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 산다는 것
오동명 지음 / 두리미디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새삼스레 부모가 되면서 느끼는 것들이 참 많이 있다.

혹시 독신이었다면 또는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가 없어서 부모가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없었더라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재작년 친정 어머니께서 대수술을 하시고 치료 때문에 고생을 하신 적이 있다.

몇 십 년을 자식을 기르고 또 시부모님을 모시고 고생을 하셨기 때문에 혹시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또한 내 아이가 자주 아프고 태어나서 입원을 몇 차례, 벌써 수술을 몇 번이나 했기 때문에 부모의 마음과 함께 나를 길렀던 우리 부모님의 마음이 어떠한가 하는 것을 잘 알고 더욱 더 잘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아이를 기르다보니 주로 읽는 책이란 게 아이와 함께 읽는 동화책이 대부분이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그림이 가득한 그림책이고 이제는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서서히 글밥이 많은 동화책도 같이 읽고 있다.

가끔 부모교육용 책을 읽고 예전에 참 많이 읽었던 소설이나 수필 등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게 되어 올해는 나 자신을 위한 책도 좀 읽으려고 하는데...

책을 읽기 전에 책 뒤에 나와있는 글을 읽어보았다.

생의 마지막 날

당신이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건강하게 자라라. 네 뜻을 굽히지 말고

기를 수 있도록 노력 정진하여라.

곁에서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일찍 떠나서

정말 미안하구나. 사랑한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고, 나 역시 아이를 기르는 부모이기 때문에 곁에서 아이를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만일 내 생의 마지막 날이 될 때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그 말이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말이라면 난 내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심사숙고해보았다.

아이랑 가급적 늘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이야기하고 했던 시절.

요즘 초등학생이 되면서 역시나 우리 아이는 조금씩 변해간다.

물론 아직도 품 안에 있는 자식이지만 서서히 독립적이 되고 내게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도 생기는 것 같다.

가끔은 학교 생활이 재미없다고 유치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하는 우리 아이.

다소 글자도 작고 내용도 많았지만 짧막짧막한 이야기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기에도 좋았고, 심심할 때 조금씩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한 달 동안 즐거운 시간이 되었고 또한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보다 생각할 수 있었다.

이런 책을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읽게 되니 더욱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어린 아이 였을 때의 기억은 거의 없고, 취학 전 시기의 기억 또한 떠오르는 것은 별로... 초등학생 시절에는 친구들이랑 동네 아이들이랑 모여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가득하고...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을 거쳐 대학에 가며 나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직장이 직장인지라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그 때의 마음이랑 내가 결혼해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의 마음, 또한 이제 내 아이를 기르면서 보는 시각은 너무나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참 세월이 빠른 것 같다. 창창했던 20대가 훌쩍 지나가고 어느 덧 30대 후반을 치달으니말이다. 그리고 2007년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도 다 지나갔으니 이제 정말 얼마 안 있으면 40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참 많은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했고 때로는 빙그레 미소를 짓고 때로는 슬퍼 눈물 방울도 맺힌 한 권의 책.

그리고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고 우리 친정 부모님 뿐 아니라 시부모님 생각이 무척 많이 났다.

5월 편지 쓰기 이벤트도 많았는데 중간에 이사 때문에 무지 바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새 27일.

하지만 아직 가정의 달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오랜만에 친정 부모님께 편지 한 장을, 그리고 처음으로 시부모님께도 편지를 드려볼까 한다.

내 아이에게 과연 어떤 것을 남겨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고, 아직까지도 꿈을 잃지 않고 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리는 그런 엄마로 내 아이에게 보여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에게 더욱 사랑을 주는 부모가 되고, 또 나를 지금까지 있게 만든 부모님께 더욱 효도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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