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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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신간이 출간되면 어김없이 의무적으로 구매를 했지만 지난달에는 단 한권의 책도 구매하지 않고 오히려 이전에 구매했었던 책들을 알라딘 중고매장에 팔아버렸고 리뷰또한 남기지 않았는 데 노벨문학상을 한강작가님께서 수상하셨기에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꾹 참았습니다.
일부 리뷰를 남기신 분들이 앞서 가제본을 받아 읽고 서평을 남기시길래 저또한 서평단에 참여해볼까 싶었지만 부지런하게 읽고 서평을 정해진 기간에 남겨야하므로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아무튼 9월 막바지에 예약구매한 김금희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와 마일리지로 같이 들여온 작업일지도 사실 읽지 않으려다가 그래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읽어보았는 데 저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창경궁 안의 동물원과 식물원 그리고 대온실이 있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허구이긴 하지만 그 곳에 있었던 수많은 인물들과 동식물들을 소설을 읽고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져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
물론 많은 작가님들이 그렇겠지만 한 편의 장 단편소설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자료들을 조사하고 읽고 그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완성된 작품들을 읽으며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습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쓰시기 위해 기록해두신 작업일지를 읽으니 이 작품에 대해 더 나아가 남극에 가셔서 보게 될 장관을 눈과 마음에 담으실 김금희작가님에 대해 내밀하게 알게 되는 것 같아 역시 읽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금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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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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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작가님의 [밤이 영원할 것처럼]을 읽고 바로 읽으려고 했던 조해진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근원인 단편 (빛의 호위)를 읽기 위해 2017년에 구매했던 전자책 [빛의 호위]를 목록에서 찾아내 읽기 시작했고 종이책으로 읽었을 때나 전자책으로 읽을 때나 창비출판사의 외래어 표기법(지명이나 S로 시작된 외래어는 그래도 혼돈없이 수정된 것 같은 데 까페라고 표기된 것을 간혹 보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최근 문진영작가님의 신작 [미래의 자리]에선 카페라고 표기하여 이제는 특유의 표기법을 포기했나 싶어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또한 드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요?)은 매우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다음에 [빛과 멜로디]의 1부를 읽기 시작하니 (빛의 호위)를 읽었을 때의 느낌도 들고 새롭게 확장되는 듯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단편에선 반장으로만 불리던 열 두살의 남자아이가 기자가 되고 승준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며 출판사에서 책을 편집하는 민영과 결혼하여 지유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밑기지가 않고 승준의 작은 호위로 인해 스노볼에서 흘러나오는 빛과 멜로디로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겨우 숨쉬는 것만 할 수 있었던 권은에게 살아가야 할 이유와 희망이 생겼고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세상 속으로 한 발짝씩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을 읽고 2부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집중력이 저하되기도 했고 현재에도 아직 진행형인 그 다음을 맞이하기에 이렇게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알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정유정작가님의 [영원한 천국]을 140여쪽 읽기도 했는 데 흡입력이 강했지만 500여쪽이 넘는 분량과 그 분량만큼 등장하는 낯선 단어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엔 연관성은 없으나 욕망 3부작의 첫번째였던 [완전한 행복]을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왔으나 읽지 않고 다시 되돌려주었기에 과감하게 포기했었기에 여기서 그만두면 마음 아플 일도 없을 텐데하는 자조도 했지만 집중해서 다시 읽어나갔고 단편에서 등장하지 않던 승준의 아내 민영, 공습으로 인해 모든 주민들이 피난을 떠난 우크라이나 히르키우의 아파트에 남은 나스차, 약사인 남편 료샤와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온 옥사나를 포함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같은 인물들 주변으로 흩어있다 모여드는 빛과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공경에 처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미는 은은하지만 분명하게 울리는 그들의 멜로디를 들으며 역시 포기하지 않고 마주하기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승준에게서 받은 카메라로 인해 권은이 살아가듯 저 역시 이 소설로 읽음으로 인해 힘든 하루도 버텨내며 살아갈 수 있을겁니다. 