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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잭슨과 번개도둑 - Percy Jackson and the Lightning Thief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로 만나는 퍼시 잭슨, 역시 난 네가 참 좋아!
귀여운 퍼시, 생각보다 늦게 퍼시 잭슨을 만났다. 책으로 만난 것은 출간되자마자 따끈한 신간으로 만나며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흘러서 드디어 퍼시 잭슨을 영화로 만났다.
싱가포르에 와서 아이랑 영화를 보기 보단, 수영장에서 놀았고 가끔은 다함께 센토사나 싱가포르 동물원에 나들이를 하였고, 정기적으로 박물관이며 미술관 관람을 했다.
그러던 차에 아이는 왜 친구들은 영화보러 많이 가는데, 난 안 가냐고 물었다. 난 아이에게 당당하게 큰 소리로 "넌 그것보다 훨씬 좋은 곳에 더 다녔잖아." 하고 말했지만, 사실 영어 실력이 없는 나로서는 영화관으로 가는 게 부담스러워서였다.
하지만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영화를 보고 나선 난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영화를 보러 가게 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한국에선 늘 보던 게 영화였는데, 싱가포르에 와서 좀 심했나 싶었다.
아무튼 타국에 와서 아이와 함께 본 최초의 영화가 바로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이었고, 난 대만족이었다. 우리 아이도 정말 재미있게 봤고, 이 영화를 본 다음날부터 다른 영화가 상영되었으니 하루만 늦었어도 영화관에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일단 난 원작을 읽었던 관계로 영어 대사를 반토막만 알아들었어도 재미있었고, 우리 아이야 100%를 자랑하는 Listening 실력으로 즐기며 영화를 관람하였다.
책의 1,2권을 묶어서 2시간 정도 분량의 영화로 만들었으니 다소 이야기를 축소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볼거리가 가득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두툼한 책을 축약시켜놓은 영화이니만큼 원작을 먼저 읽기를 권하고 싶다.
학교에서 박물관으로 간 현장학습 시간에 여전히 자신을 미워하는 선생님께서 단독 면담을 요청한다. 그래서 영문을 모르고 따라간 퍼시 잭슨은 갑자기 괴물로 변해 자신을 공격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퍼시 잭슨을 구하기 위해 따라온 그로버와 늘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휠체어에 앉아있던 선생님
그러나, 그 선생님의 실체는 반인만마인 켄타우로스였고,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그로버는 염소인간인 사티로스였다니. 게다가 자신을 지킬 무기를 준다고 건네준 건은 펜[pen]이었으니 실로 기가 차지 않은가!
그로버는 퍼시를 데리고 퍼시의 집으로 가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엄마는 퍼시와 그로버를 데리고 캠프장으로 가게 된다. 그 두 장면 역시 대화가 정말 재미있다. 박물관에서 괴물로 변한 선생님이 습격하고 그로버와 선생님 키론이 구하러 들어오는 장면이나, 퍼시와 그로버와 엄마가 차 안에서 황급히 달려가는 장면 역시 톡톡 튀는 생생한 대화가 재미있었다.
예전에 나니아 연대기 영화를 통해 처음 사티로스와 켄타우로스를 접한 우리 아이, 아마 그 때 그리스 로마 신화도 읽었기에 그리스 신들이나 주변 인물을 기억하는 우리 아이는 이 영화 속에서도 다양한 괴물과 신화 속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이 신기했나보다.
원작에선 퍼시 잭슨이 어떤 신의 아들인지 처음엔 모르는 것으로 설정되었는데, 반면 영화 속에서느 처음부터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아들로 나온다. 때문에 벌어지는 연속된 사건은 많은 부분이 각색이 되었지만 말이다.
번개를 도둑맞은 제우스가 퍼시에게 가져올 것을 명하고, 자신의 엄마를 구하기 위해 하데스에게 가야한다. 그런 퍼시에게 그로버와 아테네 여신의 딸인 아나베스가 함께 힘을 보태며 모험을 떠난다.
볼거리가 풍성한 영화지만, 그리스 신화를 잘 알고 있다면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그리스 로마와 현대 모습을 묘하게 맞물려놓은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
그리스 신들이나 다양한 괴물로 변한 영화배우들의 모습도 흥미롭고, 올림포스 산이나 지옥의 신인 하데스가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알게 되면 폭소가 터질 것이다.
이 영화를 계기로 전에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어린이 용이었다면, 좀더 큰 우리 아이를 위해 보다 세세하게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를 권하련다. 또한 퍼시 잭슨 책도 완결이 났으니 처음부터 다시 아이와 함께 읽으며 즐거운 독서의 세상으로 들어가련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서는 판타지와 영웅들의 모험만이 전부가 아닌 퍼시와 엄마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친구와 우정, 현실 속에서 장애를 지닌 퍼시 잭슨의 모습을 통해서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될 영화 [퍼시잭슨] 시리즈에서도 원작의 맛을 잘 살리는 동시에 영화로만 느낄 수 있는 개성까지 함께 나오는 멋진 영화로 탄생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