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깊이의 바다
최민우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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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작가님의 세번째 책이자 두번째 장편소설인 「발목 깊이의 바다」를 단숨에 읽으면서 이 것이 허구인지 실재인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심해에 빠진 것 같았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결코 보이지 않는 문을 열고 마침내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10년전 752명의 대실종 사건에 영어교사였던 경해의 아내도 포함되어 있고 그 이후로 탐정인(?) 노아의 조수(?)가 되어 크고 작은 일들을 해결하는 일을 하며 지내던 경해에게 생각보다 훨씬 조숙한 한별이라는 10살된 아이가 찾아와 사라진 자기 엄마에게 전할 말이 있다며 의뢰하는 것도 뭔가 현실적이지는 않았지만 읽으면서 제가 설득당하더군요. 그리고 점점 심해 속으로 천천히 깊숙하게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사실 읽을 때는 흥미롭게 단숨에 읽었는 데 막상 읽고 난 후의 느낌들이 다 증발되어버려서 딱히 할 이야기가 없어졌어요. (이 소설이 별로라는 뜻은 절대로 아닙니다.)
어쨌든 쉽사리 잊혀지지는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최민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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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출간당시때부터 눈여겨보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다가 시리즈 7번째인 구병모작가님의 신작이 나오자마자 부랴부랴 구매하려다 초판 1쇄에 목숨거는 성격 때문에 구매하지 않다가 알라딘 중고서점과 YES24 중고서점에 박솔뫼작가님의 「인터내셔널의 밤」과 은모든작가님의 「안락」, 김솔작가님의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 백민석작가님의 「해피 아포칼립스!」이 4권을 발품팔아서 구매했습니다.
구매한 다음 이번주 월요일부터 박솔뫼작가님의 「인터내셔널의 밤」을 시작으로 한권씩 읽어봤고 오늘 마지막으로 백민석작가님의 「해피 아포칼립스!」를 읽었습니다.
간략하게 느낌을 말하자면
박솔뫼작가님의 「인터내셔널의 밤」많은 분들이 리뷰에서 언급했듯 저 역시 민주공원가는 길에 있는 코모도호텔에 숙박해보고 싶은 마음과 작품 속에 등장하던 순두부집이나 국수가게에 가서 먹어보고 싶었고 수영을 못하지만 호텔 내 수영장에서 머리부터 천천히 들어가며 수영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소설이었어요.
은모든작가님의 「안락」은 자기자신의 의지로 삶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어 가족들에게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밝힌 할머니의 모습이 멋있으시기도(?)했지만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오게되는 과정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만약 이러한 계획이 우리나라에서 일상화가 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던 소설이었습니다.
김솔작가님의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는 김솔작가님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이 마음껏 드러나는 작품으로서 모르는 것이 당연했던 ‘로마니‘의 역사를 알게 되어서 뜻 깊었던 소설이었고
마지막 백민석작가님의 「해피 아포칼립스!」는 좀비와 뱀파이어, 늑대인간들이 들끓는 서울에서 불안해하며 살고 있는 가난한 부류와 만 타운하우스에서 누릴 것 다 누리며 사는 선택된 부류들의 대립 속에서 소설 상황에서 동떨어진 이국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인상깊었는 데 빨리 「버스킹!」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소설이었어요.
사실 이 4권이외에도 작년 10월에 출간된 정용준작가님의 「세계의 호수」와 윤해서작가님의 「암송」도 있는 데 조금만 있으면 4월이라 조만간 중고서점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다려볼까합니다.
앞서 구매한 구병모작가님의 신작은 그 이후에 읽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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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몽전파사 소설Q
신해욱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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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소설을 쓰시는 작가님들의 소설만 주로 읽다가 가끔 시를 쓰시는 시인이 쓰신 소설을 접하게 되는 데 뭐랄까, 시를 쓰셔서 그런지 함축적이어서 내용을 이해하기가 조금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소설Q 시리즈 다섯번째로 시인 신해욱작가님의 첫 소설인 「해몽전파사」를 읽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특히 46개의 꿈들을 읽을 때 이 것을 시어로 인식하여도 무방할 정도로 방대하고 무한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꿈을 꿀 때도 있고 그냥 죽은 듯이 잠이 들고는 하며 꿈을 꾸지만 그 것을 따로 어딘가에다가 적어놓지는 않아서 주로 어떤 꿈들을 꾸는 지 크게 개의치않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 봤던 프로그램이나 그 당시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저의 숨겨진 욕망이 이따금 꿈속에서 투영되어 흘러나올때 이 것이 꿈인 것을 자각하는 순간에 실망할때도 있고(특히 돈과 관련된 꿈을 꿀때),꿈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행하게 되는 상황도 있는 데 「해몽전파사」를 읽으면서 아주 잠깐이나마 저도 해몽전업사가 아닌 해몽전파사에서 하는 낭독회나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졌어요. 제가 꾸었던 꿈을 진주씨나 삼월씨, 아픈 어머니가 한 고비를 넘겨 다행인 설아씨, 그리고 꿒은숲의 안내자에게도 다 털어놓으며 남은 954개의 꿈에 보태고 싶습니다.
