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사냥 보림문학선 7
레이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매스 스태에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 중세 시대를 암흑의 시대라고 부른다. 그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듯 싶다. 문화와 예술의 부재도 그러했을 것이고 더불어 종교재판과 마녀사냥이 성행했던 시대였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처음 내가 종교재판이나 마녀사냥에 대한 내용을 들은 것은 아마 중학생이 되어서였을 듯 하다. 지금은 초등학생이 세계사를 배우지만(확실하지는 않지만) 그 땐 중학교 때 처음 배웠던 것 같았으니 말이다.

동화책이나 다른 책에서 그런 말을 듣지 못하다 그냥 학과 공부 시간에 그려려니 했었던 마녀 사냥. 하지만 지금 40이 가까와지는 내 나이에 [마녀 사냥] 책을 읽으면서 공포와 경악. 그리고 사람들의 집단 이기심이 불러일으키는 크나 큰 죄악의 모습에 나 역시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말았다.

자신의 엄마가 마녀라고 종교 재판에 회부되고 고문을 받고 결국 마녀라는 시인을 하게 되고... 급기야 마녀임이 드러났다며 화형식을 거행하는 사람들.
집단 광기에 휩싸이듯 그것을 보며 신이 난 사람들의 이기적인 마음과 무지. 정말 기가 막히다고 말하는 것 이외에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았다.

책을 읽기 전에도 다소 마음이 무거웠는데, 그리 길지 않은 책을 들고 시종일관 눈물까지 글썽거려야 했던 [마녀 사냥]

주인공 소년의 나이가 열 다섯 이나 열 여섯 이라고 하는데, 아주 어린 소년도 아님에도 자신의 엄마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자꾸 나약한 마음을 먹게 되고, 게다가 사람들의 공포와 무지, 포악과 편견, 잔인성을 경험한 그 주인공 소년 에스벤의 모습이 자꾸 눈 앞에 아른거린다.

도망을 가서 쓰러진 에스벤을 발견한 한스 박사. 그 역시 에스벤의 엄마처럼 아픈 사람이 있으면 돌봤고, 조용히 살아가던 수사였다.
오히려 남을 도왔지 결코 해를 끼치지 않던 한스 박사. 그리고 에스벤의 엄마.

한스 박사와 함께 살며 점점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에스벤. 하지만 결국 또 한 사람의 죽음과 집단 광기와 무지는 또 한 번의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그냥 학교에서 공부를 통해 배웠을 때에도 잔인하고 참 무지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에스벤의 모습과 자신의 엄마가 죽어가던 과정이 책 속에 그려지고 또 한스 박사 역시 그런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읽으면서 나 역시 인간이라는 게 부끄러워진다.

혹시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몰아간 적은 없었을까?
지금은 종교 재판이나 마녀사냥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죄악은 또 다른 악을 낳지 않았을까 돌아본다.

요즘엔 집단 따돌림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문제 역시 종교 재판과 마녀 사냥과 하등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 그리고 아직 어린 우리 아이. 아마도 나중에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다.
또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보다 바르게 그리고 용기를 갖고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현명함과 지혜를 갖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더 이상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지 않기를... 그리고 늘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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