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내기 이야기 보물창고 1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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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주인공을 가리켜서 당돌하다고 해야하나, 순진하다고 해야할까요?

시골의 농촌 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소박한 우리의 삶과 겨울철 모습도 참으로 정겹습니다. 약 10년 전 제 부모님께서 아버지의 정년퇴직 후 아무 연고가 없던 시골로 내려가서 살고 싶다고 그렇게 몇 년을 살 던 때가 계셨지요.

책을 읽으면 그 때 그 시골 풍경이 자꾸만 눈 앞을 스쳐지나갑니다. 이제는 정리하고 다시 올라오셨기에 그 시골 마을엔 갈 일이 없지만, 책을 보니 자꾸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토끼도 기르시고 닭도 기르셔서, 우리 아이 아기 적에 친정에 가면 암탉이 나은 달걀도 줍고 토끼 먹이도 주고 그랬는데 너무 오래 전이라 우리 아이는 기억이 나지 않나봐요.

농사를 다 짓고 난 겨울철 농촌 마을은 참 여유롭지요. 친정 아버지께서도 그 때 겨울철이면 마을회관에 모여 이웃 분들과 어울리셨는데... 또 그 생각이 나네요.
책 속 주인공 동해. 정월엔 아이들과 연날리고 제기차고 놀기보다는 어른들이 모여서 보내던 윷판을 기웃하며 참견하고 심부름하고 그랬는데, 대보름이 지나고 나니 어른들이 시들해졌는지 더 이상 윷판을 벌이지 않네요.

그럼에도 허전함을 참지 못하여 그 주변을 얼쩡거리다 영도 할머니와 내기 윷판을 벌이게 됩니다. 그런데 그 내기가 송아지를 걸고 하는 것이었으니......

이길 줄 알았던 영도는 지고, 그 때부터 영도 할머니만 보면 피해다니게 되었지요. 자신이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게다가 자신의 집 소가 드디어 송아지를 낳게 되고, 아버지께서는 그 송아지를 자신의 형 몫으로 두겠다고 하니 어쩜 좋을까요?

혼자서 하는 동해의 고민, 가족과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도 아버지의 말을 듣고 놀라서 마음이 조마조마 끙끙 속앓이를 해대는 동해의 모습이 책 속에서는 어찌 잘 드러나는지요!


옆에서 함께 책을 읽는 우리 아이는 "그럼, 송아지를 안 주면 되잖아." 이렇게 말을 합니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하는데 그럼 안 된다고 하고서 계속 책을 읽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드디어 영도 할머니가 동해의 집 가까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급기야 동해는 울음을 터뜨리고 "안 돼요. 송아지를 가져가면 안 돼요!" 하고 영도 할머니 앞을 가로막지요.
무슨 영문인지 알게 된 동해의 엄마와 영도 할머니. 한바탕 웃음과 함께 마음을 놓게 된 동해의 마지막 모습도 눈에 선하게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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