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내 친구는 그림책
타키무라 유우코 지음, 허앵두 옮김, 스즈키 나가코 그림 / 한림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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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사랑스런 단비에게  


단비야 안녕?

나는 현우 아줌마라고 해.  

 

오늘 [조금만] 책을 읽으면서 네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옆에 있으면 꼭 껴안아주고 싶었어.

나는 아이가 한 명 있어. 아마 너보다는 오빠일 거야. 벌써 10살이거든.

씩씩하지만 수줍음도 잘 타고, 누구보다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또 책읽기도 좋아하는 남자 아이란다. 애교도 많고 엄마인 내게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하지만 혼자라서 그런지 외로움도 많은 아이야.  

 

[조금만] 책을 읽으면서 너를 처음 만났어.  동생이 생겨서 무척 의젓해졌지만, 단비 너도 엄마에게 마냥 응석부리고 꼭 안기고 싶었을 거야.

우리 아이는 동생이 없는데도 여전히 어리광쟁이거든.

언제나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어린 동생이 태어났으니, 단비 네가 무척 힘들었을 거야. 누나가 될 준비를 했을 수도 있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거랑 막상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거든.

스스로 우유도 따라 마시고, 잠옷도 혼자서 척척 갈아입는 단비 네 모습이 멋졌어. 동생이 없었더라면 엄마가 항상 해주셨을 텐데, 단비 네가 보기에도 엄마는 아기 때문에 정말 바빠 보였거든.

떼를 쓰고 응석도 부릴만했을 텐데, 너무나 어른스럽게 누나가 되어가는 단비의 모습은 흐뭇하기도 하지만 안쓰럽기도 했어.

엄마에게 조금 아주 조금은 기대도 될 텐데 말이야. 너도 아직은 어린아이잖니?

언젠가 우리 아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빨리 동생이 갖고 싶다고. 그 때가 다섯 살이었거든. 동생이 태어나면 함께 신나게 놀 수 있을 줄 알았나봐. 아주 작은 아기라서 엄마가 모든 것을 다 해주고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서.
그 다음엔 차라리 형을 만들어 달래지 뭐니. 그렇지만 형을 만들 수는 없잖아.   

 

단비 너도 조금만 있으면 동생이 금방 크니까 함께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야. 누나가 된다는 것은 힘들고 외로운 것만은 아니거든.

우리 아이는 아직도 혼자라서 그런지 외로울 때가 종종 있으니까. 엄마 아빠의 사랑과 또 형제간의 우애는 다른가봐.  

 

단비 네가 의젓한 모습을 보였지만, 너의 엄마 역시 잘 알고 있었을 거야. 아직 너무 어린 아가라서 동생에게 더 많은 손길이 가지만, 엄마에게 넌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니까.
“엄마, 조금만 안아 주세요.” 졸린 눈을 비비며 말하는 단비 네 모습은 내게도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엄마에겐 더 했을 거야.  

 

“조금만?” 하고 되묻는 엄마에게 단비 너는 “네, 조금만이라도 괜찮아요.” 이렇게 말하면서 초조했겠지?
하지만, 단비가 졸린 눈을 비비며 말하는 네게 “조금만이 아니라 많이 안아 주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하고 다정하게 웃으며 묻는 엄마의 모습에 넌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했을 것 같아.  

 

이번엔 엄마가 단비 네게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
“단비야, 아주 조금만 기다려줄래. 동생은 금방 크거든. 함께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단비 네가 태어났을 때에도 엄마는 너를 이렇게 길렀단다. 단비 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의 첫 번째 딸이란다.” 라고......  

 

나도 네게 이 편지를 보내놓고 우리 아이를 꼭 껴안아줄 거야. 그리고 또한 이렇게 속삭여줄 거란다.
“세상에 태어나서 고마워, 엄마는 너를 사랑하고 네가 있어서 행복하단다.”
단비의 엄마도 단비에게 그렇게 속삭여주지 않을까?  아마 난 그렇게 생각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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