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사의 백신 영어 - 내 생애 마지막 영어 공부법
고수민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영어에 익숙해지는 그 날까지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것도 이제 어느 덧 일년 6개월지 지났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영어는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엄마는 여전히 영어가 싫다.  

사갖고 온 교재들도 수없이 많지만, 투션도 학원도 기피한 채 가끔 오는 전화는 반갑지 않고 내가 꼭 전화를 해야 할 상황에서는 여전히 두렵다. 하기야 배짱만 늘어서 "내가 못알아들면 네가 더 힘들겠지." 이런 자세로 살고 있으니까 더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지만 말이다. 

하다못해 영어가 방송되는 TV라도 틀어놓고 보면 좋은데 아이랑 같이 보는 만화조차 내 귀에 100% 다 들리지 않으니까...... 

워낙 유명한 내용이라 여름방학이 끝나고 싱가포르에 오면서 갖고 온 책인데,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이 있다. ㅎㅎㅎ  그리고 현실적인 영어 공부의 목표를 세우라는 내용에서 가장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아이야 회화 뿐 아니라 영작이며 문법이며 학생이고 나중에 대학에 가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영어를 잘 하면 좋겠지만, 이미 40 줄에 들어가는 중년? 아줌마에게 영어란 의사소통이 되면 그만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곳이니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나름대로 유지하려면 영어를 충분히 잘 듣고 말하고 읽고 쓸 수 있는 게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또 내 아이의 영어 실력을 보며 느끼는 것이 원어민과 아닌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다. 어리면 어릴수록 영어를 훨씬 자연스럽게 배운다는 사실 - 영어에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인 전치사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니까 말이다. 

지난 번 한국의 지인과 전화통화를 할 때, 싱가포르의 전 총리인 리콴유 - 이중언어 정책 실패라는 신문기사를 읽었다며 찾아보라고 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적뒤적이니 그 기사가 눈에 띄어 읽었는데, 내가 지금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그래도 싱글리시는 영어라는 사실이다. 

아이도 공립학교를 다니기에 싱글리시를 간혹 사용하지만, 오히려 여기 있으면서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 그리고 싱가폴식 영어를 다 배우게 된다. 가끔 아이 아빠가 싱글리시 때문에 조금 짜증이 난다고 하지만, 우리 아이는 그 어떤 이상한 발음의 영어라도 다 알아듣는다. 

이런 것때문에 오히려 나중에 외국인들과 다양한 의사소통에 있어서 사투리 영어를 알아듣고 또 그만큼 언어나 문화의 다양함을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을 듯 싶다. 

미국식 영어에 길들여진 난 아직도 싱글리시 뿐 아니라 영국식 영어 표현과 발음과 단어 표기 때문에 짜증이 나거나 당황할 때가 많은데 말이다. 

이 글에 쓸 리뷰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이중언어 교육에 있어 리콴유 전 수상이 한 말은 수업에 있어 좀 더 다양성을 두고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이중언어 교육의 실패라고 해서 대부분의 싱가포르 아이들이 이중언어로 읽고 쓰고 말하고 듣기를 못한다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국어가 한자로 이뤄졌기에 음과 뜻이 다르고 그래서 당연히 중국 아이들 역시 말을 해도 그 글자들을 각각 다 익힌다는 것은 무척 힘들 것이다.  우리 아이도 영어와 함께 학교에서 모국어 수업으로 중국어를 듣는데, 차라리 말레이 어를 배우고 싶다고 한다. - 말레이 어는 글자 표기를 알파벳으로 하니 따로 스펠링을 외우는데 드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말이다.  

중국어는 한자를 외워야 할 뿐 아니라 성조까지 있어 정말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언어이기도 하다. 

또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다. 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정말 정복해보자는 결심을 또 해보았다. 아이 공부를 봐주려면 Writing 실력이 형편없기에 아이에게 밀리고, 영어 회화 역시 Listening이 안 되니까 상호 대화를 하기 정말 어렵다. 영어 실력이 아이보다 나은 것은 그나마 Grammar이고 어휘 수준은 일 년 반 배운 아이 수준이 제법 상당해서 비슷비슷한 것 같다.  

내가 있는 환경은 영어권이니 이 책을 읽고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영어를 배우는 환경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내가 모르는 한 국가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목표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일치한다. 

학원이며 라디오 강좌며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테이프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하는 그 모든 것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어 뿐 아니라 다른 학문을 공부할 때에도 각기 성향에 따라 공부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에 영어 역시 가장 좋은 것이 모두 똑같다고 절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도 받고, 정말 영어실력을 늘이기 위해서 내가 가장 우선순위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았다. 

일단, 읽고 쓰고 듣고 말하기 이 네 가지가 모두 골고루 이뤄지고 빠른 시일 내에 일취월장하면 좋겠지만 말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중고등학생과 일반인 모두에게 큰 공감이 될 책 내용이고, 또한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수 많은 학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각자에게 가장 알맞는 공부방식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를 즐길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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