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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
김미월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앞서 읽은 「연대기」의 한유주작가님처럼 약 8년만에 세번째 소설집인 「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로 돌아오신 김미월작가님의 신작을 읽어 보았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마을까지 세 시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 (2월 29일), (오늘의 운세), (질문들), (선생님, 저에요), (도망가지 않아요), (연말 특집), (만 보 걷기) 이 소설집에 실린 10편의 단편 제목들이 정감있고 무언가 희망적일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낼 것 같았는 데 내일 새벽에 지구가 멸망할 예정(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알람에 일어났지만 몸을 꼼짝할 수 없어서 알람은 물론 소변도 누운 채로 보게 되고(오늘의 운세), 선생님에게 했던 거짓말로 인해 다른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고(선생님, 저에요) 역시 술에 취해 잠들버린 선배를 두고 나와버려 캠퍼스에 동영상이 퍼진 것을 방관한 셈(연말 특집)이며 따로 살다시피하는 아버지를 친구와 찾아가거나(가장 아름다운 마을까지 세 시간), 다니고 있던 직장이 사라지게 되고(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 결혼을 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갔다가 졸지에 바로 이혼할 위기에 처해있는(도망가지 않아요)등 결코 희망적이었던 적이 없었고 희망적이지 않고 앞으로도 희망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들이 놓여져 있는 것이 비단 소설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슬픕니다.
저 역시도 학교를 다닐 때부터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면접을 보면서 들었던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고민하지만 제가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들‘조차 제대로 꺼내지 못한 채로 횡설수설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세상이 제가 원하는 대로 딱딱 맞쳐지고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우선 너무 지루하겠지요. 그래서 우연을 가장한 불운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원제목이 (어느날 문득)에서 「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로 바뀐 것이 너무 좋네요.
표지또한 사랑스러운데 깨알같이「바깥은 여름」, 「내게 무해한 사람」, 「작은마음동호회」, 「아내들의 학교」, 「오직 한 사람의 차지」라고 쓰여진 책들도 인상적이네요.
아무튼 김미월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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