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뭐랄까. 시원섭섭? 책을 내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하고부터 1년 내내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늘 찜찜하게 자극하고 가슴 한쪽 구석이 뜨끔뜨끔 한 통증 같은 게 걸리적거렸는데 이제야 마지막 표지 디자인까지 마무리했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아는 것도 일천하니 그저 무엇인가에 대한 결핍과 내면적인 슬픔의 힘이었을까 싶었다. 여기에라도 매달리지 않고 넉넉하니 살만했다면 스스로를 만들지 못했으니 어쩌면 사는 게 너무나도 심드렁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늘 생각한다.
사는 게 별거 없다고 하지만 이 우울의 한 가운데서 느끼는 감성의 정체가 '왜 별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하게 된다. 진짜 별다른 것도 없다면 왜 이렇게 아등바등 매달려야만 했을까 싶었다. 등 따시고 배부른 노예가 싫었다. 삶의 일종의 일탈과도 같은 자유를 그리워했기에 사진이랍시고 만만하게라도 찍어야 했으며 글이라도 밥 먹듯이 블로그에 토해내지 않으면 안 된 것이었을 테다.
'더 완성도 높게'라는 욕심이야 한도 끝도 없겠지만, 여기서 이게 내가 만들어 내는 최선이었다고 핑계를 댈 수밖에 없다. 원고를 마감하며 마지막 탈고를 하고 넘길 때 에필로그에서도 다 끄집어 낼 수도 없는 것들도 많았지만, 어쨌거나 여기까지 왔다.
그동안 이때까지 오면서 수년간의 블로그에 쉼표를 찍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사진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고대하며 이런 블로그에서 블로그 이웃분들, 친구들 덕분에 책이라도 낼 수 있었음을 기쁘게 고백한다.
PS : 책 나오면 힘 닿는 능력 되는 대로 재고가 있는 마지막 부수까지 북풀에서 소통하셨던 이웃분들이라면 한 권씩 돌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