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소년
이신조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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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9세 라운지」, 2013년 「 우선권은 밤에게」, 2015년「크리에이터」이후로 만나보는 이신조작가님의 신간이자 소설집은 처음으로 만나보는 데 제목이 「다른 소년」입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총 9편인 데 편차가 있다기 보다 술술 읽혔던 작품이 오래전 남편과 이혼하고 폴란드에서 만난 남자와 강렬한 사랑을 경험하여 집의 비밀번호 또한 그 남자와 연관이 깊은 번호로 설정한 고모할머니의 집에서 여름을 보내게 되어버린 다민이 등장하는 (살구 줍기), 저처럼 지긋지긋한 집을 나와버린 소년이 등장하는 표제작이기도 한 (다른 소년). 이 소설을 읽을 때 소년의 모습이 저를 보는 것 같았는 데 집을 떠나 정처없이 떠도는 모습과 마침내 고시원에 머무르는 모습등이 비슷했었는 데 옛날 폭력을 일삼는 어머니를 잔혹하게 죽였지만 선처를 받은 소년의 사연을 소설에서 다시 만나면서 그 당시 상황에 제가 있었더라도 그 소년과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진과 방사능유출사고가 일어나고 같이 살았던 남자가 죽자 방사능유출지역에 있는 남자의 별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미리의 이야기인 (B구역에 내리는 비)를 읽기 전에 미메시스출판사에서 출간하는 테이크아웃 시리즈의 마지막인 김이환작가님의 (아무도 없는 숲)도 읽었는 데 이 소설에서도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스스로 방사능유출지역으로 떠나게 되는 여자가 등장합니다.
휴가나온 남자친구 지혁과 방에서 먹고 TV보고 대학교과제물을 작성하며 처음으로 콘돔없이 섹스를 한 예슬이 머무른 (1105호), 군에서 제대하였지만 다니던 대학교에 다시 돌아가는 대신 야간에 도로청소하는 일을 하게 된 완이 등장하는 (야간 정비)가 그랬고 나머지 급하게 읽은 생소한 이야기였던(그림자 가이드), 어떤 내용인지 파악이 잘 안되었던 (비와 바람과 숲), 폭격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과 소중했던 것들을 잃게 되는 아이들의 모습과 소설 속 상황이 다소 비현실적이었던 (부서지는 밤의 미로),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병 자체인 노인이 밤마다 병실을 드나드는 읽는 내내 암담했던 (병의 밤)등은 급하게 읽은 것도 있었지만 잘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이신조작가님의 장편소설들만 읽어서 그런지 단편을 읽었을 때 다소 편차가 제게 느껴졌지만 앞으로 나올 이신조작가님의 작품을 무심하게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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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매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8
김금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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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쭉 나열해봤는 데 김금희작가님의 신작 두 편을 빼먹었네요.
마음산책에서 출간한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와 현대문학 핀시리즈 8번째인 「나의 사랑, 매기」.
그 중에서 어제 읽었던 「나의 사랑, 매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주도 월드컵경기장 부근에서 조그마한 유기농 채소들을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하는 남편이 있는 재연배우인 매기와 모종의 관계를 유지하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재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데 알다시피 ‘매기‘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지만 실제 그녀의 이름은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따로 언급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사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단순히 과거 연극을 했었고 연극무대가 등장하는 이유만으로 (너무 한낮의 연애)가 생각이 났고 제주도 월드컵경기장 부근에 있는 매기의 남편이 운영하는 유기농스토어가 나올 때 10년전에 제주도 월드컵 경기장에서 호텔현장실습할 때 저와 함께 했던 사람들과 단체로 영화를 봤는 데 그 영화가 비교적 짧은 상영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깜빡 잠이 들었다는 것과 쉬는 날이었는 데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늦게 일어난 바람에 버스를 놓쳐 당시 휴대폰도 없었기에 월드컵경기장 부근에 있던 공중전화로 호텔에 전화를 걸어 조금 늦을 거라고 다급하게 연락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다음에는 거기서 택시를 탔는 데 중문관광단지안에 있는 호텔까지 정확히 9900원이 나왔다는 것도 만원을 줬지만 택시기사님이 100원 거슬러주지 않았다는 것도 생각이 납니다.
