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이니까
울프 닐손 글, 에바 에릭슨 그림,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안녕? 

넌 정말 멋진 형이구나!  그림책 속에서 의젓한 네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자랑스러웠어. 나도 그런데 아마 네 부모님은 더욱 그랬을거야. 

난 한국에서 태어났고, 너보다 4살 많은 남자 아이의 엄마란다. 우리 아이는 동생이 없이 외동아들이라서 여섯 살 때 너만큼은 멋진 형이 아니었던 것 같아. 지금은 제법 자라서 이웃에 있는 동생들도 아껴주고 함께 놀아준단다.  

우리 아이가 여섯 살이었을 땐, 어리광쟁이 아이였거든. 그래도 늘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고 책을 사랑하는 아이였어. 지금도 그렇지만 이젠 공부에 바빠서 예전만큼 책을 읽거나 놀 수 있는 시간이 적거든. 

네가 동생이랑 지은 집이랑 텔레비전을 보면서 나랑 우리 아이는 부러웠어. 우리도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서 그런 집을 지어보고 싶었거든. 

유치원에서 혼자 집에 왔을 때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 네 마음은 무척 복잡했을거야. 아직 어렸을텐데 혼자 집을 보는 것도 힘들었을테고, 또한 너보다 더 어린 동생이 있었잖아?  문이 잠겨있어 집 안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좋아하는 과자도 없었고 말이야.

그런데 침착하게 동생을 데리러가고, 동생의 옷이랑 모자까지 챙겨서 데리고 나왔지. 형이 되어서 동생을 잘 돌보는 네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꼭 껴안아주고 싶었어.  

둘이서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좋던지, 함께 깃발도 만들고 나무로 집까지 지었잖아?  깃발을 보면서 엄마 아빠 생각이 났지만, 동생을 위해서 눈물을 꾹 참는 네 모습. 난 그런 네 모습에 눈물이 나기까지 했단다. 

울타리를 만들고 남겨진 널빤지로 동생과 함께 힘을 합쳐서 멋진 집을 지었더구나. 게다가 그 집에는 나뭇가지와 마른 풀을 모아서 만든 침대에 멋진 낙엽 이불도 있으니까.  나도 그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어.  얼기설기 삐뚤빼뚤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더라도 여섯 살 형의 솜씨로 만든 집이라니 정말 대단한 거 있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살 수 있는 집을 짓겠다고 하는 네 모습. 집을 다 짓고보니 무척 자랑스러웠지만, 작아서 나중에 키가 자라면 더 큰 집을 짓겠다고 하는 네 결심도 좋아보였어.  

집 안에서 밖으로 바라보는 네 동생과 팔짱을 끼고 뿌듯하게 바라보는 네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았는지...... 

게다가 텔레비전을 보고 싶다는 동생의 말에 넌 텔레비전까지 만들었어. 마당 구석에 있는 상자를 발견하고 커다란 텔레비전에 리모콘까지...  둘이 함께 집도 만들고 텔레비전을 만들면서 사이좋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우애있는 형제라는 것을 무척이나 잘 느끼게 해주었단다.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형이 있다면?  아니면 동생이 있어서 그렇게 함께 놀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을 하니까 네가 너무나 부러웠어. 

둘이서 보냈던 그 시간은 네가 어른이 되어서도 멋진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아. 아마 넌 지금도 여전히 동생을 잘 돌보는 멋진 형이겠지?  아마 지금은 따뜻한 집에서 맛있는 과자를 먹으면서 둘이 나란히 쇼파에 앉아서 재미있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수도 있겠지. 

멋진 형으로 아주 오래 그렇게 자라기를 바랄게. 씩씩하고 의젓한 형의 네 모습도 좋지만 아직은 엄마 아빠에게 귀여운 아들이 되어주렴, 아마 엄마 아빠도 네 그런 모습을 모두 다 사랑하실거야. 

참, 이 책의 원제목이 [When We Were Alone in the World] 라는 것을 알았어. 그 제목은 네가 집에 왔을 때 심정을 아주 잘 표현한 것 같아. 하지만 난 우리말로 번역된 [나는 형이니까]도 멋진 제목이라고 생각해.  

그 다음 네 모습과 네 행동이 바로 말해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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