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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ㅣ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평점 :
오래된 것의 소중함이란 애정이 깃들어있기 때문이겠지?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이 나왔다는 말을 신문에서 먼저 보고 알았다. 를리외르란 생소한 직업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더불어 알 수 있었던 책.
처음엔 이 책이 유럽의 어느 작가의 책이란 생각을 했었다. 를리외르란 말도 그렇고 책 속 배경도 프랑스이니까...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저자를 보니 일본의 그림책이다. 일본 작가의 책. 사실 그래서 더 부럽기도 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도 있고, 우리의 책 중 세계 책박람회 같은 곳에 출품해서 좋은 성과를 올리는 책은 역시 우리의 문화를 담은 책이 대부분이란 생각에 조금은 질투도 생겼다.
어찌 되었든지, 북아트에 관심도 있고 또 약간은 배웠기에 '를리외르'란 직업이 참 멋있어보였고, 나 역시 망치로 두드리고 그렇게 해서 가죽장정을 입힌 나만의 책을 한번 만들고 싶어졌다.
책의 겉표지 재질도 참 특이하다. 왠지 얇은 종이를 덧대어놓은 듯한 착각이 난다. 수채화로 그린 듯한 책 속 그림 역시 책의 분위기를 한결 고조시키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번역이 원래 그런지, 약간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뚝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를리외르 아저씨의 무뚝뚝함이 실감이 났다. 하지만 를리외르 아저씨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안다.
때마침 어린이 동아에 이 책의 감수와 추천을 맡은 백순덕 선생님의 기사가 났다. 같이 보여주며 또 한 번 를리외르란 직업에 대해서 아이랑 이야기할 수 있었다.
주인공 소녀 '소피' 책을 사랑하는 소피는 자신이 아끼는 도감이 너덜거리는 것을 보며 슬퍼한다. 하지만 너무나 소중한 책이기에 새 책과 바꾸기는 싫었으니...
그 때 를리외르를 찾아가라는 말에 소피는 를리외르 아저씨를 찾아서 간다. 책 의사 선생님이란 말이 를리외르란 단어를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를리외르의 작업실. 책이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장면. 를리외르 아저씨와 소피와의 이야기를 통해서 난 를리외르 아저씨의 어린 시절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장인정신' 에 대한 생각도 났다. 일본은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아마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살짝 받는다.
우리도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승문화재들이 자칫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 많다. 또 이미 사라진 것도 있고...
책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만의 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듯, 우리의 것에 대해 보다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마음을 갖을 필요가 있다는 사실까지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멋진 책으로 장정된 식물도감. 소피는 그 식물도감을 보면서 나중에는 식물학자가 되었다.
어떤 기회를 맞이하느냐,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따라서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