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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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작가님의 첫번째 소설집인 「다른 세계에서도」가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이 조금 의외라 생각이 들었는 데 (컨프론테이션)을 자음과모음 계간지에서 발표를 했더군요.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
같이 실린 단편에 비해 비교적 짧은 이야기이지만 연명치료중단이나 동거인등 시사하는 바가 커서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다른 세계에서도)
이 단편은 앞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먼저 접하였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생각되어지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 읽으면서 조마조마했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당신‘에게 혹여나 해를 입히지 않을까하는 조마조마함.
(라이파이)
저는 조한흠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라이파이‘가 실재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는 데 실재하는 캐릭터라니 그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언젠가 자유로워진다면 몽골 초원에 가보고 싶군요.
(부태복)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부태복‘이 군인출신의 북에서 귀순하여 남에서도 의사로 환자를 진료하던 사람의 이름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는 데 읽어보니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되기 전에 글을 쓰셨고 발표하셨던 것이 놀라웠습니다.
(컨프론테이션)
저는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유명작가의 그림작품이나 법에 대해 무지하여 미술과 법을 소재로 잘 버무려진 이 단편을 읽으며 마지막에 실린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처럼 모호해집니다.
(눈빛이 없어)
이 단편은 앞서 출간된 「보라색 사과의 마음」에 실려서 접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읽어보지는 않았는 데 같은 ‘우울‘에도 여러가지의 우울이 있다는 것을 작가님이 덧붙여서 쓰신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너를 따라가면)
마지막에 언급되는 구체적인 날짜가 아니었다면 마지막까지 이 단편을 단순하게만 여겨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站)
작가님의 등단작이기도 한 이 단편은 교정시설에서 발작을 일으켜 죽음을 맞이한 죄수가 실은 아동을 강간했던 파렴치한 인물이었다는 과거와 교정시설의 수감자 관리 미흡으로 인한 수감자의 죽음을 두고 서로 대립되는 입장에 눈길이 갔습니다.
이렇게 8편의 단편을 실려진 순서대로 읽고 리뷰를 쓰는 이 순간도 언젠가는 다 소설의 배경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현석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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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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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에서 받았던 충격을 「백행을 쓰고 싶다」와 「그럼 무얼 부르지」, 「도시의 시간」, 「겨울의 눈빛」, 「사랑하는 개」, 「인터내셔널의 밤」이 출간되고 그 궤적을 따라 읽으면서 나름대로 무뎌졌다고 여겼던 것 같아요.
이제는 ‘박솔뫼작가님‘에 대한 면역이 생겨서 신작 소설집 「우리의 사람들」이 출간되어 읽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분명 자신감이 가득찼었는 데......
(우리의 사람들)의 주카이숲을 들어보기만 하고 가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가보지는 못할 것이고 그럴 마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건널목의 말)의 해운대구청 근처에 있는 바에 가서 작가님처럼 술을 마시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보지만 저는 술을 안마시기는 하지만 정확히 제 주량을 모르기 때문에 술을 제 의지로 마셔본 적이 없다는 것을 제 자신이 잘 알기에 생각만 해보는 것이고 (농구하는 사람)을 보면 저는 농구를 할 만한 신체조건이 아니라서 농구를 할 수 없으며 (이미 죽은 열 두명의 여자들과)의 여자들처럼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 (펄럭이는 종이 쓰기마스 성서)에서 까페에 있지만 아무도 없고 까페 종업원이나 까페 주인이 오기 만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 있을까 (자전거를 잘 탄다)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읽으며 저도 자전거를 잘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매일 산책 연습)에서 잠시 집을 빌려주는 최선생이라 불리기도 하는 최명환씨처럼 저에게 잠시 집을 빌려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를 보다가 극장을 사버림)에서 한 때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 돈을 많이 쓰고 극장까지 사버리기도 했었다는 것에 저도 모르게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조만간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박솔뫼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미래 산책 연습」이 출간되어 제가 읽어본다면 그 때가 되어야만 알 수 있겠지만 또 모를 자신감이 생기거나 사라지기도 하겠지요.
서평단을 통해 많은 분들이 리뷰를 남겨주셨는 데 어떤 분은 박솔뫼작가님의 소설처럼 느껴져 새로운 느낌과 동시에 또 좌절감을 느꼈지만 읽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된다고 스스로를 다잡으려고 합니다.
박솔뫼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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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되는 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3
최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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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33번째로는 최진영작가님의 장편소설 「내가 되는 꿈」입니다.
‘내가 되는 꿈‘이라는 제목이 저는 아직도 가늠이 잘 안되는 데요.