한편 재연배우인 매기를 보며 가끔 「실제상황」같은 재연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재연배우들이 생각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아직 이들처럼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부적절한 사랑은 커녕 순수하게 이성을 좋아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것조차 해본 것이 없어서 그저 남의 일같고 깊은 공감이 가지지 않지만 한동안 제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로 시작하는 노래도 그 노래를 부르던 식당 아주머니가 사리지고 대신 없어지고로 부르는 것도.
참 다른 리뷰를 보니 책의 표지가 구리다거나 책값이 비싸다는 의견이 있던데 표지가 구린 것인 취향의 차이(내년 3월까지는 같은 작가님의 작품을 표지로 삼을 예정)라고 생각하지만 최저임금도 오른 마당에 그에 따른 각종 물가도 오르는 데 책값이 안 올라가는 것도 이상하지만 이 시리즈가 양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감수하기 힘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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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책을 읽었지만 따로 리뷰를 쓰지는 않았는 데 2018년도 다섯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저의 20대의 마지막도 똑같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몰아서 쓰려고 합니다.
구병모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단 하나의 문장」을 읽으면서 이미 실현되고 있거나 상용화될 가상현실이나 인공지능로봇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고 듀나작가님의 「민트의 세계」를 읽으면서 민트의 쌉싸름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역시 임성순작가님의 「우로보로스」 또한 선뜻 읽기가 힘들었지만 수많은 미로 벽에 둘러싸인 기분을 느껴 탈출한다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박지리작가님의 마지막작품인 「번외」를 읽으며 혜성처럼 나타나셨다가 별이 되신 박지리작가님을 생각해보고 테마소설집「사랑의 입자」와 「불안의 주파수」를 읽으면서 ‘사랑‘과 ‘불안‘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이제 청소년은 아니지만 저 역시 고민해보았습니다.
문지혁작가님의 「비블리온」속 책이라는 존재가 금기시되는 세상이 닥쳐온다면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는 데 그 세상이 오기 전에 저는 아마 별이 되어버리지 않을 까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예전에 TV에서 13남매와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을 보았는 데 이은용작가님의 「맹준열 외 8인」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떠올랐고 누카가 미오작가님의 「외톨이들」읽으면서 작년에 읽었던 「달리기의 맛」의 느낌또한 되살아났습니다.
기준영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우리가 통과한 밤」을 여러번 책을 들었다 놓았다하면서 채선과 지연의 관계에 대해 저와 주변사람들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서지민작가님의 「초록털 고양이 포카」는 사람의 마음을 귀신같이 알아내고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는 초록털 고양이 ‘포카‘가 자신의 가족을 찾기 위해 정든 집을 떠나게 되는 데 특히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고 슬펐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세계문학상우수상을 수상하신 조경아작가님의 「3인칭 관찰자 시점」의 혹평 리뷰를 보았던 터라 그리고 앞서 가독성은 좋았지만 너무 가벼웠던「스페이스 보이」, 저와 그다지 코드가 잘 안맞던 「러블로그」를 읽어서 그런지 큰 기대는 안했는 데 읽어보니 흥미로웠고 괴물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괴물처럼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최민우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점선의 영역」을 읽으며 점과 선으로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었고 출판사카페에서 연재하기도 했던 한창훈작가님의 「네가 이 별을 떠날 때」의 어린왕자와 똑같이 생긴 아이를 저도 언젠가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다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밤의 징조와 연인들」을 저 역시 책에 실린 순서가 아닌 작가님이 쓰셨던 단편들 순으로 읽었으며 2쇄가 순식간에 출간되어 저를 당황하게 했던 정세랑작가님의 첫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는 수신지작가님의 일러스트도 인상적이지만 아무래도 수록된 단편들을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 다 읽지 않은 임재희작가님, 김혜나작가님의 첫 소설집 그리고 ‘박진규‘보다 ‘박생강‘이 더 잘어울리는 작가님의 장편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를 마지막으로 올해를 마무리 할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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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의 숲
이은선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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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호텔 프린스」에서 읽었던 이은선작가님의 단편 (유리주의)를 다시 한 번 읽었는 데 흥미로웠고 화투치던 세 친구와 신혼 부부 그리고 운명처럼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그 인연이 유지가 될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유빙의 숲)이라는 제목을 몇번이나 혀로 굴려보았는 데 막상 읽어보니 너무 슬픈 이야기여서 막연하게 제목을 소리내던 제가 먹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상어의 목숨을 건 여정이 올해 초에 읽었던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가 덩달아 생각이 났습니다.
