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좀 끊지 말아줄래?
최정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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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에 최정나작가님의 첫 소설집 「말 좀 끊지 말아줄래?」의 표제작인 (말 좀 끊지 말아줄래?)를 읽었을 때에는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이 과연 어떤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을 텐데......
잘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표제작만 읽고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8월에 작은도서관에서 한번 빌려서 읽었는 데도 잘 모르게더군요.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소설인 데 표제작만 읽고는 나머지 단편은 손이 가지 않더군요.
(2016년 7월에 첫 출간된 최은영작가님의 첫 소설집이었던 「쇼코의 미소」를 읽었을 때의 느낌을 이 소설에서도 받게 되었는 데 공교롭게도 두 작품집을 책임편집했던 분이 김내리님이었어요.)
사실 포기할까 생각했었는 데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출간한지 약 반년이 지나서 다시 빌려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의미를 두지 않고 빠르게 읽었습니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 데
불특정다수가 이용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 이를테면 장례식장(말 좀 끊지 말아줄래?), 골프장(잘 지내고 있을 거야), 온천에 있는 목욕탕(사적 하루), 식당(한밤의 손님들), (케이브 인), 작업실이 딸린 가구전시장(해피 해피 나무 작업실), 도로나 여럿이 모여사는 아파트와 콘돔등 여러가지를 파는 편의점이나 약국(메리 크리스마스)등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거나 주변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듣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등단작인 (전에도 봐놓고 그래) 역시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지하실이 있고 마당이 딸린 저택에서 준비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게 어떤 대화인지는 빠르게 읽어서 그런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아주 특별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을 수 있을 법한 또는 다른 사람에게 흔히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작가의 말에서도 여럿이 지나다니는 골목이나 거리가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뒷표지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은밀하고 나른한 대화와 돌연 우리의 일상을 낯설게 만드는 기묘한 긴장과 불안의 목소리‘라는 문구를 다시 한번 곱씹어봤던 소설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무튼 최정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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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에 자주 가는 작은 도서관에서 빌린 3권.
표제작인 (말 좀 끊지 말아줄래?)만 읽었던 최정나작가님의 첫 소설집 「말 좀 끊지 말아줄래?」
작년에 출간한 배준작가님의 「시트콤」을 시작으로 자음과모음출판사에서 출간하기 시작한 ‘새 소설 시리즈 ‘ 2번째이자 박사랑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우주를 담아줘」, 나무옆의자의 로망콜렉션시리즈 13번째인 전경린작가님의 「이중 연인」까지......
2주 동안 이 3권의 책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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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했던 사람들 - 이홍 연작소설집
이홍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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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오늘의 작가상(그때 당시만 해도 신인작가님들의 등용문이었지요.) 수상에 영예를 안겨주었으며 2009년 말 영화로도 개봉(저는 극장에서 봤어요.)했던 「걸프렌즈」, 2009년 크리스마스 전후로 민음사에서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의 전신이었던 민음경장편 2번째로 출간된 「성탄 피크닉」(그때 당시에는 읽지 못하고 2012년경에 네이버 중고나라카페에 책 나눔하면서 나눔받아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또 다시 다른 분에게 나눔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후 약 10년만에 첫 소설집이자 정확히는 연작소설집인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로 돌아오신 이홍작가님.
2007년 세계의문학에 발표했던 (드레스 코드),
2008년 문학과사회에 발표하신 (50번 도로의 룸미러),
2010년 창작과비평에 발표했던 (메인스타디움)과 아주 최근에 문학과사회에 발표하신 (스토커) 이렇게 4편의 중단편들을 읽으면서 ‘오미나‘라는 40대이지만 여전히 도자기 피부에 군살없는 몸매를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책을 출간하여 베스트셀러작가의 반열에 오르면서 조만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완벽한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려가는 모습 그 이면에 자리잡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너무 무서웠고 ‘오미나‘라는 존재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으면 어떻게해서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침내 기어이 달성하며 그 것을 이루면 가차없이 그 이용했던 수단을 없애버리는 모습이 무섭지만 남의 일같지가 않더군요.
(스토커)가 가장 최근에 쓴 것이라 그런지 다른 3편의 단편들에 비해 이질감을 느낀 것은 아마도 2010년에 발표한 (메인스타디움)이후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있기도 했고 그 만큼 많은 것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50번 도로의 룸미러)를 읽으면서 이 연작소설집이 작년 이 맘때에 출간되었다면 조금 더 주목을 받지 않았을 까하는 생각도 들었는 데 이 단편이 발표된 2008년이나 작년에 방영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속의 간극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물론 읽으면서 곧바로 「스카이캐슬」이 떠올랐고 이작가님이 어떤 글을 쓰시던 작가님이었는지도 바로 떠올랐습니다.