신해욱시인이자 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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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사랑하는 것 - 함정임 소설
함정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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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30주년이 되신 함정임작가님의 신작 소설집인 「사랑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제목자체가 너무 좋았고 입에 착 감겨서 어떤 내용일지가 궁금해서 앞서 읽고 있던 책을 잠시 덮어두고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외국은 커녕 국내로도 수학여행으로 경주, 고등학교 때 각각 수학여행과 현장실습으로 제주도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는 주체적으로 여행을 거의 다녀보지 못했는 데 돌아다는 것은 좋아하지만 어디를 가서 무엇을 관람하고 체험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딱히 어딘가를 혼자서 여행해본 경험 또한 없었기 때문에 이 소설집에 실린 총 10편의 단편 속에 등장하는 프랑스, 스페인, 미국, 포르투갈, 페루같은 외국에서부터 용인, 영도대교가 있는 영도나 태어나고 자란 해운대조차 가까이에 있지만 일부러 가지 않았던 곳들까지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갔었고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제주도에 가고 현장실습하러 다시 한번 제주도에 간 것이 엊그제같은 데 10여년도 더 지난 일이라는 것이 실감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에서 맞이하는 죽음들이 물론 나이로만 따지면 아직은 멀었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것이니까 결코 남의 일 같거나 아득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우울하고 불안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죽음이 불현듯이 제게로 오거나 천천히 오기 전에 꼭 해외가 아니라도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눈 속에 하나씩 담아두고 싶은 데 이놈의 코로나가 저의 이런 마음을 몰라주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며......
함정임작가님,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활동을 시작해 꾸준하게 글을 쓰시고 이제 등단 30주년을 맞이하셨는 데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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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지구 벙커X - 강영숙 장편소설
강영숙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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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강영숙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부림지구 벙커 X」를 다 읽고 리뷰를 쓰면서 물론 이 소설은 허구이며 지진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부림지구에서 태어나 잠시 N시로 갔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부림지구로 돌아온 유진이 벙커 X에서 대장, 세계적인 배우이자 스타가 꿈인 혜나와 지성이 넘치는 노인 부부, 신문기자였으며 유진도 본 적이 있는 최기자, 그리고 뉴스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드는 정수와 함께 기약할 수 없는 날들을 버텨내고 있는 모습이 지금 코로나라는 천재지변을 맞이 하여 언제 끝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항상 쓰고 손소독제로 수시로 소독하며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다녀야 하는 현실과 다를 바 없어서 너무 무섭고 암담하고 어떻게 버텨낼 것인가하는 걱정도 듭니다.
소설 속에서는 지진발생으로 인해 도시전체가 파괴되고 식량도 떨어져가는 상황이지만 지금 감염자와 사망자가 전세계에 늘어나고 있고 마스크와 손소독제, 체온계, 에탄올등은 품귀현상이 일어나 웃돈주고 구매하거나 약국이나 편의점에 그 제품들이 있는 지 전화하고 방문하고 그러면서 행여나 확진자가 내 주변에 지나가지 않았을까, 확진자가 간 곳에 내가 지나갔을까하며 불안해하는 것이 소설 속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에서 더욱 실감나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읽어보니 창비출판사만의 고유한 외래어표기법이 다 사라졌군요. 특히 134쪽의 ‘무뚝뚝한 성격의 카페 주인이 리얼 허니가 든 커다란 튜브를 들고 와,‘에서 ‘까페‘라하지 않고 ‘카페‘로 정확하게 표기했다는 점에서 신기하기도 하면서 조금은 아쉽기도 하는 데 편집자를 보니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에서도 간혹 보았던 그 이름이 여기서도 있군요. 혹시 이 분 때문에...
강영숙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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