제가 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에.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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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영원할 것처럼
서유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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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작가님의 네번째 소설집 [밤이 영원할 것처럼]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실리지 못한 두 편의 단편들의 부족함을 잊지 않으시겠다며 말씀하신 첫번째 소설집 [당분간 인간]에서는 8편의 단편이, 3편의 단편을 덜어내신 두번째 소설집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에선 6편, 그리고 3년 전에 출간된 세번째 소설집 [이 밤은 괜찮아, 내일은 모르겠지만]에는 7편의 짧은 소설과 5편의 단편 도합하여 12편이 실렸었는 데 이번 소설집에서는 표제작 (밤이 영원할 것처럼)과 티저북으로 출간된 (다른 미래)를 포함하여 총 7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토요일 아침의 로건) - 2023 김승옥문학상 수상작, 문장 웹진 2023년 2월호
미국지사 발령에 대비해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젤다에게 영어회화 수업을 받던 로건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직장인 성호에게 뇌에 종양이 발견되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지자 젤다와의 이별을 준비하기 시작하며 이번에야말로 젤다에게 영어회화를 그만 하겠다고 몇번이고 다짐하는 모습과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하는 젤다가 짓는 표정이 슬펐습니다.
(밤의 벤치)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문학동네 2023 수록작
아파트에 있는 전나무 네 그루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벤치에서 101동 여자는 캔맥주를 마시고 은솔의 엄마 경진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고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는 데 지반이 약해진다는 우려를 가장한 주차공간 부족으로 벤치와 전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경진은 오래전 대학 졸업 후 세번째로 다니던 학습지 방문교사로 일하며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머물렀던 편의점 앞 파라솔 탁자와 분식점 창가 자리를 떠올리게 되는 데 저도 초등학교 3학년때 부모님이 2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학습지를 받아볼 기회가 있었으나 주소를 잘못 쓰는 바람에 해보지도 못하고 날려먹은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것으로 충분한 밤) - [문학수첩] 2023년 하반기호
대출을 받긴 했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단독주택형 빌라를 가지게 되어 모임을 가진 종우와 유선 부부에게 집주인이 누수가 있다며 그 누수의 원인이 이들에게 있는 것처럼 이잡듯이 확인하고 모임이 끝나고 맥주를 마시고 있던 때에 밖에서는 남녀가 노래를 부르다가 싸우는 듯한 소리가 계속 지속되어 나름 행복했던 종우와 유선의 사이에서도 균열이 감지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며 초등학교 6학년때 갑작스럽게 많이 나온 전기세의 원인을 찾기 위해 주인 아저씨가 우리 집에 들어가 겨울에 보일러는 커녕 연탄도 없이 살아야했던 우리 가족의 유일한 난방기구였던 전기장판을 발견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난방기구들을 압수하던 슬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지나가는 사람) - [현대문학] 2022년 7월호
어렸을때부터 결혼할때까지, 결혼하면서도 풍족하게 살며 친구들 또한 챙겨주며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재경이 이혼하자 모든 것이 사라지게 되었고 연락을 끊던 재경이 부동산 중개일을 하는 석주에게 찾아가 집을 알아보며 석주가 찾아낸 이제껏 자신과는 전혀 연관이 없을 줄 알았던 원룸에서 살며 전구가 나가 어둡게 살면서 석주를 포함한 그누구에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재경을 보며 처음으로 홀로 살게 되며 지금도 살고 있는 원룸 방의 전구가 나가자 할인마트에 가서 맞는 전구를 사며 홀로 전구를 갈아끼우던 제 모습이 생각났어요. 너무 쓸쓸했어요.
