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칭 위픽
이민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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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유튜브에서 주로 사람들이 자주 가는 다이소 매장이나 대형마트, 심지어는 병원 앞에서 ‘스티커 붙여달라‘거나 ‘서명‘을 요구하며 접근하여 그렇게 해주면 자신들의 주체인 어떤 단체에 후원을 유도하는 짧은 영상을 봤는 데 그러고나서 곧바로 읽은 위픽시리즈 39번 이민진작가님의 [무칭]에서 공교롭게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었음.
괜한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고 괜히 목소리를 냈다가 입장이 난처해지는 일들이 많기에 선을 긋고 거리두기하는 것이 알맞는 데 그걸 당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며 목소리를 내기 힘들면 그저 서명만 하면 되는 것인데 그것에 서운하다못해 증오하고 분노하며 심지어 선긋는 대상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게 되는 그런 상황을 저 역시 겪어봤고 철없던 시절에 상대에게 말이든 글이든 내뱉었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었기에 이 상황이 소설에서만 국한되지 않는 다는 것을 이 단편을 통해 알게되었음.
이민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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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한 형태 위픽
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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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 38번은 시인이시기도 한 김현작가님의 [고유한 형태]이며 작년 9월에 출간된 소설집 [고스트 듀엣]도 있지만 아무튼 저에겐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하게되었음.
제가 초등학생이었을때 어땠을지 떠올리게 만들었던 재오. 갈팡질팡하던 그때의 저와 다르게 자기 자신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던 재오.
사랑하고 이별을 겪으며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주어 그걸 기념하던 재오.
엄마와 작은엄마 미희가 개업한 반찬가게 ‘복희네‘에서 일하며 그에 맞는 정당한 급여와 복지를 받으며 운명을 달리한 또래의 실습생들을 추모하러 연차를 내던 재오.
그런 재오가 만났던 씨름부원인 J형과 같은 마음이었던 희철이와 희철이가 만났던 상민 선배, 어릴땐 친하게 지냈으나 시간이 갈 수록 친한 척을 하며 서먹서먹해진 형태와 그 곁에 그림자처럼 꼭 붙어다니는 고유 그리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반찬가게 ‘복희네‘를 개업한 재오의 엄마 혜복 씨와 형태의 엄마 미희 씨까지 이렇게 재오 주변에 있는 [고유한 형태]의 인물들을 보며 저 역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음(책 표지의 문구인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음이었다‘를 본문에서 쉽게 찾아내지 못했는 데 49쪽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다음에 , 쉼표와 줄 바꿈이 생기고 ‘마음이었다.‘가 따로 있어서 빨리 캐치하지 못한 변명아닌 사족을 남겨봄).
김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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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월; 초선전
박서련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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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에서 먼저 선보였던 박서련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폐월 ; 초선전]을 7월의 마지막에 읽었습니다.
자신을 팔아먹으려는 부모에게서 도망쳐 거지떼에 합류하다 어수선한 정세에 죽을 위기에 왕윤의 눈에 띄어 양녀가 되었다가 미천한 신분이 들통나자 바로 가기가 되었다가 양아버지의 계략에 따라 동중영에게 접근하여 동중영의 마음을 얻다가도 동중영과 여봉선 그리고 양아버지인 왕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입과 손으로 쓴 글을 통해 이야기 속에 죽지 않고 살아남는 초선의 파란만장하지만 자연과 흘러가는 세월을 고스란히 맞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저 또한 초선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자유로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특히 ‘후後가 있으려면 우선 전前이 있어야 한다. 뒤가 있는 것에는 반드시 앞이 있다.
내일도 자기가 살아 있을 것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후가 있고, 그런 사람이라야 전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시간이 얼마간 흐르고서야 나는 이것을 알아차렸다. 내게도 이제는 후가 생겼다는 것.
