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린 날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
김동수 글 그림 / 보림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오리털파카의 추억 - 내가 감기에 걸린 이유 

언제 읽어도 참 유쾌한 책. 그리고 오리털 파카와 오리털 이불의 대유행했던 그 소녀시절의 추억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더더욱이나 좋은 그림책이지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한참 떠들썩하게 세상을 휩쓸었던 오리털 생각이 납니다. 우리 집에도 오리털 파카가 식구대로 있었고 오리털 이불에 베개까지... 폭신폭신 감촉도 좋고 특히나 따뜻하면서도 가벼운 이불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빨면 빨수록 한 개 두 깨 조금씩 삐져나오는 오리털들.
요즘에도 오리털로 된 옷이 있지만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겨울철 옷 안에 많이 들어있는 오리털.

역시 동화작가가 되려면 일상생활에서 조그마한 일도 그냥 넘기면 안 될 것 같아요. 어린 시절 입은 옷에서 삐죽이 나온 깃털 하나. 그것을 기억해내고 이런 멋진 책을 만든 작가의 능력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저는 오리털이 빠지면 그냥 ‘오늘도 집 안에 털이 가득하겠군. 먼지가 많이 날리지는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단순한 저랑 많이 다른 것 같군요.
사물에 대한 관찰력과 호기심. 제가 생각할 때 우리 아이는 이런 호기심이나 관찰력이 많아 보이는데 나중에 멋진 책을 쓰는 작가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상은 잠시 엄마 고슴도치의 자식 사랑이었습니다.

일기처럼 전개되는 이야기와 매우 단순하고도 짧은 내용. 하지만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내용에 많은 의미가 들어있는 동화인 것 같아요. 그림 또한 매우 단순한 편인데 마치 가느다란 색연필로 그린 듯한 그림이 참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무슨 소재인지 제가 정확히 몰라서...
또한 꼭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이라서 그런 것인지 우리아이가 참 좋아합니다. 아마도 이 정도는 자기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꼭 따라 그리고는 하지요.

덜이 없는 오리 그림도 너무 재미있고 엄청나게 많은 오리들이 줄지어 서서 아이가 오리털을 심어주는 모습은 정말 귀엽습니다.
우리 아이는 옷 안에 든 오리털이 이렇게 많은지 아주 궁금해 합니다. 우리 아이의 호기심으로 혹시나 제 오리털 파카가 망가지지 않을까 약간 우려도 되지요.
마지막 오리까지 다 털을 심어 주고 나서 신나게 놀이를 즐기는 아이. 썰매도 타고 숨바꼭질도 하고...

“에취!”하는 소리에 잠을 깨어 보니 속옷 바람에 이불은 저만치 가 있고, 정말 이불을 잘 덮고 자는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하루에 열 번 정도는 제가 다시 일어나서 덮어주는데,
감기에 걸린 주인공,. 이불을 덮지 않아 감기에 걸렸다고 하는 엄마의 말에 오리들에게 털을 주어서 걸렸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깜찍합니다.

아이들에게 멋진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면서도 이불을 꼭 덮어야 한다는 내용까지 살짝 담고 있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 이불을 꼭 덮고 자는 것은 필수겠지요?
또한 우리나라 작가가 쓴 책이라는 게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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