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는 길 느림보 그림책 11
심미아 글 그림 / 느림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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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기 전 우리 집에서는 해지는 모습을 늘 볼 수 있었지요.
어떤 날은 정말로 환상적으로 붉게 타오르는 해와 그 주위 모습에 집 안 일을 하다가 아이를 불러서 같이 감상을 하곤 햇었지요.

하지만 지난 봄 이사를 하고 나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동네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다가 쌍무지개가 뜨는 것도 자주 보았고, 저녁이 되면 별이 뜨는 모습을 보면서 북두칠성이랑 카시오페이아 별도 찾아보곤 했었지요.

어릴 땐 그렇게 별도 저녁 노을도 참 많이 봤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점점 도시에 우뚝 솟은 아파트 때문에 그런지, 또 공기가 점점 오염이 되어서 그런지 별이 뜨는 것도 보기 힘들고 무지개는 더더욱이나 보기 어려워졌네요.

이번에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기사를 어제 우연히 접하고 나서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멋진 별똥별 쑈를 꼭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답니다.

우리 아이가 어릴 때 쌍무지개가 뜬 적이 있었어요. 아이 두 살 무렵이라 사진만 달랑 남아있고, 우리 아이 기억 속에서는 없는 그 무지개. 그리고 그 이후로는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지개를 볼 수 없네요.

이렇게 이 책은 제 어린 시절의 향수와 함께 우리 아이에게도 이렇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게 만드는 책이랍니다.
또한 작가가 쓴 다른 책인 [고양순]이랑 [장화 쓴 공주님] 책을 읽었고, 그 두 권의 그림책을 참 좋아하는 팬이기에 이 책도 애정을 갖고 읽을 수 있었어요.

고양순은 흠흉한 고양이의 행동에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리며 읽었다면, 장화 쓴 공주님 역시 개성만점 공주님의 행동과 그에 따른 백성들의 반응에 참 재미있고도 인상깊었던 동화였지요.

그런데 이번 책인 [집에 가는 길]은 서정성이 뛰어나면서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도 있는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기에 참 좋아요.

또한 [고양순]에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내용. 정말 압축된 짧은 이야기 속에서 드러난 유머에 놀랐었는데, 이 책에서도 절제된 언어의 깔금함은 꼭 시와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답니다.

우리 아이도 학교에서 집으로 올 때까지 제법 걸어요. 차를 타고 올 때도 있지만, 가끔 함께 걸어올 때면 길가에 핀 호박덩쿨도 그 옆에서 자라고 있는 민들레 꽃도 보고 오지요.

어떤 날엔 낮에 나온 반달을 보면서 일기장에 쓴다고 꼭꼭 마음에 새기고, 뭉게뭉게 핀 구름을 보면서는 어떤 모습을 닮았는지 서로 알아맞추기 시합을 하지요.

가끔 저녁에 피아노를 치고 돌아올 때면 마중을 나가요. 초저녁인데도 겨울이라서 깜깜한 밤 하늘에는 별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 아이랑 그 별들을 하나씩 세며 집으로 돌아오지요.

이제 우리 집에서는 멋진 저녁 놀을 볼 수 없지만, 밖에 나가서 해넘이를 보게 되면 아름답게 물든 저녁놀을 볼 수 있겠지요?

늘 보던 것일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큰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고, 또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멋진 아름다움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줄 수 있는 그런 동화인 것 같아요.

동심의 세상이 아니라면 결코 느끼지 못할 멋진 그림책.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평범하지만 특별한 한 소녀를 만날 수 있었던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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