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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서유미작가님의 [밤이 영원할 것처럼]을 읽고 바로 읽으려고 했던 조해진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근원인 단편 (빛의 호위)를 읽기 위해 2017년에 구매했던 전자책 [빛의 호위]를 목록에서 찾아내 읽기 시작했고 종이책으로 읽었을 때나 전자책으로 읽을 때나 창비출판사의 외래어 표기법(지명이나 S로 시작된 외래어는 그래도 혼돈없이 수정된 것 같은 데 까페라고 표기된 것을 간혹 보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최근 문진영작가님의 신작 [미래의 자리]에선 카페라고 표기하여 이제는 특유의 표기법을 포기했나 싶어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또한 드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요?)은 매우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다음에 [빛과 멜로디]의 1부를 읽기 시작하니 (빛의 호위)를 읽었을 때의 느낌도 들고 새롭게 확장되는 듯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단편에선 반장으로만 불리던 열 두살의 남자아이가 기자가 되고 승준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며 출판사에서 책을 편집하는 민영과 결혼하여 지유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밑기지가 않고 승준의 작은 호위로 인해 스노볼에서 흘러나오는 빛과 멜로디로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겨우 숨쉬는 것만 할 수 있었던 권은에게 살아가야 할 이유와 희망이 생겼고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세상 속으로 한 발짝씩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을 읽고 2부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집중력이 저하되기도 했고 현재에도 아직 진행형인 그 다음을 맞이하기에 이렇게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알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정유정작가님의 [영원한 천국]을 140여쪽 읽기도 했는 데 흡입력이 강했지만 500여쪽이 넘는 분량과 그 분량만큼 등장하는 낯선 단어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엔 연관성은 없으나 욕망 3부작의 첫번째였던 [완전한 행복]을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왔으나 읽지 않고 다시 되돌려주었기에 과감하게 포기했었기에 여기서 그만두면 마음 아플 일도 없을 텐데하는 자조도 했지만 집중해서 다시 읽어나갔고 단편에서 등장하지 않던 승준의 아내 민영, 공습으로 인해 모든 주민들이 피난을 떠난 우크라이나 히르키우의 아파트에 남은 나스차, 약사인 남편 료샤와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온 옥사나를 포함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같은 인물들 주변으로 흩어있다 모여드는 빛과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공경에 처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미는 은은하지만 분명하게 울리는 그들의 멜로디를 들으며 역시 포기하지 않고 마주하기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승준에게서 받은 카메라로 인해 권은이 살아가듯 저 역시 이 소설로 읽음으로 인해 힘든 하루도 버텨내며 살아갈 수 있을겁니다. 제가 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에.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