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돌이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
이종철 지음, 이춘길 그림 / 보림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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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의 솔거나라 시리즈는 참 유명합니다. 입소문을 타고 자녀에게 솔거나라를 사준 분들도 꽤 많을 것 같아요. 

오래전에 나온 솔거나라를 개정판으로 한 권 두 권 만나는 것도 기쁘답니다. 그 때에도 책 뒷부분에 한지를 붙여놓은 책이 참 획기적이다 싶었는데, 개정판은 더욱 세련된 그림과 함께 우리나라 한지의 우수함을 잘 나타내주고 있네요.  

보림의 솔거나라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빌려보다가 몇 년 전에 큰 맘먹고 모두을 구입하였지요. 도서관에서 30권 중 삼분의 이를 다 읽었지만 아직 여섯살인 우리 아이가 몇 년을 두고두고 읽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구입했고, 아이 아빠도 책을 보면서 그림이 예쁘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유치원에 갔다 온 아들이 서둘러 정리해 둔 책꽃이에 꽂여 있는 이 책들을 보면서 뛸뜻이 좋아한 게 몇 년 전인데, 요즘도 새록새록 솔거나라 책들이 생각이 나요.

보림 솔거나라 시리즈는 다 재미있고 유익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한지돌이]와 [쪽빛을 찾아서] 랍니다. 두 권 다 우리의 옷감과 염색기술, 그리고 한지의 우수성을 잘 나타내주거든요. 이런 두 권의 책은 국외로 번역이 되어서 세계의 어린이들이 읽으면서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지돌이>는 제가 우리 아이에게 많이 읽어준 책입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책을 보고 또 그렇게 좋아하는지, 여긴 한지를 찾아보는 것도 어렵고, 한지 공예 체험 같은 것은 더더욱 그러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유독 솔거나라 그림책 중에 <한지돌이>책이 더 반가운지도 모르겠네요. 

예전에 아이와 함께 세계박물관 문화 전시회에 가서 한지로 만든 여러가지 물건을 본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책 속에 나와 있는 이야기대로 정말 멋진 그릇과 반짇고리, 삼합상자 등을 만든 것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면서 무척 좋아했지요.
종이로 만들었는데 꽤 크고 튼튼한 것이 우리 나라 사람들의 재주를 잘 엿볼 수 있었고, 나중에 기회를 만들어서 꼭 우리 아이와 함께 한지공예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저도 역시 너무 예뻐서 정말 집에다 하나 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또한 한지 뿐 아니라 문방사우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했지요. 이 책 표지에서도 보이듯 문방사우 - 붓과 먹, 벼루와 종이(한지). 옛날 우리 나라 사람들이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하기 위해 사용했던 필기도구들을 보며 지금의 필기도구를 생각해봤어요. 

아이가 아직 벼루와 먹을 사용해보지 않았기에 그것도 나중에 직접 먹을 벼루에 갈면서 붓으로 한지에 글씨를 써보고 그림을 그려보자고  약속 했지요.

이 책에는 종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옛날 사람들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아주 자세하기 그림과 이야기가 나와있네요.
우리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 옛날 사람들이 동굴에 벽화를 그리고 바위나 나무, 돌에 새기는 그림을 보며 신기해 하기도 하고 무슨 글자인지 알려달라고 해서 좀 난처하기도 했지요. 책에 있는 그림 하나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꼼꼼하게 살펴보는 아이의 표정이 무척 진지해 보였답니다.

닥나무로 한지를 만드는 과정이 세밀하게 나와있어요. 글씨를 쓸는 종이 고유의 기능 뿐 아니라 한지로 만든 여러 가지 물건들을 보고 아이 뿐 아니라 저도 많이 놀랐답니다. 또한 물건 뿐 아니라 한지를 옷 안에 넣어서 따뜻하게 만들어 방한복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 나라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제 친정이 시골에 있는 관계로 아이에게 책을 읽으면서 한지를 바른 창문이랑 문 그림을 보여주고, 할아버지 집에 있는 문이 기억나는지 물어보았지요.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어서인지 나중에 시골에 가서 그 문을 자세히 살펴보자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 뒷부분에 한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한지를 붙여놓아서 직접 보면서 그 감촉을 느껴볼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한지돌이를 다시 만나며, 꼭 한지 만들기도 해보고,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공예품도 만들어보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자랑스런 한지. 앞으로 세계 속에서도 멋지고 고급스런 종이로 그 우수함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싱가포르 미술관에서도 우리의 한지 공예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는 그런 기회가 꼭 있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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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찌 2010-06-0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주에 한지 박물관이 있다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울 딸들과 가서 꼭 체험해 보고 싶어요. 저 어릴적에 새 봄이 되면 한지로 문풍지를 세로 발랐거든요. 문고리 부분에는 나뭇잎도 한장 끼웟서 덧 발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