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위니의 겨울 비룡소의 그림동화 47
코키 폴 브릭스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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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겨울을 보는 것도 특권이란다. ^^ 

 

일년 내내 여름인 상가포르. 학교에서도 눈에 대한 이야기를 제법 하는 것 같아요. 

"엄마, 아이들이 눈이 무엇인지 몰라?" 이렇게 말하는 우리 아이. 눈을 그리워해서 싱가포르 도서관에 가면 눈에 대한 그림책들이 유독 많이 있답니다. 

 

눈을 보려고 11월-2월까지 추운 나라로 휴가를 떠나는 싱가포르인들이 꽤 있구요. 또 스노우 시티라고 해서 사이언스 센터 옆에 작은 눈 테마파크가 있는데 그냥 조그만 눈썰매장 정도임에도 게다가 비록 인공 눈이지만 눈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랍니다.  

 

지난 겨울은 싱가포르에서 보냈기에 눈을 보지 못한 우리 아이지만 언제나 눈 내리는 겨울이면 잔뜩 차려입고 신나게 눈 위에서 놀고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드는 멋진 추억을 가진 아이인지라 학교에서 '눈' 이야기가 나오면 신나서 이야기를 하나봅니다.

 

추운 겨울 씩씩하게 뛰어 노는 우리 아이의 모습에서 역시 순수한 아이의 모습이 참 멋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역시 겨울은 추워야 제대로 겨울철 놀이를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되지요.

마녀 위니의 집에도 이제 겨울이 찾아옵니다. 바람은 쌩쌩 불어오고 거리는 눈이 내리면서 꽁꽁 얼어붙었지요. 나무에도 길 가에도 눈이 쌓이고 하늘은 잿빛 그름 가득합니다.

특히 그림 속에서 산타 할아버지가 썰매를 끌고 오다가 멈춘 장면이 곳곳에 보이는 것이 무척 재미있으면서 반짝이는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역시 작가의 개성과 재치가 들어나는 그림인 것 같네요.

날씨가 춥고 몸을 움추리는 겨울은 어른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반갑지 않습니다. 이제 밖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활기차게 놀아야 할 아이들의 운동량이 무척 줄어들지요.

이 책에는 멋진 마녀 위니가 다시 찾아옵니다. 마녀 위니 또한 겨울을 몹시 싫어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 이번에는 요술지팡이를 휘두르면서 어떤 주문을 외울지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전 이야기에서 멋지게 자신을 집을 변화시켰는데 변함없이 마녀 위니의 집은 칙칙한 검정색인 것을 본 우리 아이가 한 마디 합니다. "왜 집이 다시 이렇게 변했지?"라고 묻고서 이내 자신이 결론을 이렇게 저렇게 내려봅니다. 마술의 효력이 얼마 가지 않았을 거라는 등...

마녀 위니와 윌버는 겨울을 싫어합니다. 잔뜩 웅크리고 밖을 나가기 싫어하는 모습이 마치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마당은 눈으로 덮여 있고, 연못은 얼음으로 뒤덮여있고, 지붕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심지어 고양이 윌버의 수염 또한 고드름이 맺혀있네요. 너무 우스꽝스러운 윌버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게 표현되었답니다.

겨울을 피할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는 위니는 커다란 요술 책을 꺼내어 펼쳐 읽고, 요술 지팡이를 찾아 손에 들고 밖으로 나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압!"

그러자 그 때까지 내렸던 눈은 사라지고, 해는 다시 쨍쨍 빛나고, 하늘은 파랗고...... 마녀 위니으 주문 때문에 갑자기 여름이 찾아온 것이지요. 오로지 마녀 위니의 집만이 여름입니다.

마녀 위니와 고양이 윌버는 아주 만족스러워합니다. 그리고 빨리 온 여름을 만끽하지요. ‘여름이 훨씬 좋아!’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겨울잠을 자다 깬 작은 동물들과 꽃들은 갑자기 찾아온 여름이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직 잠이 떨 깬 동물들은 너무 피곤해 하지요. 그리고 꽃들은 힘이 없고 해볕의 따가움에 그만 시들어버립니다.

위니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를 중심으로 여름과 겨울의 날씨가 선명하게 대비됩니다. 그리고 곧 위니의 집은 추위를 피해 몰려온 사람들로 붐비게 되고, '와글와글', '시끌벅적' '뒤죽박죽' 점점 끔찍해지기 시작합니다. 발 딪을 큼 없이 꽉 들어찬 위니의 집 마당에는 일광욕하는 사람들과 물놀이 하는 아이들에 이어 심지어 아이스크림 장수까지 등장하지요.

참다 참다 드디어 화가 난 마녀 위니는 다시 집으로 달려가서 요술 지팡이를 들고 주문을 외칩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 다시 겨울이 된 마녀 위니의 집을 서둘러 빠져 나가는 사람들.

다 빠져 나간 조용한 마녀 위니의 집. 이제 다시 눈이 내리고 여름이 와서 하늘을 날다 당황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안심하는 표정 또한 무척 재미있습니다. 아주 조그맣게 그려져 있어 처음 읽을 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우리 아이가 발견하고 이야기하네요.

그리고나서 위니와 윌버는 집 한 가운데 앉아서 아늑하게 불을 쬐면서 이야기 합니다.
'겨울도 멋져!’라고...

겨울이 되면 추운 것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요. 바로 저부터 그렇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춥다고 따뜻한 곳만 찾아다니지 않고 보다 더 활기차게 겨울을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렵니다. 춥다고 웅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추위를 이겨나가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계절에 상관없이 늘 뛰어놀기를 바라는 우리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렵니다.

현우야! 엄마도 추운 겨울이 좋아.


올핸 눈 내리는 겨울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갈 거고 그 곳에는 일년의 1/4이 눈 내리는 겨울이잖니? 

4계절 뚜렸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게 큰 축복이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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