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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샘에게 보내는 편지.
처음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쓴 편지라는 말에 내용이 무척 짧고 쉬울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고보니 그리 짧은 내용도 아니고 내용 역시 가벼운 주제는 더더욱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에도 자폐증이나 비슷한 류의 아이들에 대한 책을 읽었던 생각이 났고, 대학 때도 전공이 교육과 관련되어 있었기에 자폐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았는데,
난 책 뒤에 나오는 샘의 표정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책을 읽고 샘에게 보내는 편지 블로그에 들어가 그 사진들을 보았을 땐 정말 더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멋진 웃음을 웃고 티없이 맑은 아이가 그렇다니!





결혼을 하기 전과 결혼을 하고, 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은 점점 달라졌다.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걸어다녔던 계단이 아이들에게는 무척 가파르고 폭이 넓어서 힘들다거나, 난간 사이로 아이들 머리와 몸이 쑥 빠져나갈만큼 틈이 많으며, 냉온수기와 정수기의 뜨거운 물은 꼭 아이들의 눈높이였던 것에...
온통 아이들이 다니는 세상은 위험천만이었다. 난 졸졸 아이를 따라다니며 아이가 다치지 않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고 했던 수 많은 나날을 보내었다.
심리학자. 상담가. 게다가 전신마비에 주위의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할아버지가 자신의 손자인 샘에게 들려주는 편지.
샘은 우리 아이보다 불과 몇 달 늦게 태어났으니 지금 우리 아이와 비슷할텐데, 과연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더욱 궁금해진다.
언젠가는 꼭 샘의 모습을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책을 빨리 보는 편이라 하루 몇 시간이면 다 볼 수 있었지만. 이 책은 그렇지가 못했다. 몇 장을 읽다 내려놓고 그 다음 날 다시 몇 장을 읽고...
내가 읽어도 그리 쉬운 내용이 아닌 책을 나중에 꼭 샘이 읽을 수 있기를 나 역시 간절히 바란다.
샘의 성장과정이 어떠하였고, 현재는 어떤 수준에 와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알고 싶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사랑 많은 할아버지와 엄마, 아빠의 사랑 안에서 샘이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뿐이다. 사실 자폐증상이긴 하지만 샘의 경우는 경미한 것이라 하니...
자신의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남을 위한 상담가로 살아가는 수 많은 나날의 경험이 아마도 샘에게 쓰는 편지를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샘,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펴고 네 삶을 바라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 때 네가 찾는 너만의 인생지도가 네 손바닥 위에 놓일 것이다.
상처받기 쉬운 여리고 약한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비상 깜빡이를 켜고 "제게 문제가 생겼어요. 하지만 전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라고 표현할 수 있을 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 훨씬 안전한 길이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아마도 샘은 사랑이 가득한 한 사람의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중에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을 때가 꼭 오기를 바라면서...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또 한 번 바라본다. 내게 주신 소중한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