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형제간의 사랑과 우애가 너무나도 잘 드러나는 책 입니다. 그리고 이 책과 함께 앤서니 브라운의 [헨젤과 그레텔][숲 속으로]를 함께 보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그냥 평범한 엄마로서 아이랑 함께 보는 그림책도 좋지만, 자꾸만 읽다보면 점점 그림책에 빠져들면서 다시 한 번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겨납니다. 

대학 시절 전공을 하면서도 유아문학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지 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라는 정도였는데, 오히려 아이를 낳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욕심이 납니다.  [유아문학]을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싶다는 것이지요. 그런 욕심을 생기에 해준 작가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지 한국에서 사랑을 무한정 받고있는 '앤서니 브라운' 입니다. 

그래서인지, 윌리 시리즈나 다른 책도 좋지만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드는 [터널][헨젤과 그레텔] 그리고 [숲 속으로]를 같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서로 비슷한 내용과 그림 그리고 또 다른점들을 비교해보는 것이 즐겁답니다.

앤서니 브라운 책들을 정말 좋아하는 나와 우리 아이. 그래서 지난 봄 앤서니 브라운의 방한소식에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몰라요. 너무 멀리 있어서 갈 수 없는 환경이었는지라 한없는 아쉬움을... 

싱가포르에서도 앤서니 브라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지요. 서점에 가도 도서관에 가도 늘 인기있는 사랑받는 그림책. 언젠가는 그림책 뿐 아니라 대작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 다섯 살 무렵 앤서니 브라운의 킹콩 책을 읽었던 것처럼 그보다 더 긴 이야기가 나오면 하고 바라고 있답니다. 

한국에 가서 앤서니 브라운을 만나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네요. 그래도 인터뷰 기사 잘 읽었고 나중에 우리 아이 좀 더 커서 영어 실력이 늘면 앤서니 브라운에게 편지 써보라고 했어요. 그러려면 홈피 주소를 알아야 할까요? ㅎㅎ 

요즘 해외 동화작가들의 홈피 주소를 열심히 알아보고 있거든요?  앤서니 브라운 이외에도 우리 아이와 제가 편지쓰고 싶은 작가들이 꽤 많아요.  우리 아이도 앤서니 브라운 아저씨의 얼굴을 잘 기억해서인지 제가 인터뷰 기사를 읽을 때엔 옆에서 외치더라구요. "앤서니 브라운이다." 언제나 푸근한 그의 미소 - 그래서 천상 동화작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윌리 시리즈가 나오는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을 무지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다른 작품도 읽어주려고 이 책을 함께 읽었지요.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재미있으면 그 작가의 작품을 다 찾아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윌리가 나오는 그림책에 비해 다소 어렵고 약간은 난해한 것 같아요. 형제간의 사랑과우애를 보여주려는 주제 인것 같은데 그림 자체가 좀 어둡습니다.

얼굴 모습이나 생각, 놀이 방법 등 뭐둔지 서로 다른 여동생과 오빠. 그래서 항상 싸우고 같이 지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엄마는 오늘 하루동안 꼭 붙어있으라는 명령(?)을 내리지요.

하지만 오빠는 그래도 여동생과 있는 것이 싫은지 터널 속으로 먼저 들어갑니다. 기다리다 오지 않는 오빠에 대한 걱정으로 여동생 또한 용기를 내어 터널을 지나가는데...
터널을 지나 정말 이상한 모습들이 등장합니다. 계속 용기를 내 앞으로 나아가지만 결국 만난것은 돌처럼 굳어버린 오빠의 모습.

오빠를 껴안으며 부둥켜 울자 신기하게도 오빠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마침내 사이가 좋아진 두 오누이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형제가 없어서 이런 책들을 읽으면 아이에게 조금 미안해지네요. 아니 조금 많이 미안하다할까요? 형제가 없어서 나중에 가족처럼 평생친구가 될 진정한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엄마의 욕심이 생깁니다.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말이 없어도 아이는 잘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는 것도 중요하단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책입니다.

우리 아이가 재작년에 쓴 독후감도 마음에 들어요. 왜냐하면 전 고슴도치 엄마니까요. 지금 다시 쓴다면 조금 달라질지 모르지만요. ㅎㅎㅎ 

[사랑의 힘]

옛날 옛날에 어떤 여자랑 오빠가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사이가 안 좋았어요.
엄마는 안되겠다고 하고 아이들을 저녁 때까지 들어오지 말라고 했어요. 사이좋게 놀다 오라고 했어요.

형은 축구공을 갖고 여자 아이는 책을 갔고 밖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같이 놀지 않고 따로 놀았어요.

그러다 형이 터널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자 아이는 겁쟁이여서 안 들어갔어요.
그래서 책을 읽고 있다가 저녁이 다 되어가는데도 안 와서 할 수 없이 책을 놓고 터널 속으로 들어갔아요.

터널은 축축하고 깜깜했어요. 그러다 숲 같이 이상한게 나타났어요.
나무들이 꼭 늑대 같고 이상한 무리들이 그려져 있었어요.
나도 터널 속이 있다면 아주 무서울 것 같아요.

여자 아이는 무슨 돌 같이 생긴 것을 보았어요. 거긴 풀도 없고 나무도 없고 숲도 없었어요.
더 가보니 돌로 생긴 사람이 있었어요.
딱 한 명 있었는데 그게 오빠였어요.

여자 아이는 너무나 슬퍼서 꼭 껴안았어요.
그러자 돌이 점점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여자 아이는 너무 기쁘고 좋았어요.
오빠와 여자 아이는 꼭 껴안았어요.
둘은 사이좋게 터널 밖으로 나갔어요.
집으로 돌아갔더니 엄마가 사이가 좋아진 것 같다고 좋아했어요.

앞으로는 싸우지 않을 것 같고, 아주 친하게 지낼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무서운 터널은 절대 안 갈 것 같아요.

만약에 내가 터널에 간다면 엄청 무서워 그냥 밖으로 도망갈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터널 속에 들어가서 돌이 되었다면 용감하게 들어갈 거에요. 돌로 안 변하는 약을 구해서 친구를 구할 거에요.

사이가 나빠서 돌로 변했지만 사랑 때문에 돌이 바뀌게 된 것 같아요.
사랑하는 게 가장 좋고 가장 소중한 것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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