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아이랑 하루종일 지내다보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바로 그런 경우이죠.

아이가 하나이다보니 역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이 있고 이제는 그냥 제가 책 읽어주기로 마음 편히 가졌지만 언제나 책 읽어주고 또 같이 놀아주고 학교에 갈 준비 시키느라 공부 시키고... 놀이터에서 놀 시간이나 친구랑 놀 때 이외에는 역시 엄마인 저랑 함께 있는 아이.

엄마에 대한 애정 역시 각별하고 또 아빠랑 노는 것과 비밀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제게는 늘  다른 데서 보이지 않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표현을 합니다.

겨울 방학 - 유치원이라 3주 정도 했었는데, 울 아이 정말 원없이 컴퓨터 게임을 아빠와 즐겼습니다.

하루종일 틈 나는 대로 열심히 쪼르르 아빠 방으로 들어가 둘이 같이 게임하는 것을 보고 전 무척 말렸지만 울 신랑 그것도 한 때고 원없이 하고 나면 덜 할거라고 하며 둘이 휴가기간 내내 정말 신나게 하더군요. 

카트라이더는 울 신랑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자동차 게임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어느 정도 레벨이 되어야 우승한다고 밤새 아이가 잘 때에도 열심히 자동차 경주를 합니다.

그리고 중독성이 강한 것 같아 가장 하지 않았으면 싶었던 메이플 스토리,  요즘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이름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컴퓨터를 켜고 끄고 자주 업그레이드를 하고...

그나마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좋은 효과를 얻은 건 수학 실력 뿐, 물론 컴퓨터가 다 계산을 해주니 틀릴 걱정 없지만 자신이 점수를 얻고 그 점수로 물건을 사고 또 팔기도 하고, 전 하나도 모르는데 무척 잘 하더군요.

실제 슈퍼에 갈 때도 그처럼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슈퍼에 가서 거스름돈 받아오라고 하면 난리가 납니다.

아, 제가 볼 때 크레이지아케이드 게임은 이기기 위해서는 그래도 상당히 머리를 써야하기 때문에 좀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북아트를 배우느라 많이 집을 비우고 또 집에 오면 피곤해 책도 잘 읽어주지 않아 오늘은 큰맘 먹고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유치원에 늘 늦게 가는 아이라 오늘도 역시 일찍 재우려는데 잠은 오지 않고 눈만 초롱초롱 빛나고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책을 더 읽어준다고 하면서 두 권의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좀 긴 책이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다 제 목이 아프더군요. 그래서 아이에게 잠을 자라고 했습니다.

울 아이 하는 말

"지금은 로딩중입니다."

"내가 로딩 중이라고, 그러니까 잠을 자는 중이라는 뜻이야."

우리 아이는 컴퓨터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졸렸는지 그 말 하기가 무섭게 잠이 들었네요.

책이 수면제였던 시절, 우리 아이 서너살 때는 몇 글자 없는 그림책 열 권 정도 읽으면서 스르르 잠을 잤는데 요즘엔 책 내용을 알고 싶어 졸린 눈을 비비고 잠을 깹니다.

원없이 책 읽고 잠이 드는 아이. 그러면서 늘 책을 너무 적게 읽어준다고 하지요. 이제 여덟살이 되었는데 혼자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과연 언제쯤 혼자 책을 읽으려고 할지... 왜 혼자 읽으면 재미가 없다고 하는지... 점점 두툼해져가는 책이 무섭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