(귤목)을 읽었을 때에는 역시나 4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한 세월호 침몰사건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조금씩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를 보며 희미해져가던 죄책감을 다시금 갖게 되었고
소설에서 접해 본 기억이 없던 ‘영혼결혼식‘이 등장하는 (뼈바늘)을 읽으면서 정작 죽은 당사자는 어떤 말을 직접 내뱉을 수도 없는 데 이런 의식을 한들 크게 달라질까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도주 연작인 (귤, 화), (쇳물의 온도), (파도의 온도)를 읽으며 사랑하던 남편과 그 사이에서 태어난 몽실몽실하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귤‘을 잃어버린 여자 ‘화‘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여태까지 우리에게 흔적조차 드러내지 않고 증발해버린 그 사람의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올해에 읽었던 「파인 다이닝」에도 실렸던 (커피 다비드)를 그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를테면 평생 바다에서 물질을 하며 살던 어머니가 병이 들어 더이상 일을 할 수도 교도소에 있는 아들이 출소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어 카페 사장에게 남겨질 아들을 부탁하는 모습등이 세밀하게 보였고 제 마음에 아주 큰 파동을 그렸다는 것.
마지막으로 센스넘치는 작가님의 말을 읽으면서 이은선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과 아직 발표하지 않은 첫 장편소설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이은선작가님의 두번째 소설 「유빙의 숲」을 읽고 난 저의 리뷰를 끝낼까합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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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19 2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고구마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7
정용준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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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시리즈 7번째 소설인 정용준작가님의 「유령」도입부를 처음 읽는 순간 저는 왠지 모를 강한 기시감을 느꼈는 데 소설 뒷장에도 나와있지만 2015년 출간된 두 번째 소설집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에 첫번째로 실렸던 단편 (474번)을 토대로 개작한 것이 「유령」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단편 (474번)의 원제목이 (유령)이었다는 것도 뒤늦게 생각났습니다.
단편 (474번)에서는 무려 15명을 죽였고 심지어 어린이도 죽인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러 사형이 일찌감치 확정된 474번이 「유령」에서는 12명으로 인원이 줄여졌고 어린이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또 (474번)에서 474번의 면회를 신청하는 의문의 누나가 등장하는 데 「유령」에서는 신해경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을 가진 누나가 동생인 474번을 버렸으며 그 버릴 수 밖에 없던 이유도 비교적 자세하게 등장합니다.
또한 단편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474번의 성격이나 인간성, 그리도 죄의식 같은 것이 「유령」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서 읽으면서 섬뜩했습니다.
특히 교도소장의 목덜미를 미친개마냥 물어뜯고 옆에 있던 교도관과 474번의 담당 교도관인 윤이 몽둥이로 두들겨도 멈추지를 않은 모습이 눈 앞에 그려졌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사형폐지 국가입니다.
그런데 요즘 뉴스에서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이다, 형편이 어렵다,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는 등 갖가지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만 받거나 그마저도 받지 않는 범죄자들이 있으며 인권등을 이유로 사형을 반대하는 분들도 많은 것이 현실인 데 「유령」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특히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고 오히려 희열을 느끼기까지 하는 그런 부류들의 대한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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