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이 사는 나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
모리스 샌닥 지음,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맥스야, 모험은 재미있었니? 

1964년 칼데콧 메달을 수상한 책이고, 어린이들의 그림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책으로 평가된다. 개인적으로 모리스 샌닥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특히 이 책은 대학교 때 전공 시간에도 많이 들었는지라 아이에게 읽어주는 그림책 이외에 내게도 다양한 추억이 깃든 작품이다. 유아문학사에 있어서 모리스 샌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크고 마쯔이 다디시의 [어린이와 그림책]과 이상금 교수님의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책 속에서도 '모리스 샌닥'이란 작가와 그 책의 가치를 알 수 있게 한다.

지난 5, 6월경에 심심하기도 하고 싱가포르 도서관에서 수 많은 그림책들 중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을 하다가 칼데콧 수상작들을 번역작과 원작을 찾아 한글에 정리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모리스 샌닥의 작품이 제법 되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지 않은 칼데콧 상도 있다는 것도 알았고...... 

아이들은 괴물이 나오는 책을 좋아한다. 그리고 괴물을 그리기도 하고 괴물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우리 아이도 이런 대부분의 아이들의 특성을 지닌지라, 역시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책을 좋아한다. 나는 굳이 모리스 샌닥의 책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깊은 밤 부엌에서]와 같이 좀 더 귀여운 그림이 좋다. 물론 [괴물들이 사는 나라] 속 맥스나 여러 괴물 역시 징그럽다기 보다는 귀여운 괴물이지만 말이다.  순진하면서 개구쟁이같은 맥스와 괴물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무척 오래된 책임에도 지금 읽어도 재미있고, 그림 역시 세련된 멋을 풍기고 있다.  과연 맥스의 상상에서 벌어진 일인지 아니면 꿈 속에서 혹은 그림책 세상 속에서는 정말 맥스가 괴물의 왕이 되었을 수도 있다. 

맥스 호를 타고 괴물들이 사는 곳으로 가는 맥스. 그 곳에서 만난 괴물들과 즐겁게 놀다 집이 그리워 다시 돌아가는 맥스. 엄마에게 꾸중을 받게 되는 아이들은 풀이 죽는다. 우리 아이도 그러하다.  

그런 맥스가 자신의 방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어느 새 방은 풀과 나무가 자라고 정글이 되고 넓은 바다가 나온다.  그 곳에서 한바탕 신나게 괴물들과 논 맥스는 어느 새 엄마에게 혼이 난 것을 다 잊고 집에 가고 싶어한다. 그리고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 배를 타고 집으로 무사히 온다. 마지막 장에 나온 저녁밥에 대한 단 한 줄 - 책이 끝나고 나서 맥스는 아마도 맛있게 먹었을 것 같다. 

아이의 반항이 불러온 가출이 아니라, 마음 속에 엄마에게서 받은 꾸지람을 풀어내는 멋진 모험이 되는 맥스의 이야기. 아이들에게도 아이들의 세상이 있고 그 아이들만의 세계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또 상처받을 수 있는 영혼이 있는 소중한 생명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중에 이 책과 함께 마리 홀 에츠의 [숲 속에서]와 [또 다시 숲속으로] 책을 읽으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훨씬 더 이전에 쓰인 [숲 속에서]를 읽고 있으면 왠지 모리스 샌닥 역시 마리 홀 에츠의 영향을 조금은 받지 않았을까 싶다.

모리스 샌닥의 3부작 중에『깊은 밤 부엌에서』,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너무 잘 알고 있고 번역이 되지 않은 『창 밖 저 멀리(Outside Over There)』는 꼭 영어 원서로 구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10월에 미국에서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 = Where the Wild Things Are]가 개봉해서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한국이나 싱가포르에서는 개봉이 되지 않는지 궁금해진다.  우리 아이랑 꼭 보러가고 싶다.

맥스야, 모험은 재미있었니? 나도 네 모험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고 싶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