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씨 씨를 뿌려요 우리 땅 논두렁 밭두렁 1
이동렬 지음, 정종훈 그림 / 해피북스(북키드)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어릴 때 시골에서 산 적도 없고 워낙 식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기에 화초 기르시는 취미가 있었던 할아버지와 친정 아버지와는 달리 집에 화분이 많이 있어도 그리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결혼 전 정년퇴직을 하신 아버지께서 달리 할 일이 없다고 하시며 시골에 가셔서 몇 년 살고 계셨던 그 때에도 난 친정을 찾으면 울 아이랑 고추도 따고 오이도 따고 했지만 꼭 그 때뿐이지 돌아서면 다 잊어버렸다.
 
어느 덧 아이가 커서 외가집이 시골에 있을 때 닭도 길렀고 계란을 낳으면 같이 집어오기도 했다고, 또 토끼도 길렀는데 같이 먹이도 주었다고 하면 자신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무척 아쉬워한다.
 
그럴 줄 알았더면 사진이라도 찍어두는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다시 올라오실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가까이에 계시는 부모님 덕에 자주 찾아보고 또 우리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담뿍 받을 수 있는 것은 좋긴하다.
 
그리고 우리 집에선 하지 않지만 친정에서 주말농장을 하고 또 아파트 1층이라 앞에 미니화단을 가꾸기 때문에 자주 가서 우리 아이랑 나는 생생한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다.
 
그리고 아파트 주위로 개발이 한창이기에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우리 동네는 아직도 논과 밭이 많이 있고 여러가지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의 모습도 눈에 띄기에 아이에게는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공간과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멋진 자연의 모습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다만 엄마가 너무 몰라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할 수 없기에 나 역시 우리 아이와 함께 열심히 동식물 도감도 살펴보는데 정말 어렵다. 책에서 보면 쉬운데 직접 밖에 나가서 보면 그 풀이 모두 똑같이 보이는지...
 
친정에 가면 친정 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하며 또 주말농장에 가서도 형부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아이랑 나는 함께 배우게 된다.
 
나이가 들면 자연이 그립다고 하는데 나도 이제 점점 자연의 소리가 그리워진다.  아마도 철이 든다는 증거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나만 먼저 읽었기에 옆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우리 아이는 자꾸 나를 쳐다보았다.  이따가 숙제 다 하고 읽어주겠다고 했더니 무척 좋아하며 후다닥 숙제를 해치운다. 진작에 빨리 할 것이지... 그리고 아이와 함께 읽는데 역시 나 혼자 읽는 시간에 몇 배가 걸렸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고 하나하나 관심을 갖고 질문하는 아이를 보며 무척 흐뭇했다.
 
아빠가 암에 걸려 병원에서 한참을 지내고 공기 좋은 시골에 내려가게 된 두 주인공 아이들. 이름도 넘 특이하고 예쁘다. 큰산이와 꽃내.
 
처음에는 시골에 가는 것이 불만이었던 큰산이와 꽃내 두 오누이는 점점 시골의 멋진 모습과 친구들과 친해지고 도시에서 놀고 컴퓨터 안에서 있는 것보다 이렇게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자연과 친구가 되는 것이 얼마나 더 즐거운 일인지 알게 된다.
 
농촌으로 내려갈 때 시댁이 농촌이기에 좀 더 쉽게 내려갈 수 있었던 꽃내 가족이 부럽기도 하고, 동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농촌의 모습과 또한 분교의 아이들의 생활, 그리고 농촌의 봄 풍경이 생생하게 나와서인지 무척 재미있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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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파주 책잔치에 있는 보리 출판사에 다녀왔다. 요즘 계속 책잔치 기간이라 우리 아이랑도 이틀에 걸쳐 갔다왔지만 아직 둘러보지 못한 곳이 있어 다시 한 번 가려고 한다.
 
우리 아이도 보지 못한 보리. 그래서 사진을 찍어왔는데 꼭 가서 같이 관찰하자고 약속을 했다.
사실 나 역시 벼는 많이 보았는데 보리는 처음이었다. 벼이삭과 보리 이삭을 비교하고 관찰해보고도 싶고 밀도 보고 싶은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밀을 보는 것이 무척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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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아래 사진은 친정에서 찍은 사진이다. 주말농장에 심고 남은 것을 개별 정원에 심어두었는데 덕분에 우리 아이랑 나는 신나게 관찰할 수 있었다.
 
위 사진은 딸기. 딸기 꽃이 그렇게 예쁠 줄 몰랐다. 딸기 열매가 빨리 자라고 쑥쑥 크는 모습도 옆에서 관찰하고 싶다.
 
아이랑 스케치도 하고 싶은데 왜 그리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지 큰 일이다.
 
아래 사진은 포도나무이다. 작년에 심었는데 올해는 제법 자라서 포도를 직접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포도를 꼭 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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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이 책을 읽으면서 봄에 산으로 들로 다니며 볼 수 있는 우리의 풀에 대한 내용과 또한 씨앗으로 뿌리는 식물과 감자와 고구마 같은 것도 비교해보고 관찰해보았다.
 
아래 사진은 토마토이다. 쑥쑥 자라서 맛있는 토마토를 볼 수 있기를...
내년에 심을 때에는 꼭 한 두 개 정도 씨앗을 남겨달라고 해서 아이랑 관찰해보고 싶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심을 때 불러달라고 해서 나와 아이와 즐거운 체험을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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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보시다시피 고구마이다.
겨우내 두었던 고구마가 어느 새 싹이 트고 있었다.
싹을 떼어내고 먹으려다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두었던 고구마.
 
이 책에서도 감자와 고구마가 나오는데 감자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에도 심고 또 줄기와 꽃을 관찰하고 직접 감자를 캐어보았기에 싹을 보여주고 도려내고 먹었는데...
 
고구마는 처음이라 두었다.
책에서도 나오기 때문에 무척 좋아하는 아이.
고구마 싹이 한 군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여러군데 난 고구마 싹을 잘라 심는다고 이제는 우리 아이도 잘 알고 있다.
감자 역시 마찬가지라고 잘 이해한 아들.
왠지 나 역시 뿌듯하다.
 
다음 번에는 강낭콩과 완두콩도 심어보고, 또 새싹 채소도 한번 심어보련다. 꽃씨도 심는다고 해놓고 자꾸만 깜빡하는데 내년 봄에는 나 역시 조그만 화단을 베란다에 만들어볼 것이다.
 
버들피리를 만들어 노는 장면을 보며 우리 아이도 버들피리를 만들고 싶다고 하고, 난 왠지 분교에서 선생님과 몇 명 안 되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이 무척 행복해보인다.
 
모를 심는 장면, 비닐하우스에서 비 소리를 듣는 장면, 개울가에서 민물고기를 잡고 천렵을 하는 것 등은 아직 나도 해본적이 없어 무척 부럽다. 논두렁에서 멸치국물도 맛을 낸 국수를 먹는 것도 무척 해보고 싶다.
 
밥보다 면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 국수 해달라고 한다. 아마도 내일 점심은 국수일까!
 
이 책은 <우리 땅 논두렁 밭두렁 >시리즈의 봄 편인데 여름과 가을, 겨울 철의 이야기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농촌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 농산물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기를 수 있는 그런 좋은 책이 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다소 생소한 단어 역시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우리 정서를 담은 책이라서 그런지 아이 역시 무척 즐기며 읽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는 아빠의 모습에 힘찬 박수를 보내며 여름 편에서는 꼭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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