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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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작가님의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가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던 2010년에 출간된 장편소설 「물」을 통해서였습니다. 소설집으로는 2011년에 출간되었던 세번째 소설집인「간과 쓸개」를 통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그 이전에 나왔던 두번째 소설집이었던 「침대」와 첫 소설집 「투견」도 읽어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봤지만 다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상문학상 수상 영예를 안겨준 (뿌리 이야기)와 「투견」에 실렸던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첫번째 등단작인 (느림에 대하여)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된 두번째 등단작인 (중세의 시간)을 새로 개작하였고 각각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와 (슬픈 어항)으로 제목도 새롭게 바꿔서 이번에 존재 3부작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를 내셨더군요.
이 세편의 소설을 발표하신 순서대로 읽어보았는 데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의 오빠가 천장에 조금씩 조금씩 커져가는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을까 저 역시도 조마조마하며 읽었던 것 같습니다.
여동생이 ‘나무‘에 대한 시를 써서 학교에 제출하였으며 어둡다는 이유로 시화전에 선보이지 못했는 데 선생님이 결국 여동생이 쓴 시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슬픈 어항)속에서 어머니는 금붕어를 사다 어항 속에 넣지만 금붕어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배를 물위로 내민 채 죽고 그 것을 뜰채에다 떠서 변기 안으로 망설임없이 넣고 내린 모습에서 예전에 저의 교육을 위해 마트에서 주던 금붕어를 키우게 하셨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어항을 직접 구매하여 저보고 키우게 하셨는 데 먹이를 주고 수시로 어항 속을 청소하고 먹이를 주면서 금방 죽을 줄 알았던 금붕어가 6개월 넘게 살아있는 걸 보고 아버지가 도로 가져가셨는 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죽게 되어서 그 것을 가지고 한동안 이야기를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뿌리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그림을 보는 듯한 단편이었습니다.
뿌리에게 표정이 있다면, 물론 살아숨쉬는 생명체이기는 하지만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이 있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았고, 제게는 가늠이 잘 안되는 고모 할머니의 손을 만져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실 너무 시적인 느낌도 있어서 예전에 읽었다가 끝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2011년에 출간된 장편소설 「노란 개를 버리러」가 불현듯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김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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