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를 파 먹는 아메바 벌레처럼,

인간도 소를 고기로 분해하여 찢어 먹고 산다.


소의 원죄는

인간의 꼴라당 주둥이 감각에 있다.


소가 스스로 진화를 거듭해서

인간의 혀를 정복하여 똥 씹은 맛을 낸다면,

소는 비로소 아가리 혓바닥으로부터

자유를 되찾을 것이다.


소야, 너의 육신을

소똥 맛으로 진화시켜야만 한다.


똥 맛 나는 고깃덩어리로

스스로를 만들지 못한다면,

인간 곁에서는 항상 선혈의 고기로 먹히고 만다.


인간 종족이 건설한 탐욕과 감각의 제국에서

지구의 그 어떤 모든 것들을

가만두지 않을 텐데 소인들 성할성싶었더냐.


도살장 앞에서 커다란 눈동자를 파르르 떨며

눈물지을 일만은 전혀 아니더란다.


소들아, 풀 대신에 사료라도 꾸역 꾸역 되세김질로 반추하며

 위대한 우상의 선조로 부터 계시를 받고 부디 힘을 내라.

너희들의 복수가 은근하게 졸아 졸도할만큼

고도로 치밀해야 되지 안 켔나?


나를 비롯한 모지리들과 함께

오늘도 소주 한 잔에 육신이 마비되고 

자네 몸덩어리 한 점을 혓바닥과 침으로 섞어 접촉시키며

돌돌 감치면서 맛 조타라고 취하고 말거란다.


안 먹어도 되는 날은 우리 영혼이 몸의 속박으로부터

영원히 해방되는 날.

불가능하겠지? 우(牛)~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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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09-15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 저녁으로 정말 쌀쌀합니다.
감기조심 꼭 하시고요, 편안하고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yureka01 2015-09-15 22:4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계절의 변화가 감지되는 저녁이네요.
점점 하늘은 높아지는 시간..
후애님도 편한 시간 되시길 바라구요 ㅋ~^^.
 

 

온라인에서 일 면식도 없는 분의 블로그를 보고

문학적인 감수성이 짙으면 우선적으로 눈 여겨 보는 버릇이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밑그림이 호감의 작용으로 나타난다.


블로그을 어떻게 알게 된 구체적인 기억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문학적인 색채를 엿보게 되니 그저 반가울 따름이었다. 

 

정재영 님(블로그에서는 어사매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은

소설을 쓰신 작가이셨던 것은 훨씬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역시나 그랬구나, 작가다운 느낌이 다르지 않았구나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책을 출간하면서 주소를 주십사 간곡히 부탁하고

책을 드릴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받고 나서 당신 자신의 책도 있다 시면서

두 권이나 보내 주셨다.

(아 정말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기분?" 들었다.)

 

 

한 권은 사진 에세이와 소설책이었다.


특히 사진 에세이 분야의 책이라서 어찌나 반갑던지,

국내에서 출간되는 책 중에 사진 에세이는 웬만해서는

거의 다 사보는 편인데 글쎄 이 책은 미처 알지를 못 했다.

알라딘에 책을 검색해도 키워드로 걸리지 않았던 것이

내가 모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었다.

 

 

작가는 횡성에 계시는 분이셨다.

횡성에 섬강과 횡성호가 있었고 여기에서 담은 풍경 사진과

전형적인 농촌의 살가운 사진들이 연작으로 나열되었고

그 사진에서 추출된 작가의 추억과 삶과 인생을 녹여서

한 권의 에세이로 풀어 내었던 것이다.


어릴 적의 가난이 만들어 준 결핍의 맛이 이제는 

추억의 그리운 맛으로 둔갑 된다는 것은 작가의 나이가

이미 젊은 나이가 아닌 중년 이상의 나이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런 고달픈 시간들, 배고파 퍼먹던 어머니의 마음같은 아련한 맛들.

그런 곳에서 살았던 시간의 뒤안길로 된 모든 것들이 그리워 먹먹해지며 급기야,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효과는 감성의 울컥함이 농밀하게  다가온다.


그 시대 그 나이 또래에 반드시 겪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의 피치 못한 이야기는

때로는 식상하고 지루한 이야기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의 아련한 추억이 뼈가 저리듯 다가오고

심장이 붉게 뛰도록 돋아나는 되새김질이었다.


우리의 삶이란 것은 특별한 것보다는 이렇게 보통의 가난한,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그 어떤 삶에서 우러남이 반드시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 평범함 속에서 나오는 그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주목되고 느껴지는 이유는 아닐까 싶었다.

사진이 평범해도 담긴 이야기가 그래서 더욱 특별히 질펀해지는 까닭이다.

 

 

책은 한달음에 읽었고 편한 느낌의 진한 그리움으로

점철되어 심장의 촉수가 가볍게 발작한다.


왜 섬강에서 그리움을 만나게 된 이유를

책에서 끈덕지며 물고 늘어지게 꺼내 놓은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게 작가의 가슴에 조각된 그리움이라는 모종의 응결된 정체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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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보내 주신 책... 감사히 잘 읽었어요.리뷰 간략하게 기술했습니다.

