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누가 220km로 만든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속도로 달리면 큰 일 날텐데...

 

이것도 토요일 사건입니다.

요즘 자동차를 타고 가면 차 안에 있는 물건에 관심이 무척 많은 아이 때문에 울 신랑은 대답을 해주기에 바쁘답니다.

전 그 흔한 장롱면허도 아닌 무면허에다 자동차 하면 차 키 열고 시동 켜는 정도라... 아이에게 자동차에 대한 것은 거의 이야기를 해 줄수 없지요.

게다가 요즘에는 아이랑 울 신랑 겨울방학 내내 카트라이더 자동차 경주에 심취해 있어 자동차 속력에 관심이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카> 영화 속에 나오는 자동차 경주를 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는 고속도로랑 자유로를 달릴 때면 마치 자동차 경주하는 것 처럼 중계까지 하지요.

 

어제도 앞에서 운전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또 속력을 살피며 묻습니다.

"아빠, 지금 얼마큼 달리는 거야?"

그리고 네비게이션에서 가끔 알려주는 말. <이 도로는 시속 90km 구간입니다.> 하고 낭랑한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아빠, 그럼 더 빨리 달리면 어떻게 해?"

길이 막혀 자동차가 제 속도를 못 내고 천천히 달릴 때면 눈금이 줄어드는 모습에 더욱 재미있게 관찰을 하고, 완전히 차가 멈춰 서 있으면 눈금이 '0'에 와 있는 것을 보며 또 묻지요.

"어떻게 숫자가 0에 와있어?'

그 정도야 저도 아니까 대답을 해 줍니다.

"자동차가 달리지 않고 있을 때는 속도가 나지 않으니까 '0'에 있는거야."

알았다고 하는 표정. 하지만 무척 궁금한 게 많은 아이는 또 묻습니다.

"아빠, 그럼 220km로 달리면 어떻게 해? 얼마나 빨라?"

물론 저도 알고 싶습니다. 꼭 차 타고 갈 때면 그만큼의 속력이 궁금해진 아이는 역시 지나치지 않고 질문을 하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어디에서 이만한 속력을 내고 달리겠습니까?

용인 자동차 경주장에 한 번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멀고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요즘은 춥고 자동차 경주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독일 아우토반에서는 시속 220km뿐 아니라 300km로 달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였더니 나중에 자기는 꼭 독일에 가서 자동차를 타고 달릴거라고 하더군요.

제가 그만한 속도를 느끼고 싶으면 나중에 같이 고속철도를 타보자고 했습니다. 아마 조만간 고속철도를 타야할 것 같은데, 그냥 왔다갔다 할 수는 없고 여름 휴가를 고속철도 타고 하야하나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 계속 자동차 속도계를 보면서 미련이 남는 듯 마지막까지 이렇게 외칩니다.

"그럼, 누가 220km로 만든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달릴 수 없는 속도를 왜 자동차에 만들어 우리 아이의 호기심만 가중시키니까요.

그런데 울 아이 말을 듣고 저도 한번 정도는 그 속도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과연 얼마큼 빨리 달리면 시속220km로 달리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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