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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향한 이정표 - 이슬람 원리주의 혁명의 실천적 지침서
사이드 쿠틉 지음, 서정민 옮김 / 평사리 / 2011년 7월
평점 :
이 책의 저자인 '사이드 쿠틉'은 이슬람 원리주의 이론과 행동철학을 다듬고 체계화하여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이슬람 이데올로기화’와 ‘이슬람 혁명’이론의 주창자이다. 하지만 사이드 쿠틉은 아랍 민족주의의 영웅이라는 이집트의 대통령 나세르조차도 이슬람의 적으로 간주했다. 그에게 나세르는 이슬람의 범지구적 형제애 대신 민족주의를 강조하고 이슬람 법 질서를 존중하지 않았던 타락한 지도자에 불과했다.
'이슬람원리주의'는 한마디로 이슬람교에서 코란의 가르침에 따라 원래의 이슬람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다. 18세기를 시작으로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슬람의 세계는 서구에 의해 문화적, 정치적 판도가 뒤바뀌는 전환기를 맞게 되고 결국에는 서구의 지속적인 위협에 이슬람 세력을 쇠퇴하고 몰락하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이슬람의 부흥과 재건은 위해 탄생하게 된 사상이 바로 “이슬람 원리주의”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이슬람 전근현대 역사 전반에 걸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이슬람 원리주의, 이슬람 부흥 운동, 이슬람 개혁 운동, 이슬람화 운동 등 다양하게 불리는 이슬람세계의 개혁 운동은 크게 두 흐름으로 파악된다. 하나는 이슬람의 전통과 가르침을 두텁게 강화하면서도 서구와의 공존과 협력을 도모하는 사회적 지적 운동의 방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서구의 바이러스를 오늘날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단정하고 과감하게 서구를 버리고 이슬람의 원론적 가르침에 충실하자는 완고한 영적 운동이다. 후자를 대표하는 1960년대의 중심인물이 바로 '사이드 쿠틉'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용어 자체가 서구가 만들어 낸 왜곡이고 허구라는 정통 이슬람 학계의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은 책이다. 이슬람은 종교의 기능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인간의 구체적인 삶의 양식과 가치관의 토대가 되고 있다.
둘 다 서구에 의해 지배당하고 왜곡된 무슬림 사회의 현상 타파를 위해 무슬림들의 이상향인 무함마드 예언자 이후 정통 칼리프 시대로 돌아가기 위한 영적인 다짐으로 쿠란과 순나에 충실한 삶의 회복을 그 중심에 두고 있지만 실행 방식에 있어서는 천차만별이다.
2001년 9월11일 미국에서 벌어진 테러사건, 그리고 그의 결과로 발발하게 된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이슬람의 테러 조직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급증하게 되면서 그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어왔다. 특히, 테러 조직들의 사상적 배경에 연구의 중점을 두게 되면서 이슬람 원리주의에 대한 연구가 많아졌다. 이슬람 원리주의에 대한 연구들의 대부분은 서구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기 때문에 이슬람 원리주의가 가지는 ‘다양한 얼굴’의 일부분인 테러 조직의 기본 사상으로써의 역할만을 강조한다. 서구 세력에 의해 이슬람 원리주의는 본래의 의미가 왜곡된 채 어느새 폭력과 테러의 이념적 온상이 되어버렸다
이슬람은 또 무슬림들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 의식으로 자리잡아왔다. 민족, 혈통, 인종, 지역의 전통적 분류를 뛰어넘는 무슬림공동체라는 강력한 정치, 사회체제의 근간이 되어왔던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서구에 의해 형성된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슬람 역사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돕기에 충분한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