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슨 날?
테이지 세타 지음,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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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의 깜짝 이벤트 - 나도 즐기고 싶어

예전에 읽은 책이지만, 무슨 이벤트를 벌일까 혹은 깜짝 파티를 준비해볼까 할 때면 늘 생각이 나는 그림책입니다.  

정말 오늘은 무슨 날일까? '하야시 아키코'의 정감 있는 그림과 '데이지 세타'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참 멋진 동화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가 처음에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처음 하는 말이 “엄마, 나도 이렇게 하면 엄마가 편지를 찾아서 읽을 거야?”라는 질문이었지요. 우리 아이도 워낙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지라 엄마인 제게 이렇게 꼭 해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10개의 종이쪽지에 편지를 쓰고 하나하나 예쁜 빨간 리본으로 묶어 집 안 곳곳 숨겨두고 엄마에게 찾아보도록 하는 주인공 소녀 슬기의 깜직한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모르세요? ~ 세 번째 계단을 보세요.”라고 말하며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학교에 가는 슬기. 이제부터 엄마의 숨은 편지 찾기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편지에 적혀있는 글씨. <엄마, 케이크 상자를 열어보세요.>

이제 엄마는 거실로 가서 케이크 상자를 열어봅니다. <마루 입구에 있는 우산 꽂이 안을 보세요.> 라고 쓰여진 두 번째 편지.

그리고 세 번째 편지에는 슬기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을 찾아보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엄마가 모르고 있다면 수수께끼 놀이 같은 편지 찾기는 여기서 멈춰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엄마는 잘 알고 있는지 망설이지 않고 이층 슬기의 방으로 갑니다.

네 번째 편지를 찾은 엄마는 이제 정원으로 가서 비닐봉지 안에 넣어 연못 위를 둥둥 떠 있는 편지를 찾아냅니다. 슬기의 행동이 너무 귀엽습니다.

아이가 쓴 듯한 글씨로 만든 편지가 매 장면 나오면서 우리 아이가 어쩐 일로 그 편지만은 자기가 읽겠다고 하네요. 늘 엄마 혼자 읽고 자기는 듣겠다고 하는 아이가 정말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슬기의 찰흙 돼지 저금통에서 여섯 번째 편지를, 유리 꽃병에 있는 예쁜 꽃 사이에서 일곱 번째 편지를, 피아노를 치기 위해 건반을 열자 여덟 번째 편지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번 지시사항을 정말 어렵네요.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쉽게 알 수 없는 곳이에요> 라는 내용. 엄마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지금까지의 편지를 모아 편지꽂이에 두려고 합니다. 바로 그 순간 편지꽂이에서 보이는 빨간 리본.

드디어 아홉 번째 편지를 찾았는데 열 번째 편지는 아빠의 호주머니 안에 있다고 하네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슬기의 깜찍함. 엄마는 아빠와 전화를 하고 우편함을 열면 선물이 도착해 있을 거라고 합니다.

이윽고 저녁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고 엄마와 슬기 함께 모여 선물을 열어봅니다. 상자 안에 또 다른 상자, 그 안에는 그보다 더 작은 상자. 이렇게 열 개의 상자를 열고 마지막 보라색 구슬은 아빠께, 빨간 색 구슬은 엄마께 선물한다는 슬기의 행동에서 아이다운 순수함을 엿볼 수 있네요. 그리고 슬기가 만들었을 10개의 색종이 상자가 정성을 다해 선물을 만드는 마음이 너무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네요.

마지막 열장의 편지를 모두 모아 첫 글자를 읽으니까 더욱 멋진 메시지가 들어있네요. 슬기의 센스도 무척 멋집니다.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축하>

나중에 우리 아이가 집 안 곳곳에 숨겨놓은 편지를 제게 찾아보라고 할 때 얼마나 귀여웠는지, 너무나 사랑스런 미소를 띄며 마치 자신이 슬기가 된 것처럼 나를 쪼로로 따라다니는 아이.  그 때 추억을 지금도 떠올리면 빙그레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그림책에 뿐만 아니라 멋진 아이디어까지 얻은 책이지요. 저도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쪽지로 편지를 다시 쓰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우리 아이에게 집안 곳곳에 숨겨진 편지를 찾아서 보물을 발견하라고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재미난 아이디어로 아이와 사랑을 더욱 돈독하게 해보세요. 아이에게 뿐 아니라 멋진 내 남편에서도 곧 있으면 다가올 생일선물을 깜짝 놀라게 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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