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의 시간
해이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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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경전」, 「십번기」이후 5년만의 해이수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탑의 시간」을 읽었습니다.
저는 늘 이야기하지만 남녀간의 연애라던지 사랑이런거 책으로만 접하고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 잘 모르는 영역에 속하는 데 「눈의 경전」에 이어 또 한편의 사랑이야기더군요.
이제는 버마보단 미얀마가 더 익숙한 나라의 바간으로 함께 떠나기로 했으나 공항에서 이별을 통보 받은 명,
다 잊은 줄 알았으나 그의 부고와 함께 다시 떠올려버린 연, 여행사팀장이자 기획했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200일 된 여자친구와 함께 동행한 최와 중학교 교사인 희. 이렇게 네 명의 남녀가 바간에서 얽혀지고 겹쳐지는 이야기에 저는 미얀마의 그것도 2500개나 되는 바간의 탑들을 직접 다 보지는 못해도 이들을 통해 눈으로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여행에 온 이후로 사이가 아슬아슬해진 최와 희가 불안해보였습니다.
아직까지는 사랑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할 입장은 못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파혼을 요구하고 고심끝에 파혼했으나 그 선택을 후회하고 진심을 다해 사랑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다가오는 이별에 무너지고 충동적인 일탈(이별통보, 다른 사람과의 육체적 관계등)하거나 이런 것들을 잘 이해하기는 아직 어렵기도 하고 어리기도 하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해이수작가님, 짧았지만 강렬한 사랑이야기를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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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얼지 않게끔 새소설 8
강민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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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 8번째로 제3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하신 강민영작가님의 「부디, 얼디 않게끔」이 출간되었고 읽어 보았습니다.
지금과 같은 추운 겨울에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있죠.
뱀, 곰과 같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여행사에서 일하는 인경은 남들이 덥다고 손부채질에 에어컨, 선풍기를 연신 틀어대던 여름에는 땀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오히려 조금의 추위를 타는 단순히 특이체질인 줄 알았으나 베트남으로 회계팀직원인 희진과 동행하게 되며 ‘변온동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며 한강변에서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기르고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는 것을 남들보다 먼저 알아채 난방용품을 사들입니다.
이야기는 200쪽정도 되지 않아 경장편에 적당하지만 요즘 같은 재난의 시기에 출간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저는 희진처럼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지만 추위는 잘 타지 않는 다고 마음은 그렇게 생각하는 데 제가 추위에 도 잘 탄다는 것을 제 손이 먼저 알아차리더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겨울만되면 한 번도 빠짐없이 손이 트곤 했어요. 어렸을 때에는 목욕이라도 한 번 하려면 공중 목욕탕에 가거나 그 것도 여의치 않으면 큰 솥에다 물을 끓여서 목욕할 때 사용하고는 했기에 청결과 보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몰랐어요. 결국에는 빨래할때 쓰는 솔로 손을 박박 씻겨주어야 손 트던 것이 사라지더군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한동안 그렇지 않다가 최근 몇년 들어 손이 트는 것 같아 확인해보니 한포진이더군요. 손에 좁쌀만한 수포가 올라오더니 심해지면서 갈라지고 물건들을 나르고 정리하고 물걸레질도 하다는 등 손을 쓰는 일이 많다보니 이번에도 손이 갈리졌더군요. 빨리 피부과를 가자니 스테로이드가 있는 연고를 처방해주지만 너무 많이 쓰면 안좋고 부작용도 있어 스테로이드가 없는 연고를 바르기는 하지만 빨리 나아지지 않아 걱정입니다.
「부디, 얼지 않게끔」의 인경이 체력저하로 인해 출근은 커녕 움직일 힘도 없자 결국 ‘겨울잠‘에 들게 되는 데 코로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들지만 봄이 되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날 인경처럼 코로나도 빨리 물러났으면 좋겠습니다.
강민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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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
우다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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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크리스마스에 이르게 되어 리뷰를 하게 될 책은 우다영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입니다.
첫번째 소설집이었던 「밤의 징조와 연인들」을 읽기는 했지만 따로 리뷰를 쓰지는 않았고 이번 소설집을 읽으면서 (해변 미로)라는 단편에서 알 수 있듯이 미로 속에 갇힌 기분과 두 개의 세계가 경계를 이루며 겹쳐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이 있던 풍경의 신과 잠들지 않는 거인)의 뭍에서 나온 인어같이 관절을 이상하게 꺽어대던 유담과 그런 유담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라며 나의 손을 꼭 놓지 않았던 은령, (창모)의 자신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저주의 말을 쏟아내던 창모와 그의 친구였던 훈기, (해변 미로)의 쌍둥이같지만 9개월의 차이가 있는 아성과 아라, 아성이 죽고 난 후에 태어난 아해, 아라의 연인인 기원, 아성이 만났던 태우, 봉기, 시진, 국영, (사람이 사람을 도와야죠)의 영화감독과 물 속에 빠지는 장면을 두려워하는 소년, 딸을 치과에 데리고 갔다가 결국 딸을 잃은 남편과 아내, 죽어가는 노인과 그의 곁에 있는 여사님, (메조와 근사)의 가슴에 여섯발의 총을 맞아 세상을 떠난 사촌동생 그리고 그 밖의 인물들이 마치 해수욕장에 자유롭게 거닐고 있는 인물들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저는 표제작이기도 한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의 제목에서 오는 기대감이 있었는 데 사실 소설 어디에서도 ‘앨리스‘는 나오지 않아 내가 생각하는 ‘앨리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배에서 만난 요리사가 자신이 기차역 근처의 샌드위치 가게에서 기다렸으나 끝내 나타나지 않던 그녀일 수도 있는 ‘나‘라는 인물이 자신도 기차역에 갔으며 샌드위치 가게에서 5종류의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지신을 기다렸을 그를 맞은편에 있는 도넛가게에서 지켜보았으며 단 한번이라도 도넛가게로 왔었으면 그와 시작해볼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 까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더군요.
