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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야마 도모히로 지음, 강민정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6월
평점 :
미국인이 시사 문제에 무지한 원인에는 우파 언론의 횡포와 교회의 붕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쨌든 뉴스를 보지 않는 사람들, 외국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결정하고, 그 대통령이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키고 쓰레기 같은 정책으로 경제를 붕괴시키면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부조리함에는 이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교, 정치, 경제,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넘쳐나고 있다. - 머리말 중에서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 우리는 미국을 아는 듯하지만 제대로 모른다.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실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미국과 미국인에 관한 것들이다. 마치야마 도모히로라는 저자는 재일교포 1세 아버지를 두었고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에 거주하면서 칼럼니스트이자 영화평론가로 활동, 여러 권의 관련 책들을 낸 바 있다. 책의 내용들은 그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 뉴스와 미국 생활에서 얻은 것들이 바탕이 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현재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맞게 된 가장 큰 원인을 미국인의 무지에서 찾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문과 뉴스를 보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미국인들의 의식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사상과 반지성주의가 그런 변화를 주도 하고 있다고 한다. 책은 미국인들 사이에 흐르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사상과 반지성주의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정치 상황, 경제, 종교, 교육, 언론 등 많은 분야에 대해 속 시원하게 밝혀준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알려진 미국과는 많이 다른, 하지만 미국의 엄연한 실태를 최근 미국에서 이슈가 된 영화나 뉴스 등과 연관하여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경제위기, 이라크전쟁, 양극화 등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미국의 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부자나라 미국은 '복지분야'에서 선진국으로만 알고 있었던 지금까지의 상식이 여지없이 무너져내렸다.
세계 경기가 바닥에 도달했는 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현재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내부적으로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고, 깊어지는 정치 불신과 사회 양극화는 미국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개전 5년이 지난 이라크 전쟁은 미군 사망자만 4000명을 넘어섰지만 언제 끝날지 모른 채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국을 생생하고도 독창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또한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는 미국의 종교에 대한 단면이 인상적이다. 기독교 원리주의는 기독교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종교를 배제하며 아예 살피려고도 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들은 그것이 기독교의 청정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미국의 기독교 원리주의 교육의 실태 외에 가톨릭교회 소년들이 신부로부터 동성애를 배우거나 성적 학대를 받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거나, 사상 최대 종교 사기꾼 목사 이야기 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세계에 자신들의 공산주의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소련과의 양극체제가 소련연방이 무너진 지금은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패권을 누리고 있고 미국에 의해 세계질서가 유지되는 진정한 '팍스아메리카나' 체제가 관철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전세계에 군대를 파견하여 '팍스아메리카나'를 유지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나라 미국의 실상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도, 안전도 확립하지 못했다. 테러를 약화시키지도 못했다. 오히려 미국에 의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되어버린 폭력은 중동인들을 분노시켰으며 더 잦은 테러가 일어나게 했으며 2002년에 이라크와 전쟁을 벌여야겠다고 결정하게 된 진짜 이유로 이라크가 세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나라라는 표면적인 이유가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하는 하워드 진의 주장이 다시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있다. 복잡한 구조의 이야기를 독자들이 가장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는 저자의 글쓰기 능력이 부럽게까지 느껴졌으며 반미주의자로 매도되기 일쑤여서 미국 비판에 용기가 필요한 우리나라의 독서시장에, 미국에 대한 지적 지평을 넓혀줄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