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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에 사용된 힐빌리는 미국의 백인 중 기계공이나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단어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제이디 밴스'는 1984년에 출생한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출신의 힐빌리다. 오하이오의 철광도시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경험한 저자는 서른 한살의 나이에 소설이 아닌 회고록을 썼다는 면에서 특이한 이력이 아닐 수 없다. 그가 태어난 미들타운은 산업혁명의 쇠퇴로 점점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빈민층이 늘어나고 사람들은 자포자기, 사회에 대한 불만, 게으름으로 자가당착에 빠져 지낸다.
일자리와 희망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큰폭으로 사라져 가는 낙후된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저자도 비참한 미래를 앞둔 아이들 중 하나였다고 한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알콜중독자였으며 할머니는 13세부터 임신, 유산, 출산을 반복하다 우울증에 걸린다. 폭력적인 부모에 대한 도피의 일환으로 미성년에 결혼한 어머니의 삶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첫 남편에게서 딸을, 두번째 남편에게서 아들 제이디 밴스를 얻었고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남편과 애인을 갈아치우며 자녀를 불안 속에 방치한다. 저자는 고등하교 중퇴를 가까스로 면했고 주변사람들을 향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망가지기 직전의 지경까지 이르렀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 서술되어있는 내용들은 저자가 실제로 경험한 인생의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D 밴스는 아메리칸드림을 기어코 이루어 내고 만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한 이유를 사람들에게 자포자기 직전까지 간다는게 어떤 느낌이고 ,어쩌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였다고 한다.
저자는 경제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 종교, 문화라는 다양한 방편으로 힐빌리들의 삶이 미국 안에서도 두드러지게 후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솔직하게 경험을 토대로 기술하고 있다. 믿기지 않는 미국 사회의 일면을 접하며 이것이 실로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세상의 현실일까? 의구스러운 내용까지도 수록되어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선진국인 미국에도 노동자들의 삶, 가난한 자들의 삶은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 번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