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빠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 - 늘 바쁜 아빠가 가슴으로 쓰는 편지
윌리엄 란드 리빙스턴 원작, 코하세 코헤이 글, 후쿠다 이와오 그림, 이홍렬 옮김 / 깊은책속옹달샘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아들, 현우야!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

지난 번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이 어린이 그림책에 놓여진 곳 새로나온 코너에 예쁘게 진열되어 있던 것을 보았습니다.

<아들아, 아빠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 라는 제목도 눈에 띄였지만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맨인 이홍렬씨의 모습이 담긴 책 표지를 보고 왜 사진이 붙어있지 하고 궁금해졌지요.

모처럼 맘먹고 간 서점이었지만, 시간이 없은 관계로 살짝 들춰보지도 못한 채 그냥 나서서 집으로 와야만 했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책을 아이랑 처음 읽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울 신랑에게 주면서 아이랑 같이 읽어보라고 했었지요. 가끔 재미있는 책이 있으면 같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또 우리 아이 역시 아빠가 읽어주는 책을 좋아하기에 이 책 역시 권했는데 제가 아이랑 먼저 읽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 우리 아이는 제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엄마, 제목이 이래서 엄마가 아빠한테 읽어보라고 했어?"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에게 대답해주었지요.

"음, 오늘은 엄마가 네게 읽어줄테니까 나중에 아빠랑 꼭 같이 읽어 봐! 여기도 아들아, 아빠가~  이렇게 써있으니까 이 책은 아빠랑 너랑 같이 읽는 책이야."

그렇게 말하고 책을 읽어내려갔습니다. 

사실 책을 읽을 때 저자와 출판사를 꼼꼼하게 따지는 편인데 이 책의 원작인 리빙스턴도 거의 몰랐고, 코하세 코헤이 라는 사람은 처음 들어봤고  왜 이홍렬 씨의 모습이 있나 했더니 이 책을 옮긴 사람이란 걸 알았습니다.

첫 장부터 아이는 잠이 들었고 아빠는 아이의 자는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말을 합니다.

아빠는 오늘 맘 너한테 몹시 미안하구나.  / 오늘 일을 돌이켜보니 가슴이 너무 아파서 / 이렇게 살며시 네 방에 들어왔단다. / 세상 모르고 잠든 너는 정말 조그만 아이구나.

전 사실, 우리 아이가 "엄마도 이렇게 반성해 봐!" 라고 당돌한 소리를 할 까 겁이 났지요. 하지만 우리 아이는 졸린 눈을 게슴츠레 감은 체(이 책을 밤중에 읽었거든요.) 말을 합니다.

"엄마, 정말 아빠랑 읽으면 좋겠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 아빠들 무척 힘든 것 저도 잘 알고 있지요. 늘 아침 일찍 직장에 나가 밤중에 들어오고... 하지만 우리 신랑은 그래도 아이랑 잘 놀아주는 편이거든요. 잔소리랑 혼내는 것도 주로 제가 많이 하니까요.

한 번 아이를 혼낼 때는 무섭게 하지만 역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빠가 아닌 저이기에 자꾸 잔소리와 야단이 느는 것 같아요. 게다가 요즘 뭘 배우러 다니느라 바쁘기도 했고 집에 와서도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많았기에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부터 책을 넘길 때마다 책 속 주인공인 아빠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제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답니다.

오늘도 책 읽어 주기 전 저는 컴퓨터를 하고 있었고 울 신랑이랑 아이는 아빠 방에서 컴퓨터로 게임을 같이 즐기고 있었거든요. 요즘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좀 많이 하는 것 같아 화를 내고 빨리 자야한다고 말을 하면서 저 역시 아이랑 놀아주기 보단 저만의 자유시간을 맘껏 누렸기 때문에 화 낼 자격이 없는 엄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아침에 아이를 깨우면서, 또 밥을 먹이면서,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면서 계속 잔소리를 퍼부었거든요. 대한민국에 모든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재촉을 한다고 하지만 좀 더 빨리 아이를 재우지 않고 늦게 일어나는 것만 뭐라고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많이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하나인지라 함께 노는 친구가 없어  늘 심심하다고 하지만, 친구랑 놀 수 있는 시간도 한정적이고 역시 집에 있는 가족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우리 아이 이렇게 세 식구니까요.

물론 저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 역시 소중하지만 요즘 아이에게 많이 소홀히했기 때문에 너무 많이 아팠답니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는 엄마를 탓하지 않고 늘 애교를 부리고, 환하게 웃고 아빠랑 읽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한 후 천사처럼 잠이 들었지요.

책 속 아빠처럼 하지는 않았지만, 요즘 초등학교 입학 전이라 조급한 마음에 친구랑 놓고 '왜 누구처럼 못하니?' 라든가 '엄마가 컴퓨터 그만 하라고 했잖아!' 이렇게 말로만 할 뿐 정작 다른 방안을 제시해주지 못했기에 아이에게 너무나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하지만, 자책하지 않고 앞으로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과 여유로이 기다려주렵니다.

조금 더 한글을 빨리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아이가 사랑을 받고 남을 사랑하며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잘 알고 있다고 머릿속에 생각하면서도 늘 실천하지 못하고, 타인에겐 너그러우면서도 정작 내 아이에겐 슈퍼키드가 되길 바라는 엄마의 욕심을 이제는 버리렵니다.

"사랑하는 아들 현우야! 엄마가 네게 너무 미안해.

이제 엄마와 많이 더 시간을 지내고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자구나!

공부 때문에 힘들게 하지 않고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맘껏 뛰놀자구나! 

엄마가 너무 많이 잊고 있었어.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귀한 선물이 바로 너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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