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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임종 연구소 ㅣ 소설Q
박문영 지음 / 창비 / 2020년 11월
평점 :
자신이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안락사를 넘어 아프지 않고 자신이 제일 행복했던 순간에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로 소설 Q의 9번째 작품인 박문영작가님의 「주마등 임종 연구소」에서 임종을 자신이 원하고 바랬던 방식으로 맞이하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반드시 더이상 치료는 의미없을 정도로 몸이 아픈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나 나이가 많던 어리던 관계없이 자신의 삶을 끝내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주마등 임종 연구소‘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읽었을 초반에는 저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는 데요.
하지만 모든 지 완벽한 것은 없나봅니다.
그렇게 임종을 시도하다 실패한 배지호씨 같은 케이스가 생겨나자 이상적이고 완벽했던 ‘주마등 임종 연구소‘와 임종 시스템이 무너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정말 삶을 더이상 유지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올 행복한 임종을 맞이하기 위해 이렇게 ‘주마등 임종 연구소‘를 찾아와 행복했던 순간에서 미련없이 임종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는 가하면 남편을 사고로 잃고 임종을 선택하기 위해 연구소를 찾았다가 ‘행복한 임종‘을 의심하며 그 순간을 미루는 허이경과 냉소적이며 누구에게도 반말하는 임종 시스템 최연소인 장에스더같은 인물도 있으며 그런 이들을 지켜보는 직원 신분인 정오와 적극적인 천미조, 그리고 암묵적으로 묵인하는 명소장까지......
분명 먼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이토록 행복했던 순간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던 반대로 행복했던 순간에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생각했던 소설이었습니다.
박문영작가님, 짧지만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