하루는 남의 옷을 입었어도 곧 몸에 맞는 옷을 지어 입을 내일이 온다는 것.(39쪽)‘ 이라는 문장을 제 마음 속에 새기며 제게도 있을 전前과 후後가 있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박서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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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콰마린
백가흠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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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흠작가님의 아홉번째 소설책이자 네번째 장편소설인 [아콰마린]이 백다흠편집자님이 계시는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편집은 김민주편집자님이 하셨습니다.)이 되어 읽었습니다.
서울 청계천 한복판에서 잘린 손이 발견되었고 그 신원은 알 수 없지만 여성의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만 파악이 된 채로 오십대 중반의 케이가 반장으로 있는 미담반(미스터리사건 전담반)으로 인계가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 여기부서에는 케이를 포함하여 퇴직이 1년도 안남은 정 형사와 아버지가 형사였으나 실종이 되었고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경찰이 된 김세영등 주로 사연이 있는 인물들이 이 부서에 소속이 되어있으며 미궁에 빠져 장기미제 사건으로 되기 전의 사건들을 수사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와중에 심상치 않은 일이 팀원들 사이로 벌어지면서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과 밝혀지는 과오, 그리고 그 위로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거부할 수 없는 큰 배후의 조직이 미스터리라는 장르 속에 잘 배합되어 있어 금세 읽어나갔고 읽고 나서는 이 사건만 마무리되면 미련없이 은퇴하고자하는 케이와 퇴직을 앞둔 정 형사 그리고 트라우마로 남은 케이와 예전에 함께 근무했으나 벌써 은퇴하여 남은 여생을 안락하게 보내고 있을 사람들이 떠올랐고 지금 20여년 정도 소설을 쓰시고 계명대에서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작가님 또한 언젠가는 정년퇴직을 하실테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또한 시간이 지나면 이들처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는 데 만약 제게도 철 모를때 저질러버려 후회로 가득찬 과오를 참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것이 작두로 댕강 잘라내는 것이라도 진정으로 용서와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면 잠시 망설이겠죠. 그리고 결국에는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 과오에 대한 용서를 받아주는 사람이 이미 이 세상에 없는 경우에는 누구에게 용서를 할 수 있을 지, 그래서 다들 하나님이나 자신이 밑고 있는 신에게라도 참회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백가흠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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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도 위픽
현호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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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 연재작 중 유일하게 연재했을 당시의 제목이 변경된 37번째 작품은 현호정작가님의 [삼색도 三色桃]임.
연재당시의 제목은 [일지삼색 화자백홍 一枝三色 花自白紅]이며 서거정의 한시 [삼색도 三色桃]에서 빌려왔다고 하였음.
혼인부터 합방까지 정해진 삶을 살아야했고 역시나 한 번 정해진 신분은 어지간해선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조선에서 살던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세자빈 태애와 궁녀 소쌍, 그리고 소쌍과 서로 아끼고 사모하는 단지 이렇게 세 사람이 조선 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코끼리를 왜국에서 선물 받아 키우고 있다하여 코끼리를 보기 위해 남몰래 궁궐 담장을 넘어가게 되는 이야기인데 세자인 향에게 세 명의 승휘가 생겨 자신에게 온전한 사랑을 주지 못하자 승휘에 대한 흉을 보고 승휘 중 한 승휘가 향의 아이를 임신하자 궁이 떠나가라 대성통곡하여 아이가 유산아 되는 등 그렇게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던 향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또한 궁녀들과는 다른 소쌍의 매력에 빠져 같이 코끼리를 보기 위해 동행하는 단지에 대한 시기질투를 느끼면서도 점차 시간이 흐르고 코끼리가 모습을 드러내며 향의 대한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는 다소 이랬다저랬다하는 태애의 모습이 나쁘게 보이진 않고 세자빈이지만 그녀도 겨우 스물 다섯밖에 되지 않은 여인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었고 더불어 단지의 가슴 아픈 사연도 마음에 와닿았으며 특히 마지막에 태애가 코끼리 위에 올라 타 멀라서 벗어난 궁궐과 조선이라는 땅을 바라보는 부분은 제 마음 속에 비교적 오래남을 명장면이지 않을까 싶음.
현호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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