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지원이와 병관이 5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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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이와 병관이에게 이번엔 또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거짓말] -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 그 다섯번째 책이다. 이 책이 내 손에 오기까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이 책 역시 숨어있는 아기자기한 그림을 찾아보면서 [거짓말]에 대한 따끔한 교훈까지도 얻을 수 있다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다.
지원이와 병관이의 시리즈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다섯 권의 책 이외에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얼른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처음[지하철을 타고서]책을 읽었을 땐, 참 섬세한 지하철 모습에 반했는데, 그 다음에 [용돈 주세요]책을 읽으면서는 아이들의 경험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어쩜 그리 현실감있게 표현하는지 감탄을 거듭했다.
[손톱 깨물기]책은 내 주위에 있는 손톱을 늘 물어뜯는 꼬마 친구가 생각이 났고, [두발자전거 배우기]책을 읽을 땐 우리 아이에게 처음 두발자전거를 사주었을 때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번엔 드디어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처음 하게 되면, 그 사실이 발각이 날까 두려워 또 거짓말로 변명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것잡을 수 없이 아이의 거짓말이 늘어갈테니까.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재미있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두 아이의 개성미와 작가의 톡톡 튀는 유머감각이 참 잘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또한 글을 쓰시는 고대영 선생님과 그림을 그리는 김영진 작가님의 환상의 조화이다. 

아이들 역시 이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하면 안 돼.", "엄마, 병관이가 잘못했지?" 이런 반응이 저절로 나오면서 왜 지원이와 병관이가 잘못을 했는지 배우고 자신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두 작가의 하모니로 멋진 그림책으로 탄생된다.  아이들 역시 어디서나 우연히 떨어진 돈을 주울 수 있을 것이고, 그 돈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알 것이다.
게다가 몰래 써버리는 것이나 엄마에게 들킬까봐 조바심을 내며, 누나에게 뇌물 아닌 뇌물을 주는 장면 역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일 수 있다.
그래서 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가 흥미로웠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어른들과 아이들은 같으면서도 또 다르다는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도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 그게 미성숙하기 때문에 다를 수도 있지만, 세상에 때묻지 않은 아이들만의 시선과 생각이 어른들보다 훨씬 나을 때도 있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행동에는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반드시 있다. 그 이유가 어른들의 입장에서 볼 땐 이해하기 어렵고 단순히 어려서 그렇다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여 "아직 어려서 그래." 이렇게 이야기를 하거나, "별 것도 아닌데 왜 싸우고 그래." 이런 반응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가 어린이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여전히 우리 아이를 보면 별 것도 아닌 것에 고민을 하며 얼굴이 심각해지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열심히 위로를 해준다. 아이가 엄마에게 숨기지 않고 고민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엄마는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주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다.

늘상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때로는『용돈 주세요』책 속 병관이의 꿈에서 보이는 엄마가 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화가 나더라도 직접 아이에게 공격을 하지는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을 한다.

[거짓말] 책 속 지원이와 병관이의 엄마는 어떠했을까?  아이가 영문모를 돈으로 떡볶이를 먹고 있다면?   - 내가 그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난 어떤 반응을 하고 우리 아이는 어떤 행동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두 아이가 사이좋게 떡볶이를 먹다가 엄마에게 들켜 놀라는 장면, 벌을 서는 모습, 요요를 샀을 때의 기쁨, 태권도를 겨루는 장면이나 엄마와 아빠에게 고백하는 장면 모두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이다.

누구나 때로는 실수할 수도 있지만, 왜 그랬으며 어떻게 해야할지 반성하고 올바르게 행동을 하겠다는 다짐이 중요할 것이다.
난 우리 아이에게 어떤 엄마일까?

지원이와 병관이의 시리즈를 읽다보면 두 남매의 모습과 익살스런 표정, 작가의 메세지도 좋지만 아이가 느끼는 엄마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아직까지는 친구와 같은 엄마라고 생각하지만, 또 아이의 느낌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지원이와 병관이처럼 될 수 있지만, 아직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엄마에게 무엇이든지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우리 아이 - 조금만 더 그렇게 엄마 옆에 있지 않을래?

 
가끔 여기서 사춘기가 시작되는 아들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을 보게 된다. 그렇게 애교많은 아들이었는데, 어느 새 엄마의 품을 불쑥 떠나는 아들 때문에 무척 서러워하는 엄마. 나도 몇 년 후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미리 준비를 하기엔 너무나 아쉽다.
오래오래 아이의 애교를 보며, 비밀없는 아이의 모습에 함께 동참하고 싶은데....

난 우리 아이가 늘 그런 모습이었으면 싶다.
귀여운 지원이와 병관이처럼, 모나지도 않고 아주 반듯하지도 않고 가끔은 잘못도 하고 실수를 저지르고 펑펑 눈물을 쏟을지라도 사랑이 많은 아이가 되기를...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땐, 우리 아이가 병관이 또래였는데, 어느새 우리 아이는 부쩍 자랐다.

문득 앞으로 이 시리즈가 오래오래 사랑을 받고 계속 이야기가 나와서, 지원이와 병관이 남매의 사춘기 모습까지 연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벌을 서면서 누나에게 털어놓는 병관이의 모습, 엄마 아빠에게도 잘못을 비는 멋진 병관이처럼 우리 아이도 실수가 있더라도 솔직하게 말하는  그런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거짓말로 인해 발생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거짓말은 안 돼.' 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훨씬 많아졌으면 좋겠다.
무엇이든지 스스로 깨닫는 게 좋은 법. 그래서 이런 그림책, 동화책은 아이들에게 큰 선생님이 되는다.
 

"지원아, 병관아 너희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도 이야기해 주련다.
"현우야, 엄마는 널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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