이태희라는 아이에게 이름은 같지만 주소가 다른 ‘이태희‘에게 보낸 편지를 받았고 그 것을 버리지 않고 간직하며 이따금씩 편지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편지에 쓸 내용을 적었다가 다시 지우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담임선생님의 차 보닛 위에다 대담하게 대변을 누는 복수를 저지르며 남자친구인 정국이를 만나는 이모가 술에 취하더라도 할머니가 깨지 않게끔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철저하게 이모와의 비밀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와 엄마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할머니 집에서 이모와 같은 방을 쓰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남자친구를 만나고 회사에 다니다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하고 부당하기만 한 회사에 사직서를 내며 고통스럽던 한 시절을 지나온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른 어떠한 존재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 되어가는 모습, 처음부터 나 자신이었던 모습, 이미 나 자신이 되었으나 그 것을 알지 못한 채 유유히 흘러가는 시계바늘처럼 살아가는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려봤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저 역시 편지를 쓰는 법은 물론 어릴때도 귀찮아했지만 일기를 쓰는 법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최진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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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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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작가님의 「스노볼 드라이브」를 읽기 전에 많은 분들이 박소영작가님의 「스노볼」이 연상된다고 하셔서 얼마나 연상되려나 싶어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온 3권의 책 중 제일 먼저 읽기 시작했는 데 솔직히 연상이 되기는 하지만 그 것을 떠나서 금방 읽을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뛰어난 가독성이 인상깊었습니다.
앞서 「스노볼 드라이브」의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눈이 엄청 내리는 영하의 날씨를 지속되는 이상한 계절에 주인공인 전초밤 역시 「스노볼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10대의 여성이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스노볼‘의 전력을 공급해주는 고된 일을 하고 있다는 점과 ‘스노볼‘이 아주 중요한 매개체라는 점이 비슷하게 여겨지네요.
그렇지만 「스노볼」에서는 고된 일을 하던 전초밤에게 ‘스노볼‘에서 온 디렉터 차설이 찾아오고 ‘스노볼‘의 제일 인기많은 액터인 고해리의 대역을 제안하여 고해리가 되는 전초밤이 ‘스노볼‘에서 24시간 생활하는 모습이 ‘스노볼‘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드라마같이 보여지는 것에 저 역시 그 드라마에 빠져버렸습니다.
고해리의 가족들이나 고해리가 이본그룹의 사람들과 만나고 최연소 기상캐스터가 되어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는 모습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아 460여쪽이나 되는 책을 순식간에 읽어버렸고 재밌었지만 결코 가볍지 않아서 더 좋았습니다.
박소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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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드라이브 오늘의 젊은 작가 31
조예은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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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작가 31번째로 조예은작가님의 「스노볼 드라이브」가 출간되어 읽어보기에 앞서 작년 10월에 출간된 박소영작가님의 「스노볼」이 연상된다는 글을 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스노볼」,「스노볼 드라이브」이라는 비슷한 제목과 눈이 엄청 내리니 당연히 기온도 갈수록 떨어지는 재난과 같은 상황, 주인공의 연령대가 10대라는 점. 그리고 ‘스노볼‘이 아주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에서 유사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제가 박소영작가님의 「스노볼」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읽고 남기신 리뷰와 소개글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당연히(!) 알아챘고 제가 읽은 「스노볼 드라이브」에서는 주인공인 백모루가 영원히 녹지 않는 가짜 눈으로 인해 황폐화된 세상에 있으며 시체나 쓰레기등을 녹지 않는 눈으로 덮거나 눈을 태우는 일을 하던 중 자신의 이모가 ‘스노볼‘만 남긴 채 사라져버리자 이모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더군요.
여기서 ‘스노볼‘을 주구장창 모으던 새엄마가 자신이 다니는 중학교의 이사장으로 있고 아버지또한 연구소에서 나름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있는 집 자식인 이이월이라는 인물이 당연히 백모루와 부자연스럽지만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제가 사는 부산에서도 최근에 잠시나마 잘 녹지 않던 함박눈이 내리기는 했지만 그 것이 영원히 녹지 않고 피부에 닿으면 발진을 일으키고 피까지 난다면 당연히 무서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저에게 모루의 이모처럼 자꾸 신경이 쓰이고 차마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될지언정 누군가와 함께 이 재난과 같은 세상 속을 해쳐나간다면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드라이브‘하듯이 잘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읽으면서 슬그머니 알게 해 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비슷하다고 여겨진 박소영작가님의「스노볼」을 재밌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언급하신 것 같은 데 마침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 왔으니 읽어봐야겠습니다.)
조예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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