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세 광개토 태왕 세트 - 전2권
이현세 그림, 예영 글, 김용만 감수 / 녹색지팡이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30-40 세대라면 어렸을 적에, 아마도 까치의 팬이 아닌 사람들을 별로 찾아보지 못할 것 같다. 나 역시 만화를 자주 보았었고, 까치와 엄지가 나오는 이현세 씨의 만화를 정말 좋아했던 애독자 중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나는 [이현세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라는 책이 10권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 보지 못한 책이지만, 초등 1학년이 된 우리 아이 게다가 요즘 사극 열풍 때문에 역사 학습만화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 관심사를 한국역사 공부에 자연스럽게 연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광개토태왕. 전에는 광개토 대왕으로 알고 있었는데, 태왕하니까 역시 더 위대해보이는 느낌이 든다.
우리 아이도 지금 고구려 땅이 우리나라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중국에다 돈을 주고 사거나 그냥 달라고 하면 안되냐고 물은 적도 있다.

나 역시 무척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이현세 씨의 이름을 걸고 만든 만화라서 그런지 처음부터 관심이 많이 갔다. 지난 번 파주 책 잔치에 갔을 때에도 우리 아이는 광개토 태왕이며 대조영, 정조대왕 이산 등 학습만화를 보는 것마다 다 사달라고 했었다.
그런데 어떤 책이 더 좋은지 잘 모르겠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그리 고민하지 않고서도 덥썩 구입할 수 있었으며, 읽으면서도 역시 대만족이었다.

캐릭터 모습도 마음에 들고, 위인은 어릴 때부터 남다르고 늘 항상 앞서 나갔다는 이야기보다는 역시 개구쟁이 여느 아이들같았던 어린 시절의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1권 첫번째 장면. 광활한 고구려의 영토가 보이며 궁궐에서는 광개토태왕의 어릴 때 이름 즉 '담덕'이 없어졌다며 다들 찾아나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난리가 난 궁궐 상황.

바로 뒷장을 열면 어린 담덕의 모습이 보인다. 개구쟁이 같으면서도 순수하고 착해보이는 모습이 얼굴 표정에 생생하게 나타난다.
역시 이현세 씨의 작품은 만화를 한층 업그레이드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야기 구성도 늘 탄탄했지만, 캐릭터 묘사도 탁월하고 스케일 역시 웅장하다.

어떤 학습만화는 캐릭터가 너무 왕자와 공주같은 그림이라 마음에 안 들었던 것도 있는데, 이 책은 내용과 이야기 전개, 꼼꼼한 역사 감수까지 이루어졌기에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할 수 있는 것이다.

담덕 왕자가 호위무사를 따돌리고 어릴 때 함께 한 친구들을 찾아서 만나지만,  친구들 역시 망설이고 그러던 차에 그를 찾아나선 왕궁 호위무사들에게 붙잡혀 또 다시 궁궐로 들어가게 된다.

고구려를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로 만든 광개토태왕의 모습도, 학교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는 역사 자료들도 풍부했던 책이기에 난 광개토태왕에 대해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는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각 장마다 나온 [고구려 역사 탐구] 내용은 정말 요긴하다.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였던 것 같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내용이 빼곡히 나온 것을 보니 미리미리 책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알고 있다면 재미있는 학습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말 외워야하는 암기 과목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구려 역사 탐구]에서는 700년 고구려의 모든 것을 다루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활상, 옛이야기와 같은 내용을 현재 발굴해낸 고구려의 유적이나 유물 자료를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정말 유익하다.
나중에 박물관이나 유적지에 갈 때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사실, 고구려의 국토가 가장 넓었던 시기는 광개토태왕이 아닌 그 아들 장수왕 때이다. 그럼에도 왜 광개토태왕이 더 비중있게 다뤄지고 역사적으로도 위대한 업적을 높이사는지는 아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광개토태왕이 단지 영토를 넓히려고 한 것이 아니며,  백성들이 행복하고 잘사는 나라를 꿈꾼 위대한 왕이라는 말에 백배 공감한다.

책 2권 뒷부분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 아이도 종종 "엄마, 왜 고구려가 통일을 하지 신라가 통일을 했어?" 하고 묻기도 하고, 나 역시 어릴 적에 그런 생각을 했지만, 책에 나온 말을 듣고보니 광개토태왕은 진정한 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구려가 이 땅의 수호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쪽에 있는 우리가 외세의 침입을 막아 주는 것이야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단군의 후예를 지키는 것이 아니겠느냐?”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있는 지금, 난 이런 인물이 나온다면 주저하지 않고 뽑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무척 어린 시절에 왕이 되어 짧은 삶을 살았던 그의 생애에 그러한 업적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놀랍다.

광개토 태왕은 18세에 왕이 되어서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니까 말이다. 18세라면 겨우 고등학생인데....

우리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해줬더니 무척이나 놀라서 그런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엄마의 나이와 아빠의 나이를 잘 알고 있는 아이는 39세에 죽었다는 말에 슬퍼하고 또 엄마보다 훨씬 어린 시절 전장에 나가 선두지휘를 하며 싸워서 이기고 영토를 넓혔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북쪽으로는 거란과 숙신, 후연, 동부여, 남쪽으로는 신라를 침략한 백제와 일본[왜]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고구려의 세력권 안에 두었으니까......

지금의 우리나라 지도를 우리 아이 네 살 무렵부터 벽에 붙여놓고 있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아이는, 늘 나라가 너무 작다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책을 통해 고구려의 가장 번성했던 나라의 영토를 눈으로 확인하며 얼마나 속상해하는지 모른다.

1권 처음 담덕의 어린시절로 시작해서 마음의 벗을 만나게 되고 실패를 통해 성숙해가는 담덕, 광개토태왕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우리 아이도 늘 실패를 두려워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두렵거나 피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고, 힘들고 어렵고 실패를 하더라도 자꾸 도전하는 것이 멋진 어른이 되는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점점 개구쟁이 소년 담덕은 멋진 왕으로 변모해간다. 소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광개토태왕의 마지막까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전쟁하는 장면, 우리 아이도 그렇고 남자 아이들은 어쩜 그리 칼이나 창과 같은 전쟁무기나 전쟁 장면을 좋아하는지.... 정말 재미있게 본다.

이현세 씨의 첫 역사 인물 만화라고 하는데 그래서 더욱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고, 책을 읽고 난 지금은 다른 역사 인물에 대한 만화 시리즈가 모두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든다.

지금은 우리 영토도 아니고 중국에서는 역사왜곡을 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열심히 노력해서 부강한 국력을 만들고 세계 속에 우뚝 서는 한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멋진 고구려의 정신과 광개토태왕의 업적을 알려주면서 자신 멋진 꿈을 꼭 이루는 어린이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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