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외계인 - 산타로스에서 온 엄마, 초록별문고 001
박지기 지음, 조형운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와의 이별, 엄마가 주는 사랑 ^^

[엄마는 외계인] 요즘 워낙 판타지 류의 동화도 많이 있고, 외계인을 소재로 하는 것도 많이 있기에 처음에는 그냥 외계인 엄마와 겪는 좌충우돌 코미디같은 동화일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왜 책을 주문하면서 내용을 자세히 안 읽었는지, 보통은 꼼꼼하게 읽고 사거나 아니면, 이미 구입하려는 목록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나 읽지 않은 책을 사는 편인데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고 그나마 제대로 눈여겨 보지 않고 산 책이지요.
하지만 정말 읽기 잘 했다는 결론과 함께 작가님의 다른 책인 [내 친구 깜지]와 [내 동생이 더 소중해]를 읽어보고 싶어요.

환경에 대한 내용을 가족간의 사랑과 슬픈 이별 속에 숨겨놓았네요.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깊이 생각할 수 있었고요.

주인공 솔이. 오리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아빠와 아픈 엄마를 두고 있는 초등학생 외동딸 이랍니다. 다소 엉뚱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지요.

갑자기 부쩍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아빠 덕분인지 또 외계인에 대한 무시무시한 꿈을 꾸게 된 솔이.
아빠를 사랑하기에 마을 어른들이 자신의 아빠를 가리켜 '황백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때로는 당돌하고 야무진 솔이.

아픈 엄마가 갑자기 외계인이라는 사실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서 그동안 부쩍 아빠가 외계인에 대한 들려준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솔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엄마의 행동이 남들과 달라서였을까요?

대머리가 된 엄마, 게다가 정말 외계인처럼 눈이 크고 광대뼈가 불룩 튀어나오고 얼굴 살이 쭉 빠졌답니다. 산타로스 별에서 올 때 10년간 숨쉴 수 있는 공기주머니를 갖고 왔는데, 이제 그 공기주머니가 수명이 다 되어 아픈 것이라고...

다시 산타로스 별로 가서 새 공기 주머니를 갖고 오면 되는데, 그 별의 시간으로는 일주일이지만 지구 시간으로는 10년이라며, 솔이에게 엄마와 이별의 순간을 서서히 알려줍니다.
솔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혹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안다면 정리를 하고 간다고 하는데, 솔이의 엄마도 그랬을까요?

솔이에게 자연을 사랑하고 지구 환경을 위해 힘쓰라는 말이 자꾸 가슴에 와닿네요.
"엄마 대신 지구를 지킬 사람은 바로 솔이야!"
"내가 지구를 지켜야 한다고?"
"솔아, 넌 엄마의 분신이야. 그러니까 엄마가 없을 땐 네가 지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해."

"어떻게 하면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솔이는 어떻게 할 거야? 하루빨리 병이 낫도록 돌봐 주겠지? 그런 마음으로 지구를 돌보는 거야. "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 알지? 솔이 넌 네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돼. 그동안 엄마도 엄마가 할 수 있는 일만 했잖아. 세탁기 사용하지 않기, 동물 사랑하기 같은 것 말이야."

"그럼, 난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샴푸 많이 쓰지 않기 같은 일만 하면 돼?"
"그것도 아주 좋아!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마음을 다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단다. 꽝꽝 언 저수지의 얼음도 한꺼번에 녹지 않는단다. 저수지 가장자리 어느 한 곳에서 먼저 얼음이 녹기 시작해. ~ 지구를 살리는 것도 똑같아."

땅의 소중함, 점점 오염이 되고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져 피부암과 각종 질병이 많아지고 이상기온으로 인한 재해가 심각해지기에 책을 읽으면서 엄마와 이별에 대한 아픔과 가족의 소중함과 더불어 환경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하네요.

산타로스 별에는 오염되지 않은 땅과 푸른 나무를 보러 가기 위해 돈을 내야한다는 말도 먼 외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없네요.
요즘엔 저도 자꾸 자연을 생각하게 되고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거든요. 아이랑 가급적 자연을 많이 바라보자. 또 풀과 나무와 멋진 친구가 되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솔이는 엄마를 떠나보내기 전 늘 아픈 엄마에 대한 기억만 떠올리기가 싫어서, 엄마의 발자취를 따라가봅니다. 엄마가 하는 일을 꼼꼼하게 보며 더욱 엄마와 많은 추억을 가지려고 하지요.

엄마가 우주선을 숨겨놓았다는 동굴에 갔다가 자신이 꾼 꿈처럼 놀라서 도망을 왔던 일. 드디어 엄마가 떠나고, 아빠는 솔이와 함께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가짜 장례식을 치루게 됩니다.

정말로 가짜인지, 우주선이 밤중에 하늘로 오르면서 산불이 나고 그 흔적이 보이지만...
솔이 엄마가 정말로 외계인인지 그것은 이 책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솔이 엄마가 떠나기 전에 솔이에게 또 다른 말을 하지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랑 헤어지면 마음 속에 밭고랑처럼 깊은 골이 생긴다며, 또 꼭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되었을 때도 그러하고요.
그런 골이 몇 개가 생기며 그 골에서 나무와 씨앗이 자라며 어른이 된다고 합니다. 아픔을 겪은 뒤 자라는 나무는 더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기에, 골이 생긴다고 결코 슬퍼하지 말고, 엄마랑 다시 만날 때 멋진 어른이 되라고 하는 장면을 읽으며 눈시울이 자꾸만...

만남이 있으면 당연히 이별이 있겠지요. 그 순간이 언제 올지 또 어느 정도로 깊은 골이 새겨질지는 다 다르겠지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골을 만드는 것이라는... 솔이는 멋진 엄마를 둔 덕에 엄마와 이별의 순간을 잘 견디고 있는 것 같아요.

이별을 앞 둔 아이들에게도, 또 언젠가는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을 하기에 많은 어린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고, 환경에 대해서도 느끼는 바가 많았기에 우리 아이에게도 꼭 읽어주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감수성이 예민한 우리 아이가 제발 눈물을 글썽거리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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