(다른 미래) - [저는 MBTI 잘 몰라서......] 읻다, 2023 수록작
이십여년 전 남편을 교통사고로 허망하게 잃었지만 자신의 딸 희영이와 자신의 노후를 위해 악착같이 살아와 싹싹한 사위와 귀여운 손녀를 얻은 진이 희영과 가족이 함께하는 휴가에 처음으로 같이 가게 되는 데 비 오는 바다에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가는 진을 제외한 가족들과 희영에게 전화가 온 것을 알려두려고 바다에 들어갔다 얼떨결에 파도를 맞이한 진에게 다가올 ‘다른 미래‘와 제게 다가올 ‘다른 미래‘가 궁금해졌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 [실천문학] 2023년 봄호
이혼 한지 2년이 넘었음에도 위자료를 정산해주지 않고 문자로만 연락하는 재영이 괘씸하지만 기다리던 인희에게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집주인에게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조건의 재계약이 다가오고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출강이고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통화는 커녕 문자조차 없는 재영을 만나러 재영이 교수로 있는 대학과 이혼하기 전까지 인희와 살았던 재영의 집을 찾아가지만 대학에서도 집에서도 보이지 않는 재영을 기다릴 수 밖에 없어 기다리는 인희의 심정을 저도 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일하는 곳의 재계약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이번달 급여또한......
[밤이 영원할 것처럼] - [문학동네] 2024년 봄호
우연히 동희가 발목을 다친 것을 시작으로 동희가 쓰고 있던 집무실을 고객상담팀으로 바꿔야겠다는 대표의 말에 집무실을 지키고 있던 정팀장이 동희에게 영입해놓은 화분들과 짐들을 정리하며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곧 집에 들어올 모션 베드를 기다리며 발을 심장보다 높이 들어 올리겠다고 다짐하는 동희와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에게 다가온 ‘밤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곧 아침이 밝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저도 작은 다짐을 해볼까합니다.
작품해설 : 기다림으로 남은 밤, 소유정문학평론가
단편들을 하나씩 읽으면서 나름대로 꼼꼼하게 읽는다고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쳐버린 부분들을 소유정문학평론가님이 짚어주셔서 새롭게 다가왔고 특히 모리스 블랑쇼가 말했지만 ˝우리가 함께 기다린다면 모든 것이 변할 겁니다.˝([기다림 망각] 모리스 블랑쇼 지음, 박준상 옮김, 그린비, 2009, 51쪽)이라는 문장을 평론가님처럼 저또한 내내 생각하며 길고 긴 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6월 중순경에 출간예정이었지만 최은영작가님의 귀한 추천사와 작가님과 담당 편집자님이 세심하게 살펴주셔서 늦게라도 기다릴 수 있었고 그렇기에 결국 이렇게 만날 수 있었던 것같아 너무 기쁩니다.
서유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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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자리 소설Q
문진영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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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찰란 피크닉]에 이어서 읽게 된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국내소설책의 판권지에서 자주 보던 오윤편집자님이 책임편집하신 문진영작가님의 신작 [미래의 자리]는 소설 Q 시리즈의 19번째이며 미래라는 인물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되어 그 빈자리를 나래, 자람, 지해라는 인물들의 시선으로 비춰주는 작품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처럼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으며 자신의 미래를 일찌감치 스스로 정하는 미래가 남기고 간 자리에 남아 있는 미래 주변 인물들이 겪고 있는 상실감, 그 상실감에서 갇혀 있다가 한 발짝씩 그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고 미래가 ‘라이카‘라는 닉네임으로 ‘스푸트니크‘라는 이름을 지닌 블로그에 남긴 글들 또한 마음 속에 깊은 잔영을 남겼던 이 작품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 호주 산불, 코로나 사태와 이태원 참사들 중 코로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직접 겪지 않고 뉴스나 신문기사로 접하였지만 시간이 흘러가며 기억 속에 흐릿해지더라도 그 일들을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없는 것처럼 떠나간 미래 또한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단숨에 읽었지만
‘가질 수 없는 것에 욕심내지 않았다.(29쪽)‘
‘욕심내지 않으면, 부족하지 않았다.(같은쪽)‘
‘난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왜 돈이 없을까?(30쪽)‘
‘쓰는 것도 열심히 하니까 그렇지.(같은쪽)‘
‘뭔가를 사랑하는 데는 돈이 필요하다.(31쪽)‘
‘사랑이란 아무리 퍼주어도 모자라지 않은 거라고 했는데, 사랑하는 데 필요한 돈은 어디선가 펑펑 솟아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 맹점이었다.(같은쪽)‘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데에도 당연히 돈이 든다.(32쪽)‘
이 같은 인상적인 문장들을 미래가 자신의 블로그에 이따금씩 글을 남겼던 것처럼 저 또한 이렇게 글을 남기려고 합니다.
