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아침 일찍 가는 우리 아들.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숙제는 발표연습이다.
매일 한 가지씩 발표 준비를 해오라고 내용을 알림장에 써주신다.
어느 날 알림장을 보니 엄마에 대한 소개글을 한 줄 문장으로 적어놓았다.
"우리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십니다."
나는 좀 의아했다. 얼마 전까지도 맛있는 요리를 많이 해달라고 하며, 엄마도 음식점처럼 그렇게 요리할 수 없냐고 타박한 우리 아들이 왜 이런 글을 썼을까? 도대체 어느 정도 말이 되어야지.
그래서 난 우리 아이에게 물었다.
"현우야! 엄마가 잘 하는 요리가 뭘까?"
그런데 우리 아이의 대답이 더 웃겼다.
엄마가 어떤 요리를 잘 한다는 말이 아니라...
"엄마, 원래 컴퓨터라고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터'가 생각이 안나서... 그냥 '요리'라고 했어."
그럼 그렇지, 내가 왠 요리...
하지만 좀 서글프기도 하다.
주부생활 벌써 9년차에 들어서는데 정말 요리는 꽝이니... 요즘 정말 요리학원이나 문화센터 요리강좌에 몇 달 다닐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서 말이다.
어찌 되었는 그 날 졸지에 난 최고 요리사가 되었다. ㅋㅋㅋ
"우리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십니다." 라는 우리 아이의 글 때문에.
과연 선생님도 날 요리 잘 하는 엄마로 알고 계신 것을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