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Zack Files 30종 Full Set (Paperback 30권 + CD 31장) - The Zack Files
Dan Greenburg 지음 / Grosset & Dunlap / 2006년 6월
구판절판


전부터 찜해놓았던 책을 받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책에 굶주린 우리 모자가 요즘엔 일주일이 멀다하고 책을 주문해서 다시 국제우편으로 부치지만, 이 책을 주문하기 전까진 좀 많이 참아서 그런지 30권의 챕터북 세트를 받으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마도 이 책을 주문하고 난 후 계속 책을 주문하면서 발동이 걸린 듯 하다.

단단한 박스 안에서 전혀 구겨짐없이 나란히 꽂혀있는 책을 하나 둘 빼서 읽을 때의 기쁨이란 굉장했다.

이렇게 각 권은 시디와 책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각각 뺄 수 있게 되어서 편리하다.
비닐 포장에 시디를 뜯은 흔적이 책에 남아있지 않고, 둘 다 깔끔하게 분리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시디는 약 40분 정도 각각 책의 내용을 읽어주는데, 그리 빠르지 않고 챕터 당 약간의 틈을 두어서 챕터가 넘어갈 때 조금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엔 "엄마, 이 책 재미있어?"하고 다소 시큰둥하던 아이의 반응이 책을 읽기가 무섭게 돌변한다. 깔깔거리며 웃는 것은 예사, 책을 다 읽으면 항상 그래왔듯이 재미있는 이야기나 생각나는 장면을 이해기한다.

"으음, 확실히 재미있나보군." 하고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뿌듯함과 함께 '이젠 영어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책을 다 이해하나보다.'싶어 내심 안심이 된다.

하지만 한국말과 글을 잘 안 쓰게 되면 금새 잊어버리는 것처럼 아이들은 스펀지같이 흡수하기도 하지만, 또 금방 기억 속에서 버려질 수 있기에 그마나 갈고 닦은 영어 실력이 뒤쳐지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할 것 같다.

책을 보다시피, 영어 챕터북이 거의 그렇지만 재생용지에 흑백 그림으로 그려져있다. 요즘 나오는 신간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챕터북의 맛은 역시 이런 것 같다.

그리 작지 않은 글씨와 중간 중간 들어간 삽화로 인해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초등 저학년은 물론 6,7세 아이들에게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럴 줄 알았더면 진작 사줄 것을 하는 후회도 살짝 해보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읽으면 될테니까.
60페이지 전후 분량이라 그런지 한 권을 금새 읽기에 영어책이라는 것을 잊어버릴만큼 가뿐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번역서는 사파리에서 나온‘잭의 미스터리 파일’이다. 아이 책을 사 줄 때 받은 사은품으로 10권이 있는데, 제법 두껍다 싶어 봤더니 챕터북 2권을 번역서 한 권으로 묶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난 한글로 된 번역서를 읽고, 영어챕터북은 아이만 보라고 해야겠다 싶었는데, 챕터북을 보면서 연신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 잭은 열 살의 평범한 남자아이이다.
My name is Zack. I'm ten years old and I guess you could say i've been interested in weird stuff all my life.
이렇게 제일 첫 부분을 시작하는 이야기, 그리 길지 않고 간결한 문장이라서 그런지 시디 없이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그 다음 문장을 읽으면서 과연 잭에겐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궁금했고, 30권의 책을 통해서 그런 잭의 기이한 모험을 함께 해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충만해졌다.


'weird'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도 그렇고, 번역서 제목 역시 '미스터리'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절대로 무섭거나 공포스런 이야기는 아니고, 일상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상상 속 세계가 교묘하게 맞물리며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여기서 인기있는 챕터북 중에 Midnight 시리즈가 있는데, 보기만해도 으스스한 분위기가 풍기는지라, 아이들이 열광하는 그 책을 거부하는 우리 아이.
밝고 따스하고 명랑하고 유머 가득한 책을 좋아하는지라, The Zack Files이 너무나 좋다고,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는 뒷전이고, 책을 먼저 읽겠다고 한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보는 것도 즐겁고, 언제나 잭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아빠의 모습에 어른인 나 역시 부러워지는 건 무슨 까닭일까?

우리 아이도 열 살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잭과 동갑이라며 더욱 좋아한다.
게다가 언제부터인지 챕터북의 기호 역시 철저하게 주인공은 남자여야 한다고 못을 박고 있는지라, 귀엽고 개구쟁이에 상상력이 풍부한 우리의 주인공 Zack은 마음에 쏙 드는 친구가 된 듯 하다.

벽장 너머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말하는 고양이에 UFO 등 각 책마다 하나씩 등장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는 30권이 절대 길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30권의 챕터북과 함께 받은 단어장.
사전을 찾지 않고서 좀 더 편리하게 이 책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이다.

나 역시 중학생 때 처음 영어를 배우면서 빨간 표지로 된 영어동화책 세트를 구입해서 본 적이 있다. 아마 지금도 그 책은 있는 것 같은데, 쉬운 영어로 쓰인 동화는 옆에 전과처럼 단어와 숙어 해석이 되어있어 책을 손쉽게 읽도록 만든 챕터북이었다.

하지만, 그 책도 꾸준히 읽으면 큰 도움을 받지만, 영어 문장 속에서 단어의 뜻을 유추해내는 능력을 기르는데는 별 효과가 없는 듯 하다.

단어장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겐 단어장이 주는 도움을 받으면 된다.
책을 보면서 단어장을 옆에 놓고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면 바로 확인할 수도 있고, 책을 읽기 전에 미리 영어 단어를 단어장을 보면서 익히는 것도 괜찮은 방법같다.

아니면 일단 먼저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이해해보고 나중에 단어장을 찾어서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배송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고민이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 두 권씩 꼭 읽는 아이들 보고 있으니까 보관함에 고이 모셔놓은 다른 챕터북도 차례차례 구입해야할 것 같다.

지금이 바로 영어 챕터북 읽기에 적기인 듯, 책 속에 푹 빠진 아이. 엄마가 읽어주는 책은 아니지만 멋진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읽기를 너무나 좋아하게 되었다.

영어책읽기 - 혼자서 읽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Reading 시디가 있어서 Listening 연습도 함께 할 수 있는 챕터북과 병행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책 받고 며칠동안 10권 가까이 책을 읽었다. 물론 주말이 끼어있어서 맘 놓고 읽을 수 있었으니까.

이제부턴 다음 챕터북을 읽을 때까지 조금 천천히 가고 싶지만, 지금도 학교에서 돌아와 얼른 The Zack Files 시리즈를 꺼내들고 온 우리 아이를 보니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

뭐, 책을 꼭 한 번 읽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30권의 책을 다 읽고 나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면 되겠지. 영어 실력도 늘고 자꾸 반복해서 시디를 듣다보면 이 책 속에 나오는 생생한 회화 역시 머릿속에 각인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영어 공부를 위해서도 좋지만, 워낙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모험을 좋아하는 열 살 소년에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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