문진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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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찰란 피크닉 오늘의 젊은 작가 45
오수완 지음 / 민음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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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립예술영화관에서 관람한 [한국이 싫어서]와 [딸에 대하여]를 배출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의 45번째로 오수완작가님의 [아찰란 피크닉]이 출간되어 읽었습니다.
어느 날 기척도 없이 우연하게 생긴 종양으로 인해 몸이 바위처럼 굳어지는 아찰이 되는 작은 나라 ‘아찰라‘에서 가장 빛나고 가장 높은 피라미드인 ‘헤임‘에 들어가기 위해 성적과 체력은 물론 옷차림과 말투, 생활습관과 가정환경등을 바탕으로 점수로 매겨져 등급이 나뉘는 ‘종평(=종합 적합도 평가)‘에 목숨을 거는 아란, 요제, 네즈, 디본, 카렐, 히에, 이투를 포함한 아찰라의 아이들이 11월, 가장 날씨가 선선한 날 하루에 치르는 경사가 높은 여러 개의 계단을 올라가며 피라미드 제일 끝에 도달하는 ‘피크닉‘을 완주하기 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준비하며 피크닉에 임하는 모습이 물론 100% 일치하진 않지만 우리가 11월 하루에 치르는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과 흡사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능에서 받은 점수만으로 우리가 가게 될 대학이 정해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 아찰란또한 피크닉에 참가하여 완주까지 도달해 받은 점수로만 헤임에 들어갈 수 있는 것또한 아니지만 그 것으로 인해 자신의 미래와 그 가족들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소설에서조차 너무 답답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중간 중간 멈칫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헤임에 들어사지 못하면 몸 곳곳에서 생겨나는 종양으로 인해 아찰이 되고 아찰이 되면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 아찰들이 사는 거리에서 살아가야 하며 삶을 험난하게 살았던 일무 사람들은 그 분노와 울분으로 인해 아찰보다 더 난폭한 수라가 되어 헤임과 아찰라 주변을 경계하는 경비대원들을 포함한 아찰라 사람들을 공격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아찰라같은 곳에 만약 실존하고 또 만약에 제가 살아가는 이곳이 아찰라같은 곳이라면 제 몸에 종양이 있을 것이고 종평점수 또한 엉망이기에 피크닉을 하던 도중 피라미드 아래로 스스로 뛰어내리는 일부 아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희망을 믿으며 아찰이나 수라가 되기를 기다리기 전에 비록 경비대원들에게 붙잡혀 제압당할지라도 저 또한 뛰어내릴 것 같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또한 많았는 데 그것을 다 표현하기엔 아직도 부족한 제 소양으로 인해 360쪽에 있는 글을 남기며 이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세상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지. 헤임에 가야 한다고. 높은 종평을 받아야 한다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가야 한다고. 안 그러면 굴러떨어져 결국 아찰이 되고 말 거라고.
여기까지 올라오니 알 수 있었다. 세상은 넓고 헤임은, 아니 아찰라는 아주 작은 곳이라는 걸. 황야는 아득하게 넓고 지평선은 그보다도 훨씬 더 먼 곳에 있었다.(360쪽)‘
오수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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