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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찰란 피크닉 ㅣ 오늘의 젊은 작가 45
오수완 지음 / 민음사 / 2024년 8월
평점 :
최근 독립예술영화관에서 관람한 [한국이 싫어서]와 [딸에 대하여]를 배출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의 45번째로 오수완작가님의 [아찰란 피크닉]이 출간되어 읽었습니다.
어느 날 기척도 없이 우연하게 생긴 종양으로 인해 몸이 바위처럼 굳어지는 아찰이 되는 작은 나라 ‘아찰라‘에서 가장 빛나고 가장 높은 피라미드인 ‘헤임‘에 들어가기 위해 성적과 체력은 물론 옷차림과 말투, 생활습관과 가정환경등을 바탕으로 점수로 매겨져 등급이 나뉘는 ‘종평(=종합 적합도 평가)‘에 목숨을 거는 아란, 요제, 네즈, 디본, 카렐, 히에, 이투를 포함한 아찰라의 아이들이 11월, 가장 날씨가 선선한 날 하루에 치르는 경사가 높은 여러 개의 계단을 올라가며 피라미드 제일 끝에 도달하는 ‘피크닉‘을 완주하기 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준비하며 피크닉에 임하는 모습이 물론 100% 일치하진 않지만 우리가 11월 하루에 치르는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과 흡사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능에서 받은 점수만으로 우리가 가게 될 대학이 정해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 아찰란또한 피크닉에 참가하여 완주까지 도달해 받은 점수로만 헤임에 들어갈 수 있는 것또한 아니지만 그 것으로 인해 자신의 미래와 그 가족들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소설에서조차 너무 답답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중간 중간 멈칫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헤임에 들어사지 못하면 몸 곳곳에서 생겨나는 종양으로 인해 아찰이 되고 아찰이 되면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 아찰들이 사는 거리에서 살아가야 하며 삶을 험난하게 살았던 일무 사람들은 그 분노와 울분으로 인해 아찰보다 더 난폭한 수라가 되어 헤임과 아찰라 주변을 경계하는 경비대원들을 포함한 아찰라 사람들을 공격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아찰라같은 곳에 만약 실존하고 또 만약에 제가 살아가는 이곳이 아찰라같은 곳이라면 제 몸에 종양이 있을 것이고 종평점수 또한 엉망이기에 피크닉을 하던 도중 피라미드 아래로 스스로 뛰어내리는 일부 아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희망을 믿으며 아찰이나 수라가 되기를 기다리기 전에 비록 경비대원들에게 붙잡혀 제압당할지라도 저 또한 뛰어내릴 것 같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또한 많았는 데 그것을 다 표현하기엔 아직도 부족한 제 소양으로 인해 360쪽에 있는 글을 남기며 이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세상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지. 헤임에 가야 한다고. 높은 종평을 받아야 한다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가야 한다고. 안 그러면 굴러떨어져 결국 아찰이 되고 말 거라고.
여기까지 올라오니 알 수 있었다. 세상은 넓고 헤임은, 아니 아찰라는 아주 작은 곳이라는 걸. 황야는 아득하게 넓고 지평선은 그보다도 훨씬 더 먼 곳에 있었다.(360쪽)‘
오수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