩이. 늘상 아이를 꼭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엉덩이는 바로 엄마가 아가에게 주는 멋진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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