제목만으로도 기대했던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에서 「마리아 마리아 하고 부르면」이나 「다영아 다영아 하고 부르면」(이 건 아닌 것 같죠?)
으로 바꿔서 말해보는 것도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다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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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30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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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0세가 얼마남지 않았을 때 읽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역시 30번째로 접어들었는 데 그 주인공은 문지혁작가님의 「초급 한국어」입니다.
문지혁작가님처럼 저 역시 당연하게도 한국어가 모국어입니다만 구개음화나 자음동화같은 것은 중학교 3학년때 빼고는 배우지 않아 가물가물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읽어만 보다가 이 소설이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10월 한 달간 연재를 했다는 것이 생각나서(책 띠지에도 작가님이 직접 낭독한 소설을 들어보라고 QR코드가 있더군요.) 오디오클립으로 들어보며 읽었더니 작가님 목소리도 좋았지만 영어발음도 좋으시고 연기도 훌륭하신대요?
소설에서는 작가님이 외국어고등학교를 나오셨다는 이야기가 있고 미국에서 학생들에게 ‘초급 한국어‘를 한 학기 동안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내용이 나오니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초등학교 때는 미술, 음악, 체육처럼 기타과목이었던 영어를 좋아했었는 데 중학생이 되어 영어문법이 나오자마자 좌절의 길로 돌아섰던 것이 생각납니다.
책을 통해 눈으로 보고 작가님의 목소리로 들으며 읽으면서 출간된 책의 일부와 연재 당시의 글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았는 데 (아마 10월에 연재 후 약간의 교정과 수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출간되었겠죠.) 주로 연재시에는 서사창작과에서 문예창작과로 그때 문지혁에게 부끄러움을 주었던 연재시에는 시인이었다가 소설가로 바뀐 선생님. 그 중에서 가장 달라진 것이라면 연재당시 같은 한국인이자 역시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는 입장인 연재당시에는 J선생님이었다가 출간되서는 Q선생님으로 이니셜이 바뀐 것이었고 Q선생님의 일화나 결국 재계약을 못한 문지혁에게 위로의 말을 전할 때의 대사가 연재당시와 달라졌다는 것이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사실 작가님들이 연재를 할 때 꾸준하게 찾아서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온전히 한 권의 책으로 나올때야 읽어보는 데요. 특히 오디오클립으로 듣어보면서 책의 내용이 달라져 있는 부분을 읽으면 놀랍기도 하면서 아, 이 부분은 원래 이런 이야기였구나 이러한 이유(저만의 생각입니다.)로 수정, 삭제되었구나하며 소소한 재미도 있더군요.
그리고 작가님이 학생들을 가르쳤던 2012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에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 전세계적인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이 데뷔하기 전에 ‘강남스타일‘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그 당시에 지금도 일하고 있는 편의점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라 추억이 새록새록납니다. 그 때는 진짜로 앳되고 파릇파릇 했을 텐데 물론 지금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체력과 외모에서 나이를 먹는 것 같아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이 들면서 슬픕니다.
문득 ‘삼촌가 날 티즈했어‘라고 서툴던 한국어로 이야기하던 사촌 동생과 대놓고 오빠의 글을 베끼면서 명랑하게 ‘오빠는 상 못받았잖아.‘라고 말하던 지혜씨의 근황이 궁금해지네요.
문지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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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임종 연구소 소설Q
박문영 지음 / 창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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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안락사를 넘어 아프지 않고 자신이 제일 행복했던 순간에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로 소설 Q의 9번째 작품인 박문영작가님의 「주마등 임종 연구소」에서 임종을 자신이 원하고 바랬던 방식으로 맞이하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반드시 더이상 치료는 의미없을 정도로 몸이 아픈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나 나이가 많던 어리던 관계없이 자신의 삶을 끝내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주마등 임종 연구소‘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읽었을 초반에는 저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는 데요.
하지만 모든 지 완벽한 것은 없나봅니다.
그렇게 임종을 시도하다 실패한 배지호씨 같은 케이스가 생겨나자 이상적이고 완벽했던 ‘주마등 임종 연구소‘와 임종 시스템이 무너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정말 삶을 더이상 유지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올 행복한 임종을 맞이하기 위해 이렇게 ‘주마등 임종 연구소‘를 찾아와 행복했던 순간에서 미련없이 임종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는 가하면 남편을 사고로 잃고 임종을 선택하기 위해 연구소를 찾았다가 ‘행복한 임종‘을 의심하며 그 순간을 미루는 허이경과 냉소적이며 누구에게도 반말하는 임종 시스템 최연소인 장에스더같은 인물도 있으며 그런 이들을 지켜보는 직원 신분인 정오와 적극적인 천미조, 그리고 암묵적으로 묵인하는 명소장까지......
분명 먼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이토록 행복했던 순간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던 반대로 행복했던 순간에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생각했던 소설이었습니다.
박문영작가님, 짧지만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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