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드리드 할머니와 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2
첼리 두란 라이언 글, 아놀드 로벨 그림, 정대련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히 구입하게 된 이 책. 하지만 너무 특이한 소재와 구성, 재미있는 이야기는 단숨에 우리 아이와 저를 사로잡았지요.

제가 우리 아이의 그림책을 구입할 때, 보통은 서점에 가서 직접 살펴보거나 도서관 등에서 재미있게 빌려본 책,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독자 서평 등을 살펴보고 구입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아무 사전 지식을 얻지 못한 체 구입하게 되어 제게는 작은 모험이었지요.

워낙 출판사에 대한 믿음과 칼데콧 아너상이라는 이유로 구입하게 되었지요.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다른 그림책에 비해 작은 크기와 까만 표지에 있는 달과 좀 이상하게 생긴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혹여 재미없는 것은 아닐지 잠시 걱정하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건 기우였음을 알았지요.

저 뿐 아니라 아이도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졸라대고 또 책 안에 나오는 주인공 힐드리드 할머니가 밤을 쫒아내는 모습을 흉내내기도 하였지요.

이 책은 이야기의 소재 뿐 아니라 그림이 흑백으로 되어있고 가는 펜으로 그려진 것 또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난히 밤을 싫어하는 힐드리드 할머니는 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싫어합니다. 박쥐, 올빼미, 두더지, 들쥐, 나방, 별, 그림자, 달빛 모두모두. 우리 아이는 별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별까지 싫어하다니"하고 책을 읽으면서 꼭 이 부분이 나오면 이야기를 하지요.

그래서 할머니는 밤이 되면 빨리 밤을 몰아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 터무니없어서인지 보는 사람들이 너무 재미납니다.

빗자루로 쓸고 커다란 삼베 자루를 만들어 밤을 쑤셔 넣으려 하고, 가마솥에 불을 지펴 밤을 펄펄 끓여 김으로 날려보낸다는 것이 기가 막힙니다.하다못해 밤을 가위로 자르려 지붕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우물 속으로 넣어보기도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밤이 없어지고 아침이 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한 장면 장면 너무 재미있고 황당한 할머니의 행동에 아이는 숨을 죽이고 책을 뚫어져라 봅니다.
드디어 견디다 못한 할머니는 밤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우유도 주고 합니다. 밤은 아기가 아닌데도...

화가 난 할머니는 발로 밤을 쾅쾅 구르고 팡팡 때리고... 하지만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밤.
이제 할머니는 제풀에 지쳐 포기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요.

"더 이상 밤한테 신경쓰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며 밤에게 등을 돌리는 순간 장면이 바뀌고 힐드리드 할머니의 하품하는 모습과 동이 트고 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답니다.

해가 환히 뜬 아침이 밝아오지만 밤새 잠을 자지 못한 할머니는 이제 다시 해가 지면 일어나겠지요. 그리고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림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고, 그 그림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간결하고 함축적인 이야기와 그림이 너무 잘 조화가 됩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그림자 인형극 같은 것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한 밤을 무서워 하거나 자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은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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