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슨 날? 그림책 보물창고 38
콘스턴스 W. 맥조지 지음, 메리 와이트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오늘은 무슨 날?> 같은 제목의 책을 두 권 읽은터라 이번에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오늘은 무슨 날이라고 했을까 궁금증이 일었지요.

겉표지 그림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엄마, 이거 우체국에서 온 상자 같은데..."
"엄마, 아니면 신문지를 버리려고 상자에 담아둔 거 아니야?"

이른바 우리 동네에서는 매주 목요일이 되면 재활용 수거를 합니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신문과 상자, 각종 종이와 플라스틱, 비닐봉지, 유리병 등 상자에 혹은 바구니에 넣고 버리려고 내려가는 모습을 본 아이는 그렇게 묻습니다.

"맞아, 상자 안에 신문지도 있잖아. 분면히 버리는 거야."

이제 드디어 책을 열고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우리 아이가 생각했던대로 분리수거, 혹은 우체국이나 택배상자일까요?

책을 넘기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부머라는 강아지입니다. 사실 강아지라고 하기엔 커서 개라고 해야겠지만 왠지 강아지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니...

그래도 이름이 있으니 '부머'라고 부르면 되겠지요?

아침을 먹고 늘 하던대로 동네 산책을 하고 싶지만 오늘은 이상합니다. 하지만 영리한 부머는 바로 이상함을 느꼈는지 자신 혼자 놀아야하는 날이라고 나름 결론을 내지요.

아이들은 얼굴은 보이지 않은채 이리저리 물건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몸만 보이는 그림.
"엄마, 이제 알았어. 이사하려고 하는 거야."

딩동댕.
드디어 맞추었습니다.

우리 집도 이사를 자주 다녀서 그런지 이사할 때마다 엄마인 제가 가장 힘이 들지만, 지난 봄 이사를 할 때에는 아이의 짐이 많아져서 같이 짐을 챙기고 정리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부머는 혼자 놀기로 결심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두색 테니스공을 찾지만 집 안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네요.

게다가 갑자기 초인종이 울리고 낯선 사람들이 큰 상자를 들고 들어옵니다.
옷장과 서랍, 찬장에서 모든 물건을 끄집어 내지요. 그 물건들은 모조리 큰 상자에 담겨큰 트럭에 실리고 이제 사람들과 부머 역시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갑니다.

과연 부머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요?
영리하지만 이사를 한 적은 없는지, 아니면 부머의 기억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부머입니다.

우리 아이도 어릴 때에는 이사가 무엇인지 모르고 짐을 싣고 차를 타고 가고 새로운 텅 빈 집에서 분주한 가운데 뛰어다닌 때가 있었는데, 과연 그 때 우리 아이도 부머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지네요.

이젠 우리 아이도 그 때의 기억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니 그냥 시간 속에 묻혀 확인되지 않고 지나가겠지요?

하지만 부머가 도착한 곳은 아마도 전보다 훨씬 좋은 집인가봅니다.
이상한 꽃들이 피어있고,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을 거리가 있고, 시난게 파헤칠 구멍이 있으며, 뒤꽁무니를 쫓을 청설모가 있는 멋진 곳.

게다가 새로 사귈 예쁜 친구도 만났으니까요.
새로운 집,
이제 이사짐을 풀고 그토록 좋아하던 연두색 테니스 공도 자신의 눈앞에 있습니다.

행복한 부머.
쿨쿨 단잠에 빠진 부머의 모습 속에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한 후 좋아하던 우리 아이의 모습이 겹쳐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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