(스토커)에서도 언급되지만 (드레스 코드)속에서의 엄마가 결국 사고로 인해 죽게 되는 데 과연 그녀를 죽게 만든 사람이, 남편 또한 교통사고로 죽게 되고 아들인 지우마저 실종이 되는 것이 그냥 우연일까 아니면 의도적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렸지만 초등학생이었던 오미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메인스타디움)의 시간적 배경이자 제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이 개최되기 전의 모습은 어땠을까 아득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매력적인 표지가 인상적인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덮으면서 앞으로도 이홍작가님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홍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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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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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작가님의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가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던 2010년에 출간된 장편소설 「물」을 통해서였습니다. 소설집으로는 2011년에 출간되었던 세번째 소설집인「간과 쓸개」를 통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그 이전에 나왔던 두번째 소설집이었던 「침대」와 첫 소설집 「투견」도 읽어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봤지만 다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상문학상 수상 영예를 안겨준 (뿌리 이야기)와 「투견」에 실렸던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첫번째 등단작인 (느림에 대하여)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된 두번째 등단작인 (중세의 시간)을 새로 개작하였고 각각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와 (슬픈 어항)으로 제목도 새롭게 바꿔서 이번에 존재 3부작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를 내셨더군요.
이 세편의 소설을 발표하신 순서대로 읽어보았는 데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의 오빠가 천장에 조금씩 조금씩 커져가는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을까 저 역시도 조마조마하며 읽었던 것 같습니다.
여동생이 ‘나무‘에 대한 시를 써서 학교에 제출하였으며 어둡다는 이유로 시화전에 선보이지 못했는 데 선생님이 결국 여동생이 쓴 시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슬픈 어항)속에서 어머니는 금붕어를 사다 어항 속에 넣지만 금붕어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배를 물위로 내민 채 죽고 그 것을 뜰채에다 떠서 변기 안으로 망설임없이 넣고 내린 모습에서 예전에 저의 교육을 위해 마트에서 주던 금붕어를 키우게 하셨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어항을 직접 구매하여 저보고 키우게 하셨는 데 먹이를 주고 수시로 어항 속을 청소하고 먹이를 주면서 금방 죽을 줄 알았던 금붕어가 6개월 넘게 살아있는 걸 보고 아버지가 도로 가져가셨는 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죽게 되어서 그 것을 가지고 한동안 이야기를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뿌리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그림을 보는 듯한 단편이었습니다.
뿌리에게 표정이 있다면, 물론 살아숨쉬는 생명체이기는 하지만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이 있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았고, 제게는 가늠이 잘 안되는 고모 할머니의 손을 만져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실 너무 시적인 느낌도 있어서 예전에 읽었다가 끝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2011년에 출간된 장편소설 「노란 개를 버리러」가 불현듯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김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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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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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저도 읽어봤습니다.
등단작으로만으로도 40만건이나 되는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신 장류진작가님의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처음에 실린 (잘 살겠습니다)부터 뭐랄까, 반드시 이작가님의 이름을 기억해야겠다는 아니, 기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받은 만큼만 정확하게 돌려주는 나쁘게 말하면 계산적이지만 정확하고 합리적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처럼 저 역시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맞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사장님의 눈 밖에 나서 마땅히 받아야 할 월급을 회사의 포인트로 받게 되는 불가피하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그 포인트로 새제품을 직원할인가로 구매하여 저렴하게 다른 불특정인물들에게 팔아서 충당하며 적응하는 모습을 그린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으면서 너무 흥미롭게 읽었고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에서 이제 외국의 지명을 표준어에 맞게 편집한 창비출판사에 약간은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지유에게 거절당한 지훈의 분노가 저에게까지 영향이 끼쳐서 좀 당황했어요. (다소 낮음)에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신념에 맞게 살아가던 가난한 예술가의 적절한 타이밍을 놓친 선택이 마음이 아팠고 (도움의 손길)에서의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의 행동들에 치가 떨리고 무서웠어요.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과 마지막에 시력을 잃어가는 전직 사진작가였던 핀란드노인이 설마 돌아가셨으면 어떡하지라며 제가 조마조마했던 (템페레 공항)을 읽으면서는 저의 스펙을 물론이고 제가 이력서를 몇번 쓰고 와 면접을 몇번 보았는 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남들보다는 훨씬 낮은 스펙을 가지고 있고 훨씬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적게 썼을 겁니다. 물론 면접또한 마찬가지이고요.)
앞서 테마소설집으로 만나봤던 (새벽의 방문자들)에서 마지막으로 또 다시 이사를 가면서 불쑥 새벽에 방문했던 인물들의 모습을 찍어 인화하여 붙힌 사진을 두고 가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오피스텔 주인이 붙여놓은 사진들을 다 때어놓을 것이고 그 다음에 새로 이사 올 사람은 그 것을 보지 못하겠지만.
장류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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