보통 사진 에세이는 이때까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한번 읽고 덮어 책장에 꽂아 보관 진시용으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각 날 때마다 다시 펴 보는 순환성이 있었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예외는 아닐 것이라 장담하죠.


이게 어쩌면 사진이 많은 지면을 차지하게 될 때,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사진을 두고 두고 오래 보는 힘이 있더군요.


계속 사진 담아 주시고 글 쓰고

언젠가 새로운 이야기의 책으로 엮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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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1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09-11 10:27   좋아요 2 | URL
책이 편안하게 읽혀지더라구요.나이들어 가면서 추억이 그리움으로 나오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헉 카메라가 앙증맞게 이쁘다.

시인의 카메라가 이렇게 이쁘면..
사진으로 시심이 폭발할 거 같아...

...

반질하게 윤기가 흐르고 반짝이는 폼이
클래식처럼, 아날로그틱한 감성을 자아 낸다.

흐.....좋아해주셔야 할텐데....^^.

역시 줘서 기쁜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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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9-10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메라가 정말 예뻐요~~ 갑자기 제 카메라가 시커멓고 못 생겨 보입니다 ㅋㅋ

yureka01 2015-09-10 09:58   좋아요 2 | URL
ㅎㅎㅎ제가 쓸 게 아니라....선물할려니 고민 엄청 되더라구요...우선 사진 찍어 보여 드리니 흡족하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이던지요.

양철나무꾼 2015-09-10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핸드폰에 딸린 카메라로 완전 만족하기로 했답니다. 사진은 잘하는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려구요~^^

yureka01 2015-09-10 11:05   좋아요 2 | URL
요즘 핸드폰 카메라 성능이 왠만한 사진전용 똑딱이 카메라 보다 좋아요..^^.
게다가 핸드폰이라서 즉시성의 사진으로는 딱이거든요.
기록성에 무엇보다도 충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당연히 사진의 감성적 특징을 잡아내는데도 무리없다죠..

PS : 리뷰 봤습니다. 책내고 처음으로 책 리뷰보고 울컥한 기분은 또 처음이었습니다.
고마워요 ~~~

stella.K 2015-09-10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메라가 카메라를 찍다니...! 묘한대요?ㅋㅋ

yureka01 2015-09-10 12:00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ㅋㅋㅋ^^..

samadhi(眞我) 2015-09-10 16: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폼잡고 필름 돌리면서(?) 찍던 카메라 닮았네요. 그리움 담은 카메라네요. 탐심이 마구마구 치솟습니다. 받으시는 분 행복해지시겠어요.

yureka01 2015-09-10 16:27   좋아요 2 | URL
아날로그같은 감성이 느껴져서 예쁘더라구요.^^.

보슬비 2015-09-11 0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선물이네요. 받으신 분이 정말 좋아하실것 같아요.
핸드폰 카메라로만 사진을 찍다보니 은근 하나의 기능만을 가진 카메라가 그리울때가 있어요.^^

yureka01 2015-09-11 09:21   좋아요 1 | URL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 잡을 때 사진 찍는 기분과
핸드폰으로 사진 찍을 때 기분은 같지가 않더군요..

2015-09-11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09-11 09:20   좋아요 1 | URL
오 ..현장에 계시는 군요..저도 건설업이라서 더 반갑네요..^^.

감사합니다...
 

 

 

 

 

푸른 잎 하나 없이 서 있는 나무는

유령같이 휭한 소리를 낸다.


빈 가지 끝에 매달린 손은

제 스스로의 힘을 잃어 푹푹 꺾고


물 위에서 물기 없이 푸석푸석 바스러져 내리는

껍질 사이, 굵은 구멍으로 바람은 길을 내고 있다.



황무지가 생각난다.


천 년 동안 비가 내려도 마실 수 없는 비에

다들 목이 타들어 가는 곳에서

호흡은 서서히 멈추고 말았다.


나무가 여름에도 헐벗은 채로,

어이 어이 꺼지는 소리만 가엽게 웅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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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9-0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곤 쉴레의 그림 중에 겨울나무 연작이 있습니다. 저 사진 속 나무처럼 가지가 가늘면서도 하늘 위로 솟아 올라있습니다. 두 달 지나면 휑한 겨울나무를 보게 되겠군요.

yureka01 2015-09-10 08:54   좋아요 1 | URL
여름인데도 잎사귀 하나 없이 나목이니 마음이 꽹하더라구요..
 

소설의 저자이신 정재영님으로 부터 받은 책...
대체 얼마만에 소설인지...

소설병 도지면 안되는데.ㅎㅎㅎ
작가님 잘 읽을 께요.^^.

또한 사진에세이집도 더불어서 받았다.
알라딘에서능 검색이 안되서 북풀로 표시를 못했다.

일주일 먹거리 같은 언어의 양식 주셨더라.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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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8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09-09 09: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책을 서로 선물하여 주고 받는 표현이 아주 좋더라구요..
에세이집은 편안하게 볼 수 있고..
소설책은 어떤지 아직 읽지는 못했어요..

조만간 소설책도 리뷰 한번 올려야 겟습니다~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